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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기술
김준래 객원기자
2016-01-25

장수하늘소, 멸종 위기 벗어날까? 국립수목원 사육기술 개발··· 생장 기간 대폭 단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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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몸이 딱딱한 껍데기로 싸여있는 사슴벌레나 딱정벌레 같은 갑충류(甲蟲類)는 재미있는 생김새 때문에 오래 전부터 사람들의 사랑을 받아왔다. 특히 장수하늘소의 경우는 그 멋진 모습과 거대한 크기로 인해, 곤충의 왕으로 불리면서 관심의 대상이 되었다.

멸종위기에 처한 장수하늘소의 단기 사육기술이 개발되었다 ⓒ 국립수목원
멸종위기에 처한 장수하늘소의 단기 사육기술이 개발되었다. ⓒ 국립수목원

하지만 그런 장수하늘소를 이제는 볼래야 볼 수가 없다. 한 때는 우리나라의 숲을 대표하던 곤충이었지만, 1990년대에 들어와 거의 멸종되다시피 하면서 자취를 감춰 버린 것이다. 국내에 존재하기는 하지만, 극소수에 불과할 것이라는 예측이 전문가들의 생각이다.

이에 따라 국립수목원은 오래 전부터 장수하늘소를 복원하기 위한 연구를 진행해 왔다.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쳤지만, 최근 들어 마침내 장수하늘소를 단기간에 대량 사육할 수 있는 방법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져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자연적 생장 기간만 7년에 달해

우리나라의 중부 지역과 북한, 그리고 중국의 만주 지역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지역에 분포되어 있는 장수하늘소는 딱정벌레류 곤충 중에서도 가장 큰 종이다. 이런 장수하늘소에 대한 정부의 관심이 높아진 시기는 지난 196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장수하늘소의 밀도가 급격하게 감소되고 있음을 파악한 문화재청은 지난 1968년에 곤충으로서는 처음으로 천연기념물 제218호로 지정했다. 이어서 환경부도 장수하늘소를 멸종위기동식물 I급으로 지정하면서, 보호를 위한 법적 제도를 마련해 놓았다.

장수하늘소의 국내 개체수가 급격하게 줄어든 이유에 대해 국립수목원의 연구진은 먹이의 감소를 원인으로 보고 있다. 주요 먹이가 ‘서어나무’인데, 이 나무가 남한에는 많지가 않아서 장수하늘소의 서식처가 줄어들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경향에 대처하기 위해 국립수목원은 그동안 장수하늘소의 복원을 위해 중국과학원 동물연구소  및 러시아과학원 극동분소와 함께 공동연구를 진행해 왔고, 그 결과 단기간 내에 장수하늘소를 대량 사육할 수 있는 원천기술을 최근 확보하게 되었다.

곤충의 왕답게 애벌레의 크기가 어른 손바닥만하다 ⓒ 국립수목원
곤충의 왕답게 애벌레의 크기가 어른 손바닥만하다. ⓒ 국립수목원

사육 기술 개발에 중점을 둔 이유는 장수하늘소가 다른 곤충들과는 달리 생장 기간이 5년에서 7년 정도라는 장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기존에도 인공번식을 통해 생장 기간을 앞당긴 사례가 있지만, 그래도 거의 4년 정도가 소요되었다.

국립생물자원관의 자료에 따르면 장수하늘소가 성충으로 자라는데 있어 가장 오래 걸리는 단계는 유충에서 번데기까지 되는 용화(蛹化) 과정이고, 번데기에서 껍질을 벗고 성충이 되는 우화(羽化) 과정은 상대적으로 짧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연구진은 생장 기간을 단축시키는 것이 장수하늘소 종 복원의 핵심이라 보고, 지난 2014년 8월에 중국에서 수컷 1개체와 암컷 2개체를 들여와 교미를 시켰다. 그리고 그로부터 최근까지 16개월 만에 확보한 알을 통해 4개체의 성충을 얻는데 성공했다.

이 같은 결과에 대해 국립수목원의 관계자는 “국내·외의 이와 유사한 연구에 비해 최대 28개월을 단축시킨 성공적인 획기적인 실험 결과”라고 밝히며 “토종 장수하늘소 복원 연구의 이정표를 세웠다”라고 평가했다.

다른 멸종 위기 곤충들의 복원에도 적용 가능

국립수목원은 이번 장수하늘소 단기 사육 기술 개발의 성과를 크게 세 가지로 보고 있다. ▲성충으로 자라기까지의 기간을 자연적인 방법보다 1/3로 크게 단축시킨 점 ▲알에서 성충으로 자라기 까지 안정적인 사육 체계를 구축했다는 점 ▲인공먹이 제조법 등 장수하늘소 맞춤형 사육 원천기술을 확보했다는 점 등이다.

우화과정을 거치고 있는 장수하늘소 ⓒ 국립수목원
우화과정을 거치고 있는 장수하늘소. ⓒ 국립수목원

다음은 이번 장수하늘소 단기 사육 기술 개발을 담당했던 임종옥 임업연구사와의 일문일답이다.

- 국립수목원 연구진이 개발한 이번 기술의 핵심 사항을 정리한다면?

생육 환경과 사료라 할 수 있다. 온도나 습도 같은 생육 환경과 서어나무 같은 먹이를 얼마나 최적의 조건과 성분으로 장수하늘소에게 제공하느냐에 따라 생장 속도가 달라지기 때문에 생장 기간도 달라지게 된다.

- 중국에 있는 장수하늘소를 들여온다면, 엄밀하게 말해 우리의 장수하늘소라 할 수 있을지?

중국의 길림성이나 흑룡강성, 그리고 러시아의 블라디보스토크 지역에서 살고 있는 장수하늘소는 학명이 Callipogon relictus로서, 우리나라의 것과 같은 종이다. 따라서 이를 번식하여 사육하는 것은 우리나라의 장수하늘소를 키우는 것과 같다고 볼 수 있다.

- 단기 사육 기술 개발의 기대효과에 대해 언급해 달라

이번 기술로 개체수가 어느 정도 확보된다면, 우리나라 장수하늘소의 고유 특성을 규명하는 생태연구가 가능해진다는 점에 기대를 걸고 있다. 그동안 파악하지 못했던 먹이가 되는 식물과 서식처 환경 선호도, 그리고 산란 특성 등의 생태 연구로 확대할 수 있는 것이다.

- 이 외에도 또 다른 파급효과가 있다면?

이번 기술은 장수하늘소 번식에만 사용되는 것이 아니다. 멸종위기에 처한 다른 곤충들의 복원에도 적용 가능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차후 경제적 파급 효과도 클 것으로 예상된다.

김준래 객원기자
stimes@naver.com
저작권자 2016-01-25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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