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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과학·의학
이성규 객원편집위원
2014-07-22

재활용 가능한 종이컵 나온다 현재 생산량의 14%만 종이박스로 활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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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컵을 만들기 위해 우리나라는 매년 약 8만 톤의 천연펄프를 수입해야 한다. 이는 50센티미터 이상 자란 나무 1500만 그루에 해당하는 양이다. 연간 생산 비용만 해도 약 1500억 원이며 생산 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 양은 연간 16만 톤에 달한다.

그런데 우리는 종이컵에 대해 잘못 알고 있는 상식이 하나 있다. 종이컵은 쓰고 나서 100% 재활용할 수 있다는 게 바로 그것이다. 하지만 종이컵은 전체 생산량의 14%만 최하등급의 종이박스 용지로 재활용될 뿐 나머지는 거의 매립되거나 소각된다.

재활용률이 이처럼 낮은 이유는 종이컵의 내부가 폴리에틸렌으로 코팅되어 있기 때문이다. 종이로만 종이컵을 만들 경우 수분이 금방 흡수돼 사용할 수 없다. 재활용하기 위해선 이 같은 내부의 플라스틱층을 분리해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선 고온으로 가열해 기계로만 벗길 수 있다.

종이컵은 전체 생산량의 14%만 최하등급의 종이박스 용지로 재활용될 뿐 나머지는 거의 매립되거나 소각된다. ⓒ 연합뉴스
종이컵은 전체 생산량의 14%만 최하등급의 종이박스 용지로 재활용될 뿐 나머지는 거의 매립되거나 소각된다. ⓒ 연합뉴스

또한 미미한 양이긴 하지만 종이컵 내부에 코팅된 폴리에틸렌이 높은 온도의 액체와 만나게 되면 환경호르몬과 발암물질 등을 배출한다. 그럼에도 종이컵은 오히려 위생적이라는 이유와 편리함 때문에 환경단체들의 줄이기 운동에도 불구하고 사용량이 계속 증가하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전 세계의 종이컵 제조업계는 재활용하기 쉬운 친환경 종이컵을 개발하기 위해 경쟁을 벌이고 있다. 그런데 최근 영국에서 재활용을 쉽게 할 수 있는 ‘Green Your Cup’라는 제품을 개발해 화제가 되고 있다.

기업가이자 엔지니어인 마틴 메이어스콧(Martin Myerscough)이 개발한 이 제품은 종이로 컵 모양을 만든 후 내부에 방수용 라이너를 적용하는 방식으로 만들어졌다. 이렇게 되면 종이컵은 화학물질 없이도 판지만으로 이루어질 수 있는데, 이처럼 접착된 라이너는 재활용시 간단하게 분리될 수 있어 신문용지 등의 일반 종이로도 재사용이 가능하다. 메이어스콧은 이 제품의 개발을 위한 협력사를 모색 중이며, 내년에는 시장 판매가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한편, 우리나라의 중소기업도 사용 후 최고급 펄프로 쉽게 재활용할 수 있는 친환경 종이컵의 상용화에 성공해 국제 진출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송지테크인에서 개발한 이 종이컵은 알칼리수에서 쉽게 녹는 수성 코팅제로 내부를 코팅한 것이 특징이다.

페트병으로 강력한 항진균 물질 개발

종이컵 외에도 최근 첨단 기술을 이용해 다양한 분야에서 재활용 기술이 개발되고 있어 주목을 끌고 있다.

요즘 같은 휴가철에 버려지는 쓰레기 중 1위는 바로 페트(PET)병이다. 하지만 페트병은 1회 사용을 목적으로 만들어진 제품이므로 가급적 재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페트병은 통상적으로 입구가 좁은 형태이므로 깨끗이 세척·건조하기가 어려워 미생물 오염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페트병의 재활용 사례 중 가장 획기적이었던 사례는 2000년대 초 브라질의 한 기계공이 빈민가 주민들을 위해 만든 ‘페트병 전구’였다. 페트병에 물과 표백제를 넣은 후 지붕에 구멍을 내고 꽂아두면 태양 빛이 집안에 퍼져 전구 같은 역할을 하는 것. 이 페트병 전구는 낮에도 어두운 빈민가의 주민들에게 매우 유용하게 사용되었다.

그런데 페트병을 재활용해 인간의 생명을 살릴 수 있는 강력한 항진균 물질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싱가포르 생명·나노공학연구소(IBN)와 미국 IBM 알마덴연구소가 지난해 말 발표한 이 항진균 물질은 특히 약물저항성 진균과 진균의 바이오필름을 파괴하는 데 탁월한 효과를 발휘해 진균으로 인한 국소질환을 예방·치료하는 항진균제로 개발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연구기관이 이 같은 연구에 착수한 이유는 최근 전통적 항진균제에 저항성을 띠는 진균감염증 사례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기존의 항진균제들은 대부분 진균을 완전히 파괴하지 않고 단지 증식만을 억제하는 경향이 있어 자칫 재발을 초래할 수 있다는 문제점을 안고 있다.

이에 따라 두 연구기관은 PET를 특별한 소분자 화합물로 전환해 정전기적 상호작용으로 진균의 세포막에 구멍을 뚫어 진균을 살해하는 신물질을 개발한 것. 이 화합물은 물 속에서 저절로 조립되어 나노섬유로 엮어지는데, 이 같은 나노섬유는 분산된 개별 분자들과는 달리 양전하의 농도가 부분적으로 높고 분자량이 크므로 저농도에서도 진균의 세포막을 겨냥해 구멍을 뚫을 수 있게 해준다고 한다.

연구진은 앞으로 이 기술을 임상에 적용해 진균감염으로 고통 받고 있는 많은 환자들을 돕는 것이 궁극적 목표라고 밝혔다.

폐수에서 인 성분 추출해 재활용

가정이나 빌딩 또는 공장에서 매일 버려지는 하수나 폐수에서 열에너지를 뽑아내고 인(P) 성분을 회수하는 재활용 기술도 개발 중이다.

비료나 음료, 세제 등에 함유되어 있는 인 성분이 축적될 경우 수계가 오염된다. 더구나 인은 향후 250년 동안 사용할 수 있을 만큼 매장량이 풍부하지만 소수의 국가만이 인을 수출하고 있어 지정학적 상황이 불안해지면 수급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단점을 안고 있다.

지난 4월 독일 프라운호퍼 규산연구소의 산하 기구에서 발표한 인 재활용 기술의 핵심은 물에 초상자성산화철 입자를 첨가하는 것이다. 이 입자들은 자기장이 존재할 때 자석이 되는 성질을 가지고 있으나 자기장이 존재하지 않으면 서로 뭉치지 않고 물에서 자유롭게 떠다니게 된다.

연구진은 인 성분이 이 입자에 붙도록 접합부위를 부착시켜 초상자성산화철이 인산염 음이온을 잡아서 물 밖으로 옮기도록 했다. 자성을 사용하면 입자를 물에서 분리할 수 있어 인을 쉽게 제거할 수 있다. 이 방법은 독성을 가진 중금속과 같은 다른 유해한 물질에도 적용이 가능하다는 장점을 지닌다.

한편, 오스트리아의 ‘Stadtwerke Amstetten’라는 회사에서는 하수관을 통해 버려지는 온수의 열에너지를 재활용하려는 파일럿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이 시스템은 하수관 바로 옆에 설치한 파이프롤 통해 열을 확보한 후 그것을 중앙센터로 이송하고 거기서 고효율 펌프가 중앙난방 시스템을 가열하도록 하는 방식이다.

이 시스템의 장점은 태양발전과 같은 다른 재생가능 시스템보다 투자비 회수가 훨씬 빨라서 약 11년 정도면 회수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연구에 의하면 오스트리아 건물의 3~5%가 이 기술을 적용해 난방이 가능한 것으로 밝혀졌는데, 독일과 스위스에서도 유사한 프로젝트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성규 객원편집위원
2noel@paran.com
저작권자 2014-07-22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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