‘화성에 물 많았다’는 새로운 단서 발견

충격 실험 통해 화성 운석 광물에서 가능성 나와

화성이 이전에 생각했던 것보다 물이 풍부했던 곳이라는 연구가 발표됐다. 이에 따라 화성에 생명체가 존재했거나 존재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미국 에너지부 산하 로렌스 버클리 국립연구소(버클리랩)에서 화성 운석에 대해 시뮬레이션한 결과, 화성 운석에서 발견된 광물이 원래 수소를 포함하고 있어 화성에 더 많은 물이 있었다는 것이다. 화성 운석은 화성이 예전에 건조한 환경조건을 갖고 있었다는 증거로 간주돼 왔다.

미국 라스베이거스 네바다대 과학자들의 주도로 다국적 연구팀이 수행한 이번 연구는 과학저널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 6일자에 실렸다.

바이킹이 촬영한 약1000개의 사진을로 작성한 화성 모습.  Credit: NASA Jet Propulsion Laboratory, U.S. Geological Survey

바이킹이 촬영한 약1000개의 사진으로 작성한 화성 모습. Credit: NASA Jet Propulsion Laboratory, U.S. Geological Survey

수소 함유 광물 합성버전으로 충격-압축 실험

연구팀은 휘틀로카이트로 알려진 수소 함유 광물의 합성 버전을 만들어 연구에 활용했다. 이들은 모의실험을 통해 휘틀로카이트 샘플에 화성이 운석을 방출하는 조건 아래에서 충격-압축 실험을 한 후 버클리랩의 ALS(Advanced Light Source)와 국립아르곤연구소의 APS (Advanced Photon Source) 시설의 X선을 이용해 미세 구조를 탐구했다.

이 X선 실험은 휘틀로카이트가 충격-압축에 의해 탈수가 돼 메릴라이트를 형성한다는 사실을 보여주었다. 화성 운석에서 발견되는 메릴라이트는 지구에서는 자연적으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X선 실험에 참여한 버클리랩 ALS의 마틴 쿤즈(Martin Kunz) 박사는 “이번 연구 결과는 화성에 얼마나 많은 물이 있었는지, 그리고 그 물이 외부 혜성이나 운석보다는 화성 자체에 있던 것인지를 추론하는데 중요하다”고 말했다.

크리스토퍼 애드콕(Christopher Adcock) 조교수와 함께 연구를 이끈 네바다대 지질학과 올리버 샤우너(Oliver Tschauner) 교수는 “메릴라이트의 한 부분이라도 이전에 화성에서 휘틀로카이트로 존재했다면 화성의 수자원을 극적으로 변화시킨다”고 말했다.

휘틀로카이트, 화성의 생명체 존재 가능성 암시

휘틀로카이트는 물에 녹아서 지구상 생명체의 필수요소인 인을 함유할 수 있고, 아울러 메릴라이트는 수많은 화성 운석들에 흔히 존재하기 때문에 이번 연구는 화성에 생명체가 존재할 가능성을 암시하고 있다.

샤우너 교수는 “여기에서의 중요한 질문은 화성에서의 물과 그 초기 역사에 관한 것으로서 화성에 과연 생명체의 존재를 가능케 하는 환경이 조성되었었느냐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구로 날아온 화성 운석의 근원지로 여겨지는 화성의 모하비 크레이터(Mojave Crater). NASA의 화성 궤도위성 리코네산스에 있는 HIRISE  카메라로 촬영했다.  Credit: NASA JPL-Caltech, University of Arizona

지구로 날아온 화성 운석의 근원지로 여겨지는 화성의 모하비 크레이터(Mojave Crater). NASA의 화성 궤도위성 리코네산스에 있는 HIRISE 카메라로 촬영했다. Credit: NASA JPL-Caltech, University of Arizona

충격 실험에서 생성된 압력과 온도는 운석 충돌 때와 비슷하지만 실험이 지속된 시간은 1000억분의 1초로, 실제 운석 충돌이 있을 경우의 10분의 1에서 100분의 1에 불과했다.

샤우너 교수는 실험실 조건에서 메릴라이트의 일부가 휘틀로카이트로 변환된 사실을 감안하면 좀더 긴 시간의 충격에서는 “거의 완전하게 메릴라이트로 변환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연구가 지구상에서는 드문 휘틀로카이트에 대한 충격 효과를 상세하게 묘사한 최초의 연구 중 하나라고 덧붙였다.

연구진은 가스 압력 총으로 초당 약 0.5 마일, 시간당 약 1678 마일의 속도로 발사된 금속판을 합성 휘틀로카이트 샘플에 충돌시켰다. 이는 농구공 공기 압력보다 약 36만3000 배나 높은 압력이다. 샤우너 교수는 “화성의 중력 가속도를 벗어날 만큼 빠르게 물질을 가속하기 위해서는 매우 강력한 충격이 필요했다”고 말했다.

버클리랩 ALS에서 연구진은 X선 회절 기술을 이용해 충격을 받은 휘틀로카이트 샘플의 미세 구조를 조사했다. 연구진은 이 기술로 샘플에서 메릴라이트와 휘틀로카이트를 구별할 수 있었다. 아르곤랩 APS에서 수행된 별도의 X선 실험에서는 금속판이 광물과 충돌한 지점에서 최대  36%의 휘틀로카이트가 메릴라이트로 변형되었고, 압축보다는 충격에 의한 열이 변형에 가장 큰 역할을 한 것으로 밝혀졌다.

Curiosity 위성의 마스트 카메라로 찍은 사진을 모자이크 처리한 사진. 화성에 고대 호수와 개울의 흔적을 보여준다 Credit: NASA JPL-Caltech, MSSS

Curiosity 위성의 마스트 카메라로 찍은 사진을 모자이크 처리한 모습. 화성의 고대 호수와 개울의 흔적을 보여준다 Credit: NASA JPL-Caltech, MSSS

운석의 메릴라이트가 전에는 화성의 휘틀로카이트였을까

화성에 생명체가 존재했다는 과학적 증거는 아직 없지만 물이 흐르고 있다는 증거는 있다. 2013 년 행성 과학자들은 화성의 경사면에 나타나는 짙은 줄무늬가 온도 변화로 인한 주기적인 물의 흐름과 관련이 있다고 보고했다. 이들은 NASA의 화성 정찰 위성에서 보내온 데이터를 바탕으로 이 같이 분석했다.

그리고 지난해 11월 NASA 과학자들은 화성의 한 지역에 있는 지하의 거대한 얼음 덩어리가 5 대호 중 가장 큰 호수인 슈피어리어 호 전체와 맞먹는 양의 물을 가지고 있다고 보고했다. 또 탐사선을 통한 조사도 화성 표면의 암석을 분석해 이전에 풍부한 물이 있었다는 증거를 발견했다.

샤우너 교수는 “현재 유일하게 누락된 연결점은 메릴라이트가 실제로 전에 화성의 휘틀로카이트였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라며, “화성에서 지구로 떨어진 운석 실물에 실제 물의 흔적이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애드콕과 샤우너 교수는 화성 운석 샘플을 연구하기 위해 ALS에서 적외선을 사용해 또 다른 연구를 진행하는 한편 실제 샘플에 대한 X선 연구도 계획하고 있다.

충격을 받은 휘틀로카이트 샘플의 X선 형광 지도. 빨간색은 휘틀로카이트와 메릴라이트 농도를 보여준다. Credit: Argonne National Laboratory

충격을 받은 휘틀로카이트 샘플의 X선 형광 지도. 빨간색은 휘틀로카이트와 메릴라이트 농도를 보여준다. Credit: Argonne National Laboratory

“화성 물 역사 정확히 알려면 현지에서 암석 캐 와야”

지구상에서 발견된 많은 화성 운석들은 약 1억5000만년에서 5억6600만년 전의 것으로, 대부분 화성의 동일 지역에서 떨어져 나온 것으로 추정된다. 샤우너 교수는 이 운석들이 떨어져 나올 당시의 초기 충격에 의해 지구로 날아와 지표면 약 1Km 깊이 아래에서 발굴된 것이어서 화성 표면의 최근 지질상태를 나타내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는 “대부분의 운석이 암석 조성뿐만 아니라 생겨난 광물들이 매우 비슷하고 충격을 받은 연대도 유사하다”고 말했다. 화성은 지구를 비롯한 태양계의 다른 행성들처럼 거의 같은 시간대인 46억년 전에 형성된 것으로 보고 있다.

연구진은 인공위성에서 얻은 화성의 열 화상과, 위성에서 수행한 화성 표면 암석 샘플 분석 결과를 종합해 세밀하게 연구를 한다 해도 화성의 물 역사에 대한 가장 좋은 증거는 실제 화성에서 있는 그대로 지구로 운반돼 온 암석이라고 지적했다.

쿤즈 박사는 화성의 물 역사를 더욱 자세히 알기 위해서는 “화성 운석처럼 충격으로 ‘떨어져 나온’ 것이 아닌 현지의 생생한 암석을 확보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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