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선과 전선을 잇는 일. 이는 우리 생활에서 빈번하게 일어나는 일이다. 전기 없이는 하루도 살 수 없는 우리의 생활이 이를 방증하듯, 크고 작은 건물공사 등에서도 전선을 연결하는 일은 하루에 수도 없이 발생한다.
하지만 인류에게 이로움을 주는 물건은 마치 동전의 양면처럼 높은 위험성도 갖고 있다. 전기가 마치 그러하다. 평소에는 환한 불을 밝혀주며 우리의 삶을 윤택하게 만들어 주지만, 자칫 안전사고가 발생하면 감전이 되거나 불이 나는 등 돌이킬 수 없는 사고가 일어나는 것이다.
감전 위험 없는 커넥터
이영환 조우테크 대표는 이러한 고민을 안고 젊은 시절부터 지금까지 오직 '안전한 전선' 개발을 위한 외길을 걸어왔다. 그 결과 감전 위험 없이 안전하게, 그러면서도 편리하게 선과 선을 이을 수 있는 커넥터를 개발했다.
“저희 조우테크는 2009년 창립한 전선커넥터를 개발․판매하는 기업입니다. 저는 수십 년의 세월을 전산센터에서 근무했어요. 그 가운데 현직에서 느낀 아쉬운 부분을 보강하기 위해 직접 '감전 위험 없는 커넥터' 라는 아이템을 들고 창업을 결심했죠."
국내 대형 항공사의 전산센터에서 약 13년 동안 근무했던 이영환 대표는 이후 회사를 나와 사업체를 꾸려 통신과 전산에 관련한 일을 시작했다. "15년 동안 전산장비와 통신장비, 인터넷 네트워크 장비 등을 설치하면서 수많은 종류의 전선을 취급했다"는 그는 "전기라는 것이 사람에게 매우 유용한 물질이지만 한번 감전을 당하면 그 피해가 매우 크다. 심지어는 직접 전기를 다루는 사람들도 전기 만지는 것을 꺼려하는 경우가 있다. 불안감을 줄이고 실질적인 위험도를 낮출 수 있도록, 보다 안전하게 전기를 사용할 수 있는 도구를 찾다가 직접 개발에 들어갔다"며 창업 배경을 설명했다.
그 결과 탄생한 제품이 현재 조우테크의 핵심 아이템인 ‘무탈피 다접점 전선커넥터’ 다. 이 제품은 전선과 전선을 연결할 때 반드시 거쳐야 하는 피복과정을 생략할 수 있도록 해 감전사고 발생률을 획기적으로 낮췄다.
"제품 사용법은 매우 간단합니다. 연결하려는 두 전선을 커넥터의 양 끝에 장착한 후 뚜껑을 끝까지 닫아주면 끝이에요. 하지만 방법이 간편하다고 해서 우습게보면 안 돼요.(웃음) 이 과정 가운데 피복을 벗기는 일과 전선연결 등 모든 작업이 이뤄집니다. 때문에 접선 과정은 빨라지고 작업자의 작업 기피 현상도 줄일 수 있죠."
피복을 벗기지 않아도 접선이 되는 비밀은 발 커넥터 안에 있다. 일반적으로 두 개의 전선을 이으려면 먼저 접선의 껍질을 벗긴 후(피복) 그 안에 있는 금속선을 서로 꼬아줘야 한다. 하지만 조우테크의 '무탈피 다접점 전선커넥터’는 칼날을 커넥터 안에 장착 시켰기에 사람이 직접 피복하는 과정을 생략시켰다. 금형기술을 사용해 장비 안에서 저절로 선이 이어지도록 한 것이다. 작지만 날카롭게 피복하도록 했고 피복된 동선은 내부에 장착된 도체에 바로 닿을 수 있도록 구조를 제작했다.
"전선 사이즈에 맞게 커넥터 크기도 모두 다르게 디자인했습니다. 두께에 따라 다양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했어요. 전선의 두께는 국제 규격으로 사용되기 때문에 일정부분 표준화가 가능합니다. 그렇기에 커넥터는 세계 어디서나 누구든지 손쉽게 사용할 수 있는 장비라고 할 수 있죠.”
세계 시장을 향해 도약할 것
'무탈피 다접점 전선커넥터’를 개발하기 위해 이영환 대표는 그야말로 연구에 연구를 거듭하는 시간을 보내야 했다. 아슬아슬한 차이로 제품 개발은 성공할 듯 되지 않았고, 또한 이뤄질 듯 이뤄지지 않았다. 그렇게 시간을 보낸 뒤, 어렵게 '무탈피 다접점 전선커넥터’를 개발한 것이었다.
"아이디어가 쉬워 보이지만 커넥터 안에서 접선이 잘 이뤄질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실험을 했는지 몰라요. 더 간편하고 깔끔하게 접선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노력했죠. 앞으로 저희 조우테크는 ‘무탈피 다접점 전선커넥터’를 통해 국내 뿐 아니라 세계시장까지 더 크게 진출할 것입니다.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시장이에요. 세계적으로 전선의 규격이 똑같기 때문에 우리가 개발한 제품이 세계 시장에 널리 영향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죠."
이어 그는 "사실 피복을 벗기지 않고 전선을 잇는 기술은 20~30년 전부터 있었다"며 "때문에 조우테크만의 제품 차별화가 필요했다. 그 핵심열쇠로 '멀티플' 기능을 넣었다"고 설명을 이어갔다.
"멀티플 기능은 저압부터 고압에 이르는 전선을 모두 사용할 수 있도록 한 것입니다. 세계 유수의 기업들이 전선 커넥터를 만들고 있지만 고압용 커넥터는 만들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유는 결국 아이디어에 있습니다. 전기 이론을 살펴보면 저항은 면적에 반비례하고 길이에 비례해요. 커넥터는 접속을 이용하는 제품이기 때문에 저항이 제로(0)에 가까울수록 제품의 성능은 올라갑니다. 커넥터에서 문제가 되는 것은 결국 접촉저항입니다. 접속면적을 늘리면 저항이 줄어들죠. 헌데 그동안은 면적을 늘릴 방법을 몰랐던 것입니다. 저희는 계속된 고민 끝에 접속면적을 무한대에 가깝게 늘릴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습니다. 접속 할 수 있는 면적이 늘어나도록 도체를 'ㄹ' 자 모양으로 만들었습니다. 이에 따라 기존 제품과 대비했을 때 저항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었어요. 고압과 저압도 자유자재로 넘나들 수 있었고요."
이영환 대표는 이러한 아이디어를 갖고 해외 진출을 위한 적극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특허 역시 미국과 일본, 독일, 중국, 호주 등 다양한 국가에 등록한 상태다. 대만과 모로코, 싱가포르, 러시아 등은 특허 출원 중에 있다.
"저희 기업은 성장할 수 있는 거의 모든 여건이 조성된 상태입니다. 국내 시장을 넘어, 해외 시장을 향해 더 크게 도약할 것입니다. 세계적인 기술이라고 평가 받기 위해서는 결국 세계화가 답입니다. 이를 이루기 위해서는 내적으로 기본요건이 형성돼야겠죠. 가장 먼저 전문 인력이 구성돼야 할 것입니다. 글로벌 기업으로서 경영 마인드를 가진 사람들과 함께 함으로써 회사의 경쟁력을 키울 것입니다. 비전과 계획을 가진 사람들과 동역함으로써 진취적으로 앞을 향해 나아갈 거예요. 저희는 '조우테크' 라는 이름을 내건지 불과 5년이 안 되는 시간 동안 비약적인 발전을 달성했습니다. 이것은 결국 앞을 내다볼 줄 아는 인력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이라고 생각해요. 앞으로 무탈피 다접점에 관한 기술을 더욱 심화시켜 이 분야에서 세계 1위의 기업이 되고 싶습니다. 많은 여건이 갖춰줘야 하겠지만 곧 이뤄질 것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 황정은 객원기자
- hjuun@naver.com
- 저작권자 2015-02-25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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