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ctober 16,2019

정신분열 ‘로제타 스톤’ 열쇠 발견

뇌 발달 시기의 핵심 유전자 영향력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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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병(調鉉病, 정신분열증)과 관련된 모든 유전자 기능을 해독하는 열쇠를 쥔 ‘로제타 스톤’ 유전자의 핵심 기능이 영국 과학자들에 의해 밝혀졌다.

이번 발견으로 뇌 발달의 초기 단계 취약한 기간에 조현병의 징후가 생긴다는 것을 알게 됨으로써 앞으로 이를 치료할 수 있는 길이 열릴 것으로 기대된다.

영국 카디프대 신경과학자들은 한 유전자가 건강한 뇌 발달에서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았던 중요한 영향력을 미친다는 사실을 새롭게 확인해 과학저널 ‘사이언스’(Science)지 7월 23일자에 발표했다.

이 유전자는 ‘DISC-1(disrupted in schizophrenia-1)’이라 불리며, 이전의 연구들에서는 이 유전자에 돌연변이가 생기면 우울증과 조울증을 나타내는 조현병을 포함한 정신질환의 고위험인자가 되는 것으로 보고됐다.

fMRI 촬영 연구 결과 기억을 하는 과업에서 조현병 환자의 뇌 영상(우)은 정상인의 뇌 영상(좌)에 비해 덜 활성화된 모습을 보여준다  ⓒ Kim J, Matthews NL, Park S(Wikipedia)

fMRI 촬영 연구 결과 기억을 하는 과업에서 조현병 환자의 뇌 영상(우)은 정상인의 뇌 영상(좌)에 비해 덜 활성화된 모습을 보여준다. 사진은 기사와 직접 관련이 없음 ⓒ Kim J, Matthews NL, Park S(Wikipedia)

분자 결합 막자 시냅스 형성 안돼

이번 연구의 목적은 뇌 발달 초기에 DISC-1과 다른 단백질과의 상호작용이 향후 뇌가 성인에 맞는 구조와 기능으로 적응해 가는 능력 즉 가소성(plasticity)과 연관이 있는지를 밝혀내기 위한 것이었다.

신경세포 간의 연결지점인 시냅스 단백질의 생성을 맡고 있는 많은 유전자들이 조현병을 비롯한 여러 정신질환과 강한 연관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왔으나 지금까지 그 원인은 파악되지 못 했다.

카디프대 생명과학대 케빈 폭스(Kevin Fox) 교수팀은 뇌의 시냅스가 건강하게 발달하도록 하기 위해 DISC-1 유전자가 처음에 “Lis’와 ‘Nudel’이라는 두 분자를 결합시킨다는 것을 발견했다.

연구팀은 쥐 실험에서 뇌 발달의 초기단계에 단백질을 방출하는 약인 타목시펜을 사용해 DISC-1이 이들 단백질을 결합시키는 것을 방해하자 뇌가 성인단계로 들어갔을 때 가소성을 상실하고, 이로 인해 뇌의 가장 큰 영역에 있는 세포(대뇌 피질 신경세포)들이 시냅스를 형성하지 못 한다는 것을 밝혀냈다.

뇌의 가소성 회복시키면 조현병 치료될 것”

폭스 교수는 “우리는 DISC-1이 조현병의 실체를 알아낼 수 있는 ‘로제타 스톤’ 유전자이며, 조현병과 관련된 모든 유전자의 역할을 이해할 수 있는 핵심 열쇠를 쥐고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가 현재 알고 있는 이 유전자에 대한 지식의 잠재력은 매우 크다”며, “우리는 뇌 발달의 가장 중요한 기간를 파악함으로써 뇌의 여러 영역들에 영향을 미치는 다른 조현병 유전자들이 그 영역들의 핵심 발달기간에 잘못 작동하는지의 여부를 검사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앞으로의 도전 과제는 이 뇌 발달의 핵심 기간에 환자들을 치료할 수 있는 방법과, 발달기간을 넘긴 성인 환자들에게도 뇌의 가소성을 회복시켜 병을 해결하는 방법들을 찾아내는 것입니다. 이를 통해 앞으로 조현병의 징후가 나타나거나 재발하는 것을 모두 예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카디프대 신경과학 및 정신건강연구소 이사인 제레미 홀(Jeremy Hall) 교수는 “이번 논문은 삶의 초기에 나타나는 미묘한 변화가 성인이 된 후 훨씬 큰 결과를 초래할 수 있으며, 이는 어린 시절의 문제가 성인이 되어서 조현병과 같은 정신질환 발병 위험도를 높이는 이유를 설명해 준다”고 말했다.

조현병은 전 세계 인구의 약 1%가 앓는 것으로 추정되며, 영국에서는 63만5000명이 여러 연령층에서 조건에 따라 이 병의 영향을 받는 것으로 알려진다. 영국에서 조현병에 드는 사회비용은 연간 118억 파운드(약 21조원)로 파악된다. 우리나라에서 정신분열성 장애와 단기반응성정신증을 합한 정신병적 장애의 유병률은 0.4%로 약 20만명의 환자가 있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2011년, 보건복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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