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들이 입는 팬티 가운데 사각의 박서형 팬티가 정자의 농도를 가장 높게 유지한다는 연구가 나왔다.
이와 함께 사각팬티를 입는 남성들은 짤막한 ‘비키니’ 팬티나 무릎 바로 위까지 내려오는 꼭 조이는 ‘자키(jockeys)’ 같은 속내의를 주로 입는 남성들에 비해 정자 생산을 자극하는 여포자극 호르몬(FSH) 수치가 낮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유럽 인간 생식 및 발생학회’(EUROPEAN SOCIETY OF HUMAN REPRODUCTION AND EMBRYOLOGY) 연구팀은 생식 관련 주요 저널인 ‘인간 생식’(Human Reproduction) 8일자에 이같은 내용을 발표했다.
과거 연구와 달리 고환기능의 다양한 지표 포함
연구자들은 이번 발견이 음낭 온도가 증가하고 그에 따라 정자 수와 농도가 감소해 고환이 손상되는 것을 막을 필요가 있을 때 도움을 줄 것이라고 밝혔다.
이 연구는 규모와 질적인 면에서 이전 연구와는 다르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이전 연구에 비해 더욱 많은 656명을 대상으로 했고, 전통적으로 정액의 품질에만 초점을 맞췄던 것과 달리 생식 호르몬과 정자 DNA 손상 같은 고환 기능의 다양한 지표 정보를 포함했다는 것.
따라서 이번 연구는 팬티의 선택이 성적 발달과 생식의 핵심 조절자인 시상하부-뇌하수체-생식선(godanal) 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이해하는데 도움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하버드 공중보건대 리디아 밍게즈-알라콘(Lidia Mínguez-Alarcón) 박사가 이끄는 연구진은 2000년부터 2017년까지 매서추세츠 종합병원(MGH)에서 불임치료를 받으려는 커플의 남성 배우자를 연구 대상자로 모집했다.
연구 참가자들은 18~56세 사이로 평균 체질량지수(BMI)가 26이었고, 정관수술을 받지 않았다. 연구팀은 모두 같은 날 이들에게서 정액과 혈액 샘플을 채취했고, 지난 석달 동안 가장 자주 입었던 팬티 유형이 무엇인지 확인했다.

꽉 조이는 팬티, 정자 질에 부정적 영향
질문지 답변에서 참가자 656명 가운데 53%인 345명은 통상 사각 팬티를 입는다고 답했다. 이들은 몸에 꽉 맞는 팬티를 입는 사람들보다 젊고 몸매가 날씬하며 온수 목욕이나 기포가 생기는 월풀 목욕을 즐기는 경향이 있었다.
체질량지수나 신체운동, 온수나 월풀 목욕, 흡연 및 연령 등 모든 변수를 조정해 분석한 결과, 박서형 팬티를 주로 입는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정자 농도가 25%, 정자 수는 17% 높거나 많았다. 또 한번 사정에서 운동성 있는 정자 수가 33% 더 많았고, FSH 수치는 14% 낮았다.
정자 농도의 가장 큰 차이는 박서형 사각 팬티를 가장 자주 입는 사람과 자키형 혹은 비키니형 팬티를 입는 남성들 사이에서 발견됐다.
다른 생식기 호르몬이나 정자의 DNA 손상에서는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 그런데 FSH와는 별도로 분석 결과를 생식 호르몬을 고려해 조정해 보니 꽉 조이는 팬티가 정자의 질에 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발견됐다. 그러나 FSH 수치를 조정하자 그 결과는 큰 의미가 없었다.
이것은 타이트한 팬티 착용과 관련된 정자 농도와 정자 수 손상은 FSH 수치의 변화에 원인이 있다는 사실을 나타낸다.

“모든 남성에게 일반화하기는 무리일 수도”
밍게즈-알라콘 박사는 “이번 연구가 중요한 점은 착용한 팬티의 유형과, 생식 호르몬 수준 및 DNA 손상 같은 고환 기능 표지자 사이의 가능한 잠재적 관계를 조사할 수 있었다는 점으로, 이런 연구는 이전의 모든 연구 주제에서 간과됐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 때문에 우리는 속옷 팬티 유형과 관련돼 정자 생산이 감소되자 시상하부에 성선자극호르몬 분비를 증가하도록 신호를 보내는 잠재적인 보상 메커니즘을 발견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성선자극호르몬은 고환에서 작용하는 호르몬으로 FSH 수치가 증가하면 정자 생산을 늘리려는 작용을 한다”고 덧붙였다.
이런 가정이 이론으로 정립되려면 앞으로 더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인공수정센터에 다니는 남성들에 초점을 맞춰 진행했기 때문에 연구 결과를 모든 남성에게 일반화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연구 참가자들은 세계보건기구 기준과 비교해서 정자 질이 좋은 것으로 판단됐다.
“속내의 외 다른 겉바지가 영향 줄 수 있어”
또 이번 연구 결과에 따라 남성 속옷 팬티 유형이 남성의 정액이나 FSH 수준과 관련성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팬티 유형이 정액의 질 및 FSH 수치에 차별을 불러일으킨다고 증명할 수는 없다는 것.
스키니 청바지 같은 바지 형태나 속옷 직물처럼 음낭에 열을 더해줄 수 있는 다른 요인들이 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밍게즈-알라콘 박사는 “남성들은 즐겨 입는 속내의 유형을 바꿀 수 있기 때문에 이번 연구 결과는 남성들의 고환 기능을 향상시키는데 유용하다”고 밝혔다.
- 김병희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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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작권자 2018-08-09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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