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술’로 도시를 변모시킨다?

도심환경 개선 프로젝트… 전 세계 곳곳에서 추진

침은 굽었던 허리를 꼿꼿하게 펼 수 있도록 만들거나, 삐었던 발목을 통증없이 걸을 수 있도록 해주는 의료용 기구다. 모양은 실에 꽂혀있는 바늘처럼 평범하게 생겼지만, 사람의 몸에 최소한의 자극을 주어 건강을 회복시켜주는 마술같은 도구라 할 수 있다.

도시침술은 도시의 변화를 이끄는 작은 프로젝트들을 말한다

도시침술은 도시의 변화를 이끄는 작은 프로젝트들을 말한다 ⓒ Rethinking-Future.org

그런데 이런 침이 최근 들어 도시를 개발하는데도 사용되고 있어 주목을 끌고 있다. 물론 진짜로 침을 도시에 찔러댄다는 의미는 아니다. 한의사가 작은 침 하나로 환자의 질병을 치료하듯이, 개발이 필요한 도시에 최소한의 인위적 개입을 통해 기대이상의 효과를 만들어낸다는 뜻이다.

실제로 도시를 완전히 변화시키려면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 하지만 프랑스의 에펠탑이나 우리나라의 청계천 같은 상징물을 하나만 도시에 설치해도 이를 바라보는 외부의 시각이 달라지고, 도시의 변화도 급속도로 빨라지게 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이처럼 도시의 변화를 이끄는 작은 프로젝트들을 가리켜 ‘도시침술(Urban Acupuncture)’이라 부른다.

도시침술의 첫 번째 사례로 꼽히는 브라질의 쿠리치바

도시침술이란 용어를 처음 사용한 인물은 브라질의 세계적 건축가이자 행정가인 ‘자이미 레르네르(Jaime Lerner)’다. 그는 브라질의 남부에 위치한 쿠리치바(Curitiba)라는 작은 도시를 ‘세계가 주목하는 꿈의 생태도시’로 변모시켜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다.

레르네르와 쿠리치바시의 인연은 지난 197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무명의 건축가에 불과했던 레르네르는 우연한 기회에 정치계로 입문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됐고, 곧바로 행정가로서의 능력을 발휘하기 시작하면서 쿠리치바시의 시장으로 선출되었다.

그가 시장에 선출됐던 당시만 해도 쿠리치바시는 폭발적인 인구증가로 인해 도시환경이 무너지면서 빈민가로 변해가고 있었다. 이에 레르네르는 쿠리치바시를 생태도시로 탈바꿈시키겠다는 목표를 정하고 이에 대한 실천방안으로 폐광 상태로 남아있던 채석장을 새롭게 바꾸는 작업을 시작했다.

빈민가에서 생태도시로 거듭나고 있는 쿠리치바시의 전경 ⓒ Urban-Acupuncture-Network

빈민가에서 생태도시로 거듭나고 있는 쿠리치바시의 전경 ⓒ Urban-Acupuncture-Network

채석장 개조사업을 시작하면서 레르네르는 “현실적으로 엄청난 비용을 들일수도 없지만, 설령 비용을 들인다 하더라도 도시가 변화한다는 보장은 없다”라고 지적하며 “그럴듯 해 보이는 대규모 계획 대신, 작은 변화 한가지 만으로도 도시환경을 얼마든지 바꿀 수 있다고 본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브라질의 코르코바두산 정상에 설치된 ‘예수상’을 예로 들었다. 레르네르는 “예수상이 설치되기 이전과 이후의 리오데자네이루시는 외관만 놓고 보면 큰 변화는 없다”라고 밝히며 “그러나 어둠 속에서 밝게 빛나는 예수상이 설치된 이후 리오데자네이루시는 세계적인 도시로 발돋움했다”라고 평가했다.

개조사업이 본격적으로 진행되면서 채석장은 오페라 극장으로 바뀌었다. 폐광 곳곳에 쇠파이프 구조체가 설치되고, 투명한 폴리카보네이트 지붕이 덮여지면서 채석장은 2400석의 객석을 갖춘 웅장한 예술 문화 공연장으로 변모했다.

이를 계기로 쿠리치바시는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기 시작했다. 채석장 가까이에 위치해 있던 호수는 공연을 마치고 나오는 관객들이 즐겨찾는 휴양지로 변했고, 울창하기만 했던 숲들도 섬세한 조경기술이 더해지면서 누구나 한번쯤 산책을 하고 싶은 공원으로 탈바꿈하게 됐다.

에스컬레이터와 케이블카로 도시 변모 시켜

쿠리치바시 같은 도시침술 사례는 이제 전 세계적으로 하나의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한때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도시로 알려졌던 콜롬비아의 메데인(Medellin)시나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진 미래 도시로 주목받고 있는 스페인의 바르셀로나(Barcelona)시가 대표적이다.

메데인시의 경우는 하루가 다르게 살인사건이 벌어졌던 곳이다. 주거인구 대비 사망률이 가장 높았던 도시였지만, 1990년대에 접어들면서 콜럼비아에서 가장 안전하며 아름다운 도시로 변모하기 시작했다.

그렇다고 치안 유지를 위해 메데인시 정부가 공권력을 강화한 것도 아니다. 그저 산동네와 도심지를 잇는 옥외 에스컬레이터와 케이블카를 잇달아 설치했을 뿐이다. 그런데 이로 인해 변화가 생겼다.

과거에는 산동네에 살던 15만 명의 거주민들이 도심지로 한번 내려오려면 마음을 단단히 먹고 내려와야 했다. 특히 내려왔다가 다시 산동네로 올라가려면 등산을 하다시피해서 올라가야 했기 때문에 자주 내려올 엄두를 내지 못했던 것.

케이블카가 설치된 메데인시의 산동네 전경 ⓒ Architecture-Development.org

케이블카가 설치된 메데인시의 산동네 전경 ⓒ Architecture-Development.org

그러다보니 특별한 이유없이 도시민들을 증오했고, 사사건건 반목하는 일들이 발생했다. 그러나 산동네를 오르내리던 길에 에스컬레이터가 깔리고, 험준한 장소에 케이블카가 설치되자 상황이 바뀌기 시작했다.

산동네 사람들의 도심 접근성이 높아지고 도심지의 사람들이 산동네를 방문하는 횟수가 증가하면서 서로 자연스럽게 융화되기 시작했다. 이후 도심지와 산동네로 분열됐던 메데인시는 조금씩 통합이 이루어졌고, 지금은 도시침술의 모범사례로 소개되고 있을 정도다.

반면에 도시침술의 원조도시라 불리는 바르셀로나는 부분적으로 개선된 효과를 전체로 파급·확산시키는 전략으로 도시를 개조한 사례로 꼽힌다. 지난 1992년의 바르셀로나 올림픽 개최 후 7년 동안 158개의 공공공간을 만들어 도시에 활력을 제공하고 있다.

예를 들어 바르셀로나 도시침술의 상징으로 여겨지고 있는 포블레노우 산업단지의 경우 옛 공장지대를 지식집약형 첨단산업단지로 탈바꿈시킨 곳으로 유명하다. 단지 안에는 상업 및 주거, 그리고 문화 및 교육 등 모든 도시의 기능이 들어 있는데, 이는 단지를 재생하는 프로젝트를 추진하기에 앞서 도시민들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한 결과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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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댓글 (2)

  • 김영재 2017년 10월 29일8:54 오전

    고통스러운 아침을 주는 혹은 침針도 대침大針을 맞을 낚시기사로구나…침을 허리를 펴거나 발목통증을 고치는 파스 정도로 아는 사람이니까 이런 글이 나왔겠지. 침술에 따옴표를 해서 ‘침술’이라고 한들 여기 기사에서 다루는 내용을 합리화하지는 못한다.

    침술은 가는 침으로 신체의 혈穴을 찌르거나 자극을 주어 진통효과를 준다거나 위키백과의 침술 항목에 나온 것처럼 웅기 송평동 신석기 돌침 골침으로 보아 한반도의 침술전통이 깊다 고 시작했더라면 야유성 댓글 하나가 달리지는 않았을 것이다.

    이어 산해경 동산경에 고씨지산 기상다옥 기하다잠석高氏之山 其上多玉 其下多箴石 ‘고씨산-고주몽高朱蒙산=백두산에는 그 상품으로 옥이 많이 나오고 그 하품으로는 잠석이 많다’ 라니 한국 침술전통의 역사가 유구함을 알겠다 라 했드라면 ‘어엿비’ 봐 줄수도 있었겠다.

    기사의 내용은 참하고 나름대로 좋은 글 쓰려는 의지가 엿보이니 ‘침술’을 침술효과로 바꾸고, 크면 어른 되고 돈 벌면 부자 될 사람이라고 칭찬도 곁들이자. 허나 코르코바두산의 흉물 때문에 브라질에는 아예 발길을 돌리는 사람도 있다는 점도 참고하여 글을 쓰는 것이 좋겠다.

  • 김영재 2017년 10월 29일8:59 오전

    -정보가 부족하단다…일껏 글 쓰고 올리려면 로그인하라더니 이거 뭐, 글을 올리라는 건지, 애당초 올라가지 못할 나무 쳐다보지도 말라는 건지, 속담 핑계대고 ‘날카로운 칼금’같은 어휘는 끼워 넣지도 말라는 건지…하여튼 고통스러운 기사로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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