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을 날고 있는 비행기의 조종사가 갑자기 심장마비로 정신을 잃고 쓰러진다. 승객 모두의 목숨이 경각에 다다른 상황에서, 승객 중 한 명이 조종실 내에 설치된 ‘두뇌 인터페이스’ 기기를 이용하여 관제탑 직원의 두뇌와 뇌파로 연결한다. 이윽고 육체는 승객의 몸이지만 두뇌는 잠시 동안 관제탑 직원의 두뇌로 바뀐 상태에서 비행기 조종이 다시 시작되면서 비행기는 안전하게 활주로에 내린다.
공상과학 영화에서나 나올 법한 다소 황당한 이야기라 치부할지 모르지만, 멀지 않은 미래에 실제로 현실에서 사람과 사람 간의 두뇌를 연결하는 인터페이스 기술이 보여줄 모습을 그려 본 사례다.
뇌파를 이용한 사람과 사람 간의 뇌 연결 기술
과학기술 전문 매체인 사이언스데일리(Sciencedaily)는 미국의 과학자들이 한 사람의 뇌파를 다른 사람에게 보내 그 사람의 손을 움직이게 하는 ‘사람과 사람 간의 뇌 인터페이스(Human Brain-To-Brain Interface)’ 시험에 성공했다고 최근 보도했다.
사이언스데일리는 그동안 실험쥐와 실험쥐 간이나 사람과 실험쥐 간의 뇌파 교류가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실험을 진행한 적은 있었지만 이번 경우처럼 사람 간의 뇌를 연결하는 인터페이스 실험은 처음이었다고 보도하면서, 인터넷과 컴퓨터가 연결되는 방식을 활용하여 두 사람의 뇌가 연결되었다고 밝혔다.
보도에 따르면, 미 워싱턴주립대의 연구진은 전기 뇌파 기록과 일종의 자기 자극을 이용하여, 캠퍼스 내의 한 실험실에 있는 사람의 뇌파를 다른 실험실에 있는 사람에게 인터넷으로 보냈다. 그 결과 뇌파 신호를 받은 사람의 손가락이 컴퓨터 키보드 위에서 움직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하여 스토코 교수는 “인터넷이 여러 컴퓨터를 연결하는 방법 중 가장 대표적인 방법이기 때문에, 뇌 인터페이스 기술에 인터넷을 이용한다는 것은 여러 사람의 뇌를 연결하는 방법임을 의미한다”며 “우리는 한 사람의 뇌에서 지식과 정보를 취하여 이를 다른 사람의 뇌에 직접적으로 전달하기를 원한다”고 설명했다.
신경성 경련과 비슷한 뇌 연결 순간의 현상
연구진이 밝힌 실험의 과정은 다음과 같다. 서로 다른 실험실에 있는 사람 중 한 명인 워싱턴주립대 컴퓨터공학과의 라제시 라오(Rajesh Rao) 교수에게 두피를 통해 뇌활동을 기록하는 장치인 뇌파기록장치(EEG, Electro Encephalo Graphy)와 연결된 전극 부착 모자를 쓰게 했다.
그리고 동료 교수인 안드레아 스토코(Andrea Stocco)에게는 오른손의 움직임을 관장하는 좌뇌 운동피질 위에 직접적인 반응을 일으키기 위해 뇌에 자극을 전달하는 기기인 자기자극점 연결 장치(TMS, Transcranial Magnetic Stimulation-coil)가 부착된 모자를 씌운 뒤 스토코 교수의 뇌파를 스카이프로 연결시켰다.
잠시 후 컴퓨터 스크린을 보며 머리 속에서 간단한 비디오 게임을 하던 라오 교수는 목표물에 총을 쏠 때가 되자, 실제로는 손을 움직이지 않으면서 머리 속으로만 손가락으로 발사 버튼을 누르는 상상을 했다.
그러자 캠퍼스의 다른 공간에서 소음 차단 귀마개를 쓴 채 화면을 보지 않고 있던 스토코교수는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오른쪽 검지를 움직여 마치 총알을 발사하는 것처럼 키보드의 스페이스 바를 눌렀다. 이에 대해 스토코 교수는 “마치 움찔하는 듯한 증상인 ‘신경성 경련(nervous tic)’과 같은 현상이 자신도 모르게 일어났다”고 표현했다.
이 같은 결과에 대해 라오 교소는 “내 두뇌에서 상상한 행동이 다른 사람의 뇌에 의하여 실제 행동으로 전환되는 것을 보는 것은 흥미진진하면서도 섬뜩한 경험이었다”라며 “이번 실험이 기본적으로 나의 뇌에서 다른 사람의 뇌로 가는 정보의 일 방향 흐름이었던 만큼, 다음 단계는 두 사람의 뇌 사이에서 양방향 대화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사람의 의지에 반하는 기술은 아냐
워싱턴주립대의 연구진이 이번 실험에 적용했던 뇌의 활동을 기록하고 자극하는 장치에는 이미 잘 알려져 있던 기술들이 적용되었다. 뇌파기록장치인 EEG는 임상의와 연구자들이 두피로부터 비침습적으로 뇌의 활동을 기록하기 위하여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기기다.
그리고 자기자극점 연결 장치인 TMS는 반응을 끌어내기 위하여 뇌에 자극을 전달하는 비침습적인 방법이다. 그 효과는 코일이 어디에 배치되는가에 의존하는데, 이번 실험에서의 코일은 사람의 오른손을 제어하는 뇌의 영역 바로 위에 직접 배치되었다.
이처럼 이미 공개되어 있던 기술을 사용했으면서도 아무도 예상치 못한 획기적인 성과를 이룩한 부분에 대해 라오 교수는 “아직은 뇌 인터페이스 기술이 한 사람의 생각이 아닌 단지 특정한 종류의 간단한 뇌 신호를 읽을 수 있는 수준일 뿐”이라며 “이 기술이 사람의 의지에 반하여 사람의 행동을 통제하도록 하는 기술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이 같은 주장에 대해 스토코 교수의 아내이자, 이 실험의 수행을 도운 동료 연구자인 찬텔 프랫(Chantel Prat) 교수는 “뇌 인터페이스 기술에 대한 과대평가로 인해 일부 사람들이 불안해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그러나 우리가 개발한 기술은 다른 사람이 알아채지 못하거나 그들의 의지에 반하여 사용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스토코 교수는 “예를 들어 민간 비행기의 조종사가 조종을 못하게 되었을 때 지상에 있는 누군가가 비행기의 승무원이나 승객이 비행기를 착륙시키도록 돕는 데 사용될 수 있을 것”이라며 “이 외에도 장애인이 음식이나 물처럼 자신이 원하는 것을 생각만으로도 상대방이 알 수 있도록 돕거나, 서로 다른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들 사이의 의사소통에도 적용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현재 라오 교수와 스토코 교수는 다음 단계로 좀 더 복잡한 정보를 한 사람의 뇌에서 다른 사람의 뇌로 전달하는 실험을 수행할 예정이다. 만약 이 실험이 성공한다면 이들은 더 많은 피험자들을 대상으로 실험을 하여 연구의 재현성에 문제가 없음을 보여줄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공상과학 영화에서나 나올 법한 다소 황당한 이야기라 치부할지 모르지만, 멀지 않은 미래에 실제로 현실에서 사람과 사람 간의 두뇌를 연결하는 인터페이스 기술이 보여줄 모습을 그려 본 사례다.
뇌파를 이용한 사람과 사람 간의 뇌 연결 기술
과학기술 전문 매체인 사이언스데일리(Sciencedaily)는 미국의 과학자들이 한 사람의 뇌파를 다른 사람에게 보내 그 사람의 손을 움직이게 하는 ‘사람과 사람 간의 뇌 인터페이스(Human Brain-To-Brain Interface)’ 시험에 성공했다고 최근 보도했다.
사이언스데일리는 그동안 실험쥐와 실험쥐 간이나 사람과 실험쥐 간의 뇌파 교류가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실험을 진행한 적은 있었지만 이번 경우처럼 사람 간의 뇌를 연결하는 인터페이스 실험은 처음이었다고 보도하면서, 인터넷과 컴퓨터가 연결되는 방식을 활용하여 두 사람의 뇌가 연결되었다고 밝혔다.
보도에 따르면, 미 워싱턴주립대의 연구진은 전기 뇌파 기록과 일종의 자기 자극을 이용하여, 캠퍼스 내의 한 실험실에 있는 사람의 뇌파를 다른 실험실에 있는 사람에게 인터넷으로 보냈다. 그 결과 뇌파 신호를 받은 사람의 손가락이 컴퓨터 키보드 위에서 움직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하여 스토코 교수는 “인터넷이 여러 컴퓨터를 연결하는 방법 중 가장 대표적인 방법이기 때문에, 뇌 인터페이스 기술에 인터넷을 이용한다는 것은 여러 사람의 뇌를 연결하는 방법임을 의미한다”며 “우리는 한 사람의 뇌에서 지식과 정보를 취하여 이를 다른 사람의 뇌에 직접적으로 전달하기를 원한다”고 설명했다.
신경성 경련과 비슷한 뇌 연결 순간의 현상
연구진이 밝힌 실험의 과정은 다음과 같다. 서로 다른 실험실에 있는 사람 중 한 명인 워싱턴주립대 컴퓨터공학과의 라제시 라오(Rajesh Rao) 교수에게 두피를 통해 뇌활동을 기록하는 장치인 뇌파기록장치(EEG, Electro Encephalo Graphy)와 연결된 전극 부착 모자를 쓰게 했다.
그리고 동료 교수인 안드레아 스토코(Andrea Stocco)에게는 오른손의 움직임을 관장하는 좌뇌 운동피질 위에 직접적인 반응을 일으키기 위해 뇌에 자극을 전달하는 기기인 자기자극점 연결 장치(TMS, Transcranial Magnetic Stimulation-coil)가 부착된 모자를 씌운 뒤 스토코 교수의 뇌파를 스카이프로 연결시켰다.
잠시 후 컴퓨터 스크린을 보며 머리 속에서 간단한 비디오 게임을 하던 라오 교수는 목표물에 총을 쏠 때가 되자, 실제로는 손을 움직이지 않으면서 머리 속으로만 손가락으로 발사 버튼을 누르는 상상을 했다.
그러자 캠퍼스의 다른 공간에서 소음 차단 귀마개를 쓴 채 화면을 보지 않고 있던 스토코교수는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오른쪽 검지를 움직여 마치 총알을 발사하는 것처럼 키보드의 스페이스 바를 눌렀다. 이에 대해 스토코 교수는 “마치 움찔하는 듯한 증상인 ‘신경성 경련(nervous tic)’과 같은 현상이 자신도 모르게 일어났다”고 표현했다.
이 같은 결과에 대해 라오 교소는 “내 두뇌에서 상상한 행동이 다른 사람의 뇌에 의하여 실제 행동으로 전환되는 것을 보는 것은 흥미진진하면서도 섬뜩한 경험이었다”라며 “이번 실험이 기본적으로 나의 뇌에서 다른 사람의 뇌로 가는 정보의 일 방향 흐름이었던 만큼, 다음 단계는 두 사람의 뇌 사이에서 양방향 대화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사람의 의지에 반하는 기술은 아냐
워싱턴주립대의 연구진이 이번 실험에 적용했던 뇌의 활동을 기록하고 자극하는 장치에는 이미 잘 알려져 있던 기술들이 적용되었다. 뇌파기록장치인 EEG는 임상의와 연구자들이 두피로부터 비침습적으로 뇌의 활동을 기록하기 위하여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기기다.
그리고 자기자극점 연결 장치인 TMS는 반응을 끌어내기 위하여 뇌에 자극을 전달하는 비침습적인 방법이다. 그 효과는 코일이 어디에 배치되는가에 의존하는데, 이번 실험에서의 코일은 사람의 오른손을 제어하는 뇌의 영역 바로 위에 직접 배치되었다.
이처럼 이미 공개되어 있던 기술을 사용했으면서도 아무도 예상치 못한 획기적인 성과를 이룩한 부분에 대해 라오 교수는 “아직은 뇌 인터페이스 기술이 한 사람의 생각이 아닌 단지 특정한 종류의 간단한 뇌 신호를 읽을 수 있는 수준일 뿐”이라며 “이 기술이 사람의 의지에 반하여 사람의 행동을 통제하도록 하는 기술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이 같은 주장에 대해 스토코 교수의 아내이자, 이 실험의 수행을 도운 동료 연구자인 찬텔 프랫(Chantel Prat) 교수는 “뇌 인터페이스 기술에 대한 과대평가로 인해 일부 사람들이 불안해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그러나 우리가 개발한 기술은 다른 사람이 알아채지 못하거나 그들의 의지에 반하여 사용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스토코 교수는 “예를 들어 민간 비행기의 조종사가 조종을 못하게 되었을 때 지상에 있는 누군가가 비행기의 승무원이나 승객이 비행기를 착륙시키도록 돕는 데 사용될 수 있을 것”이라며 “이 외에도 장애인이 음식이나 물처럼 자신이 원하는 것을 생각만으로도 상대방이 알 수 있도록 돕거나, 서로 다른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들 사이의 의사소통에도 적용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현재 라오 교수와 스토코 교수는 다음 단계로 좀 더 복잡한 정보를 한 사람의 뇌에서 다른 사람의 뇌로 전달하는 실험을 수행할 예정이다. 만약 이 실험이 성공한다면 이들은 더 많은 피험자들을 대상으로 실험을 하여 연구의 재현성에 문제가 없음을 보여줄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 김준래 객원기자
- joonrae@naver.com
- 저작권자 2013-09-10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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