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강현실 기술로 해적 소탕 나선다

병사훈련용 시스템 개발·활용… 난파선 수색에도 도움

미국 국적의 유조선인 A호가 아프리카 인근 바다에서 해적들에게 납치당했다는 소식이 미 해군 본부로 날아 든다. 지휘부는 신속하게 회의를 열고 해군 특수부대에 해적 소탕과 인질 구출을 명령한다.

그로부터 몇 시간 후 A호에 도착한 특수부대 대원들은 처음 접하는 선박임에도 불구하고 마치 오랫동안 유조선을 탔던 사람들처럼 익숙하게 구석구석을 누빈다. 이윽고 해적을 소탕한 대원들은 인질을 무사히 구출하는데 성공한다.

아프리카 인근에서 자주 발생하는 해적 문제를 증강현실 기술이 해결해 줄 것으로 보인다 ⓒ 국방홍보원

아프리카 인근에서 자주 발생하는 해적 문제를 증강현실 기술이 해결해 줄 것으로 보인다 ⓒ 국방홍보원

이상은 지금도 아프리카 공해상에서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는 해적들의 선박 납치 사건이 앞으로 어떻게 달라질지를 가상으로 꾸며본 시나리오다. 현장에 투입된 대원들은 주변 환경이 낯설 수밖에 없지만, 첨단 기술의 도움으로 그런 생소함을 극복하고 인질을 구출한다는 것이 시나리오의 핵심이다.

어떤 기술이기에 처음 탑승하는 선박의 내부를 대원들은 손금 보듯이 환하게 꿰뚫어 볼 수 있는 것일까. 이 같은 의문에 대해 첨단기술 전문 매체인 테크엑스플로어(techxplore)는 진화하고 있는 증강현실 기술이 그 같은 궁금증을 해결해 줄 것이라고 보도했다. (관련 기사 링크)

병사훈련용 증강현실 시스템 개발 중인 미 해군

군사 훈련에 증강현실(AR) 기술을 가장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있는 곳은 미 해군이다. 미 해군연구소(ONR) 산하 기관인 ‘GTI(Global Techsolutions Initiative)’와 ‘해군수상전센터(NSWC)’, 그리고 미 육군의 ‘전투능력개발사령부(CCDC)’ 등이 협력하여 군사훈련용 증강현실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

트레이서(TRACER)라는 이름의 증강현실 시스템은 해군 사병이나 특수부대 대원들을 위해 개발되고 있다. 이들은 대부분 공간이 협소한 선박이나 잠수함에 탑승하기 때문에 훈련 장소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GTI의 관계자는 “트레이서가 이 같은 협소한 공간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라고 기대하며 “대원들은 적들이 가득한 배 안으로 침투하는 상황이나 적들이 선박을 대상으로 테러를 일으킨 상황 등을 설정하여 훈련할 수 있다”라고 소개했다.

증강현실 시스템인 트레이서로 훈련 중인 미 해군 병사들 ⓒ US navy

증강현실 시스템인 트레이서로 훈련 중인 미 해군 병사들 ⓒ US navy

트레이서는 단순히 주변 환경만 설정하는 증강현실 시스템이 아니다. 총기나 군장과 관련한 훈련도 트레이서로 수행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총기 반동을 재현한 훈련이나 군장을 착용하고 걷는 훈련 같은 가상의 상황도 설정하여 훈련할 수 있다.

GTI가 공개한 트레이서 시스템의 개발 과정을 살펴보면 밀리터리 게임에서 발전했음을 알 수 있다. 게임에서 등장하는 가상의 공간이 실제 현장의 공간을 그대로 모방하여 제작된 만큼, 게임과 실제 현장이 융합된 공간이 증강현실로 훈련할 수 있는 시스템을 탄생시켰다는 것.

이에 대해 미 해군연구소의 관계자는 “훈련에 필요한 장소나 비용과 같은 골치 아픈 문제를 일거에 해결할 수 있는 증강현실 시스템은 앞으로도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하며 “과거에는 게임에서 발전한 기술이 증강현실 시스템을 개발하는 원동력이 되었다면, 앞으로는 그 반대로 호평을 받은 훈련용 증강현실 시스템이 게임으로 개발될지도 모른다”라고 예측했다.

가라앉은 선박이나 항공기 수색에도 활용

육군이나 공군도 마찬가지지만 해군 소속이라고 해서 전투 훈련만 하는 것은 아니다. 해상이나 수상에서 선박 사고가 발생했을 때 선원과 승객을 구조하는데 투입되거나, 공중에서 추락한 항공기의 잔해를 수색하는 작업에도 투입된다.

특히 사고로 선박이나 항공기 등이 바다나 강 밑에 가라앉게 될 경우, 미 해군 산하기관인 수상전센터(NSWC) 소속의 잠수대원들이 가장 먼저 투입되는데, 이들을 위한 수색 훈련에도 증강현실 기술이 활용된다.

‘DAVD(Divers Augmented Vision Display)’라는 이름의 이 증강현실 시스템은 물속에서도 현재의 위치나 주위 환경을 표시해준다. 또한 지도나 사진, 또는 동영상 등을 표시해 주어 물속에서도 대원들이 안전하게 작업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마치 영화 아이언맨에서 주인공이 착용하는 헬멧처럼 생긴 이 DAVD는 시계(視界)가 불량한 바다에서도 실시간으로 전송되는 정보를 활용하여 난파선이나 추락한 항공기를 추적할 수 있도록 해준다.

바다에 가라 앉은 선박이나 항공기 수색에도 증강현실 기술이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 NSWC

바다에 가라 앉은 선박이나 항공기 수색에도 증강현실 기술이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 NSWC

DAVD 시스템 개발 프로젝트를 담당하고 있는 NSWC의 ‘데니스 갤러퍼(Dennis Gallagher)’ 엔지니어는 “헬멧 내부에 디스플레이가 내장되어 있어서 영화 아이언맨처럼 필요한 정보를 헬멧 내부에서 볼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다”라고 말했다.

갤러퍼 엔지니어는 “탁한 바다에서는 아무리 노련한 대원이라 하더라도 수색에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라고 언급하며 “DAVD에는 내비게이션 시스템도 장착되어 있어 위치 추적에 탁월한 성능을 발휘할 수 있다”라고 밝혔다.

현재까지 개발된 기술 수준을 살펴보면 선박이나 항공기처럼 동체 규모가 대상의 위치를 찾는 정도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기술이 더 발전한다면 아무리 미로 같은 선박  내부라도 객실이나 기관실로 빠르게 찾아가는 방법 등을 DAVD가 안내할 수 있다는 것이 NSWC 측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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