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동 전통차, 국제적 가치 인정받다

세계중요농업유산 등재… 국내에서는 3번째

우리나라 고유의 전통차 농업이 최근 국제적으로 그 가치를 인정받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국제식량농업기구(FAO)가 ‘하동의 화개지역 전통차 농업’을 세계중요농업유산(GIAHS)에 등재하기로 결정한 것.

FAO에 등재되어 있는 전 세계의 주요 농업유산들 ⓒ Fao.org

FAO에 등재되어 있는 전 세계의 주요 농업유산들 ⓒ Fao.org

농림축산식품부는 이 같은 사실을 발표하면서 지난 2014년 ‘청산도 구들장 논’과 ‘제주 밭담 농업시스템’이 세계중요농업유산으로 등재된 이후 3년만의 성과라고 밝혔다. 농업유산이란 농업인이 해당 지역의 환경·사회·풍습 등에 적응하면서 오랫동안 형성시켜 온 유·무형의 농업자원을 말한다.

농림축산식품부의 관계자는 “우리나라의 전통 차 농업은 지리산 화개지역에서 1200여 년간 척박한 자연환경을 극복하며 계승해온 유산”이라고 소개하며 “이번 등재를 계기로 하동을 중심으로 한 화개 지역 전통차 농업이 전 세계가 함께 보전해야 할 가치가 있는 자원으로 발돋움할 수 있게 되었다”라고 강조했다.

우리나라는 세계중요농업유산에 3건 등재시켜

국제연합(UN)은 오래 전부터 세계유산의 지정 및 등재 업무를 2개의 산하기관에 맡겨 추진해 오고 있다. UNESCO(국제연합교육과학문화기구)가 문화와 유적지, 그리고 경관 등을 맡고 있고, FAO는 농업문화와 기술 같은 농업유산을 담당하고 있다.

FAO는 세계적으로 독창적인 농업시스템과 생물다양성, 그리고 전통농업지식 등을 보전하기 위해 지난 2002년부터 세계중요농업유산제도를 운영해 오고 있는데, 지난 10월 기준으로 전 세계 17개국의 38개 농업유산이 세계중요농업유산으로 등재되어 있는 상황이다.

그동안 정부는 세계중요농업유산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지난 2014년부터 우리나라 고유의 농업 관련 문화 및 시스템 등을 인류 유산으로 남기기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여 왔다.

하동의 차 농사가 세계중요농업유산으로 등재됐다 ⓒ 관광공사

하동의 차 농사가 세계중요농업유산으로 등재됐다 ⓒ 관광공사

그 결과 지난 2014년에 ‘청산도 구들장 논’과 ‘제주 밭담 농업시스템’을 세계중요농업유산으로 등재시키는 쾌거를 거둘 수 있었는데, 이에 만족치 않고 지난해부터 세계중요농업유산 등재추진위원회를 다시 구성하여 세계중요농업유산 등재 업무를 재개했다.

이후 FAO가 주관하는 국제회의라면 어디든지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세계중요농업유산의 심사 대응에 최선의 준비를 다해왔다. 이번 세계중요농업유산의 등재가 특히 의미 있는 것은 농업과 관련된 우리나라의 유산이 국제기구 등재의 길을 본격적으로 열었다는 점이다.

이와 관련하여 농림축산식품부의 관계자는 “더 많은 농촌의 다원적 자원을 발굴하고 복원하여 그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햇빛이 잘 드는 화개 지역은 예로부터 차 농업으로 유명

이번에 등재된 전통차 농업의 중심지인 화개면은 지리산 남쪽에 위치한 곳으로서 예로부터 햇빛이 잘 드는 곳으로도 유명했다. 차 잎의 생육에 필요한 햇빛이 풍부하다는 점은 장점이었지만, 경사지가 많아 농사를 지을 수 있는 농지는 적었다.

차 농업은 이와 같은 화개면의 어려운 점을 해결하기 위한 대안이 되면서 발전하기 시작했다. 더군다나 쌍계사와 같은 유명한 사찰이 많았던 관계로 불교문화가 크게 번성하면서 덩달아 차 문화도 발전하기 시작했다.

사찰에서 사용할 차를 공급하기 위해 인근인 화개 지역은 물론 하동군 전체에 까지 차밭이 확대되면서 ‘전통차하면 하동’이라는 말이 나오기 시작한 것. 이런 역사적 배경을 바탕으로 화개면에는 차 재배와 관련된 고유한 전통 농업지식 체계가 확립되고 전수되었다.

하지만 하동의 전통차 농업을 세계중요농업유산에 등재시키기까지에는 수많은 난관이 놓여 있었다. 특히 FAO에서 파견한 과학자문 그룹은 2년 넘게 까다로운 심사과정을 거치며 다양한 시각에서 전통차 농업을 관찰했다.

그 결과 FAO 과학자문그룹은 오래된 차나무뿐만 아니라 차밭 속 바위와 돌 틈의 산비탈과 어우러진 자연환경 등 하동 차 농업의 차별화된 생물다양성이 세계적인 농업유산으로서의 가치가 높다는 찬사를 보냈다.

특히 차밭 관리를 위해 풀을 직접 뽑아 거름을 대신하는 풀비배 방식과 차 부산물을 밭에 뿌려 토양 산성화 및 수분증발, 그리고 유기물 유실을 방지하는 하동만의 고유한 전통차 농업방식이 자연과 어우러진 우수한 경관이라고 인정했다.

지난 2014년에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세계중요농업유산으로 등재된 제주밭담 ⓒ jejuopen.com

지난 2014년에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세계중요농업유산으로 등재된 제주밭담 ⓒ jejuopen.com

다음은 이번 하동의 화개 지역 전통차 농업의 세계중요농업유산 등재 업무를 담당한 농림축산식품부 농업역사문화전시체험관추진팀의 김일수 사무관과 나눈 일문일답이다.

– 화개 지역 전통차 농업을 세계중요농업유산에 등재하게 된 배경이 궁금하다

세계중요농업유산의 등재는 우리나라가 자체적으로 인정하는 국가중요농업유산의 일환이라이라 볼 수 있다. 국가중요농업유산에는 이번 전통차 농업 외에도 이미 세계중요농업유산으로 등재되어 있는 ‘청산도 구들장 논’과 ‘제주 밭담 농업시스템’, 그리고 ‘구례 산수유 농업’과 ‘담양 대나무밭’, ‘금산 인삼농업’, ‘울진 금강송 농업’ 등 총 7개가 있다. 우리나라 농업의 우수성을 알리기 위해 세계중요농업유산에 등재시키자는 목적으로 추진하게 됐다.

– 세계중요농업유산에 등재됨으로써 얻게 되는 장점이라면?

전통차의 세계화다. 당장 세계적인 프랜차이즈점인 미국의 스타벅스에 우리의 전통차가 수출되고 있다. 세계중요농업유산에 등재되면 더 많은 농산물과 해당 지역이 세계적인 수출품이자 유명 관광지로 거듭날 수 있다.

– 향후 계획에 대해 간략히 언급해 달라

내년 4월 이탈리아 로마에서 개최되는 세계중요농업유산 국제포럼에서 하동의 화개지역 전통차 농업에 대한 소개와 지정서 전달 행사가 있을 예정이다. 이후로도 각종 식품 전시회 등에 마련되는 세계중요농업유산 부스를 통해 전통차를 알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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