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발사체, 나로호의 2배”

이창진 교수, 동북아 로켓 경쟁 상황 진단

설날 연휴 거행된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에 대해, 주변국인 중국과 일본은 물론 전 세계도 한반도의 평화와 안보를 위협하는 심각한 도발이라고 한 목소리로 규탄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 사태를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와는 별개로 동북아 로켓 개발 상황이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바로 동북아 우주 탐사의 맹주 자리를 놓고 중국과 일본이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는 것이다.

한국형 발사체 개발 상황을 파악해 보는 자리가 마련됐다 ⓒ ScienceTimes

한국형 발사체 개발 상황을 파악해 보는 자리가 마련됐다 ⓒ ScienceTimes

이에 ‘바른 과학기술사회 실현을 위한 국민연합(이하 과실연)’은 동북아를 중심으로 나타나고 있는 한반도 주변국들의 로켓 개발 능력을 진단해 보고, 우리나라의 우주발사체 개발 현황도 함께 점검해 보는 자리를 마련했다.

‘동북아 로켓 경쟁, 한국형 발사체 어디까지 왔나?’를 주제로 2일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열린 과실연의 제 99차 오픈포럼은 이 같은 취지로 개최되었다.

북한 미사일 발사가 촉발시킨 동북아 로켓 개발 경쟁

발제자로 나선 건국대 항공우주정보시스템공학과의 이창진 교수는 “중국은 2020년까지 독자 우주정거장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고, 일본도 고효율 저비용의 차세대 발사체 개발을 확정한 상황”이라고 소개하며 “이들 국가는 우주 개발의 패러다임을 ‘연구개발’ 중심에서 ‘실리형’으로 전환시키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중국은 지난 2013년 달착륙선인 옥토끼호의 발사 및 탐사작업에 성공했고, 일본도 지난해에 금성 탐사선 아카쓰끼호를 궤도에 진입시키면서 우주 탐사의 선진 국가로 발돋움하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수거된 광명성호의 잔해들 ⓒ ScienceTimes

최근 수거된 광명성호의 잔해들 ⓒ 항공우주연구원

이 교수는 “우주 개척과 관련된 기술 개발은 단순히 우주 탐사 작업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다”라고 주장하며 “기계와 전자, 그리고 소재 등 다양한 분야의 원천기술을 확보할 수 있는 미래형 산업”이라고 강조했다.

북한의 미사일 개발과 관련해서는 이 교수가 최근 수거된 광명성호의 발사체 잔해와 과거 발사되었던 은하 3호를 비교하면서 “거의 같은 기술이 적용된 것으로 판단되지만, 연소가스 분사구의 엔진 터보펌프 같은 부분은 기술적으로 좀 더 진화한 것으로 보인다”라고 평가했다.

그는 “북한이 역설계와 같은 방법으로 미사일 기술을 획득했고, 사거리 연장과 고성능화에 집중하면서 발사체의 수준만 놓고 본다면 분명히 한 단계 더 발전했다”고 우려하면서도 “다만 대륙 간 탄도 미사일의 핵심인 재진입 기술은 고온에 견딜만한 특수한 합금이라든가 내열 기술 등을 확보하지 못했을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에 개발에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달 탐사 성공의 주역이 될 한국형 발사체

한국형 발사체 개발 및 추진 현황과 관련하여 이 교수는 “우리나라가 개발 중인 발사체는 북한과는 달리 진정한 우주 탐사용도로 추진되고 있다”라고 정의하며 “1.5톤급 실용위성을 약 600~800km 고도의 지구저궤도에 투입할 수 있는 우주 발사체 개발 및 액체엔진 기술 확보가 발사체의 개발 목적”이라고 덧붙였다.

이 교수의 설명에 따르면 한국형 우주발사체는 추력 75톤 엔진 4개를 묶어 사용하는 1단 엔진과 추력 75톤 엔진 한 개로 이루어진 2단 엔진, 그리고 우주 환경에서 작동하는 추력 7톤의 3단 엔진으로 구성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1단 발사체에 엔진 4개를 묶어 300톤의 추력을 제공하고, 2단 발사체에도 75톤의 엔진이 장착되면, 3년 전 나로호를 지상 3백km 까지 쏘아올린 러시아산 엔진보다 두 배 이상 더 높이 발사체를 쏘아 올릴 수 있다는 것이 이 교수의 설명이다.

나로호와 한국형 발사체의 성능 및 제원 비교 ⓒ ScienceTimes

나로호와 한국형 발사체의 성능 및 제원 비교 ⓒ 건국대

그는 “한국형 발사체 개발에 있어 가장 중요한 과정은 높은 고도로 쏘아 올릴 수 있는 75톤 엔진 개발”이라고 설명하며 “예정대로라면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엔진 시험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오는 2017년 말에 75톤 엔진 1기를 실은 시험 발사체를 쏘아 올려 성능을 확인한 뒤, 2019년에는 1500kg급 위성을 한국형 발사체에 실어 하늘로 올려 보낸다는 계획을 수립했다.

현재 상황에서 엔진 기술의 수준만을 평가한다면, 북한이 우리보다 기술적으로 앞서고 있는 것만은 분명한 사실이다. 그러나 오는 2020년으로 예정되어 있는 한국형 발사체 개발이 문제없이 성공한다면 판도는 달라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 대다수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이 같은 의견에 대하여 이 교수도 “우리나라는 그동안 독자 엔진 개발을 꾸준히 추진해온 데다가, 나로호 위성의 발사 과정에서 많은 경험을 쌓았다”고 전하며 “앞으로 한국형 발사체는 북한의 발사체보다 훨씬 뛰어난 성능으로 달 탐사라는 국가적 프로젝트의 성공을 위해 매진해 나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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