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항공우주국(NASA)은 2011년 11월 커내버럴 공군기지에서 대형탐사로봇을 탑재한 화성탐사선 ‘큐리오시티(Curiosity)’호를 발사했다. 지구를 떠난 이 탐사선은 약 8개월 만인 2012년 8월 6일 화성 착륙에 성공했다.
그리고 탐사로봇 ‘로버(rover)’를 통해 화성 표면에 구멍을 뚫고 토양과 부서진 돌가루 샘플을 수집해 그 안에서 생명체의 흔적인 유기 분자(organic molecules)를 찾고 있었다. 그리고 표면 탐사를 시작한 지 5년 10개월 만에 그 흔적을 찾아내는데 성공했다.
8일 ‘사이언스’, ‘뉴욕타임즈’, ‘가디언’ 등 주요 언론들은 화성 지하에서 채취한 암석 표본 안에서 복잡한 구조의 유기 고분자(organic macromolecules)를 다수 발견했다고 보도했다. 유기분자를 발견한 곳은 호수 바닥처럼 보이는 ‘게일 충돌구(Gale Crater)’다.
2012년 화성탐사선 ‘큐리오시티(Curiosity)’가 화성 탐험을 시작한 이후 5년 10개월만에 암석(이암) 안에 생명체의 존재를 추정할 수 있는 유기 고분자를 다수 발견했다. 사진은 탐사로봇 ‘로버’. ⓒNASA
“지구 오일·가스층에서 발견되는 물질 발견”
유기 고분자는 지구상에서 오일·가스층을 형성하고 있는 물질을 말한다. 오랜 기간을 거쳐 화석화됐지만 끈적끈적한 모습을 모이고 있다. 이전 샘플에서도 유기체 흔적으로 추정되는 물질을 발견한 바 있으나 오염도가 너무 심해 유기체인지 확언할 수 없었다.
이번 연구를 이끈 NASA 고다드우주비행센터의 생물지리화학자 제니퍼 아이겐브로드(Jennifer L. Eigenbrode) 박사는 ‘뉴욕타임즈’와의 인터뷰를 통해 “이번에 발견한 샘플에서 유기 고분자의 흔적을 분명히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아이겐브로드 박사는 “이 유기 고분자들이 어디서 생겨났는지 아직 확인하지는 못했지만 화성 표면에 분명히 존재하고 있었으며, 향후 화성 생명체 연구를 확대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에는 NASA 고다드우주비행센터와 제트추진연구소(JPL)를 중심으로 8개국 연구진이 공동 참여했다. 논문은 8일 국제학술지 ‘사이언스’에 발표됐다. 논문 제목은 ‘Organic molecules on Mars’이다.
과학자들은 그동안 화성 표면에서 상당히 많은 양의 물이 흘렀던 흔적을 발견했다. 그러나 생명체의 흔적을 확인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번 발견으로 생명체에 대한 수수께끼를 풀 수 있는 단서를 마련했다.
유기 고분자가 들어있는 샘플을 채취한 곳은 화성 표면의 게일 충돌구(Gale Crater) 밑바닥이다. 이곳에서 5000m 높이로 솟아 있는 미지의 산 ‘이올리스 몬스(Aeolis Mons)’에 도착한 탐사로봇은 오랜 기간 동안 땅속에 묻혀 있는이암(泥岩, mudstone)을 채취해왔다.
연구진은 진흙처럼 매우 작은 알갱이가 굳어서 형성된 이암이 약 30억 년 전 화성이 온화한 상태였을 때 퇴적돼 형성된 암석으로 추정한 바 있다. 그리고 땅 속 깊숙이 묻혀 있는 그 암석 안에 유기분자가 포함돼 있을 수 있다고 보고 그 가능성을 추정해왔다.
“다른 지역에 더 많은 유기분자 가능성 ”
연구진은 로봇 안에 장착한 드릴을 통해 이암을 뚫을 수 있었고, 그 안에서 채취한 암석 표본을 로봇 안에 있는 분석 장치에 넣은 후 유기분자의 존재를 확인할 수 있었다. 아이겐브로드 박사는 “수백 여 개의 작은 탄소 분자를 반영하는 신호를 수신했다.”고 말했다.
박사는 “이들 분자들이 방향족(aromatics), 지방족(aliphatics) 화합물임을, 또 소량의 분자에서 황을 고리 안에 가지고 있는 싸이오펜(thiophene) 화합물임을 확인했으며, 지구의 오일 셰일에 들어 있는 유기물처럼 끈적끈적한 모습을 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오일셰일(oil shale)이란 석탄층과 함께 발견되고 있는 혈암으로 가열한 후 인조석유를 얻을 수 있다. 연구진은 탐사로봇 ‘로버’ 배 부분에 장착된 ‘오븐(oven)’ 내부를 600°C~ 860°C로 가열한 후 그 안에 있는 분석장치를 통해 분자 구조를 파악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유기분자 발견과 함께 또 다른 중요한 사실도 발견했다. NASA 제트추진연구소의 대기과학자 크리스토퍼 웹스터(Christopher Webster) 연구원은 “화성 대기 중 메탄 농도가 계절에 따라 크게 변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웹스터 연구원은 “탐사 로봇에 탑재된 레이저 분광장비(TLS)로 화성 대기를 직접 측정한 결과 대기 중 메탄이 부피 기준으로 평균 0.41ppb만큼 존재하며, 이 양이 계절에 따라 크게 변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화석 표면은 생물이 살 수 없는 척박한 환경이다. 햇빛 안에 들어있는 자외복사선(ultraviolet radiation)으로 대기가 소멸되고, 토양 역시 산화화합물에 의해 대부분 파괴돼 생명체 추적연구에 어려움을 주고 있었다.
연구진은 또 우주방사선 등으로 이온화 및 산화 현상이 극심한 화성 표면에서 이들 유기물질이 발견된 것을 고려하면 방사선이 훨씬 적은 지표면 아래에는 이들 분자가 더 잘 보존돼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이번 연구 결과로 미국은 물론 다른 국가들 역시 화성 탐사에 힘을 얻게 됐다. NASA는 이번 큘리오시티에 이은 추가 탐사 계획을 진행 중이다. 오는 2020년 세계 최초로 탐사용 드론 테스트를 시작할 계획.
드론의 무게는 1.8kg, 날개가 있어 1분당 3000번 회전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이 탐사 드론은 2020년 7월 발사돼 7개월 후 화성에 도착할 예정이다. 유럽우주국(ESA)과 러시아연방우주국(로스코스모스)도 2020년 화성탐사선 ‘엑소마스(ExoMars)’을 발사할 계획.
이 탐사선은 큐리오시티의 탐사로봇보다 훨씬 지능이 더 뛰어나고, 땅 속 깊게 드릴을 파내려갈 수 있으며, 과거에 볼 수 없었던 첨단 분석 장비들을 장착하고 있다. 새로운 탐사가 이어지면서 그동안 수수께끼였던 화성 생명체의 의문이 풀릴 조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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