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ctober 22,2019

장마철, ‘도로 위 지뢰’ 제거

스스로 포트홀 없애는 콘크리트 개발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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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장마가 시작됐다. 그런데 올 여름 장마는 강우량이 예년보다 많고 특히 국지성 호우가 자주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같은 장마철에는 ‘도로 위의 지뢰’라 불리는 포트홀이 많이 발생해 운전자들을 공포에 떨게 한다.

기상청 및 서울시 자료에 의하면 강수량이 792㎜였던 2015년에는 포트홀의 발생건수가 3만6887건이었던 것에 비해 2043㎜가 내렸던 2010년에는 7만7564건이나 되었다. 강수량이 많을수록 포트홀의 발생건수가 급증하는 셈이다.

포트홀(pothole)이란 아스팔트 포장의 표면 일부가 떨어져 나가 마치 솥(pot)처럼 구멍이 파이는 현상을 일컫는다. 도로 위에 이처럼 움푹 파인 구멍이 생기는 이유는 바로 물 때문이다.

세계 각국에서 포트홀 문제 해결을 위한 기술 개발 및 연구가 활발히 진행 중이다. ⓒ 연합뉴스

세계 각국에서 포트홀 문제 해결을 위한 기술 개발 및 연구가 활발히 진행 중이다. ⓒ 연합뉴스

아스팔트의 원재료들은 역청이라는 끈적끈적한 검은 물질로 인해 단단히 접착된다. 그런데 차량이 오가면서 도로 위에 미세한 균열이 생기게 되고, 그 틈으로 스며든 물이 수축․팽창을 반복하게 되면 접착력이 약화돼 아스팔트 덩어리가 결국 떨어져 나오고 만다.

제설작업에 쓰이는 염화칼슘도 포트홀의 발생시키는 주원인 중 하나다. 눈이 녹아내려 염화칼슘과 섞이게 되면 어는점이 내려가 웬만한 한파에서도 얼지 않게 된다. 따라서 염화칼슘을 뿌린 곳은 겨울 내내 아스팔트 표층 속으로 물이 스며들어 역청의 접착력을 약화시킨다.

원유정제기술의 발전도 포트홀 증가의 원인으로 꼽힌다. 최근 들어 원유를 두 번 증유하는 등 정제기술이 발전하면서 부산물인 아스팔트의 질이 떨어졌다는 지적이다. 그밖에도 도로포장의 노후화 및 교통량 증가 등이 포트홀의 주요 원인으로 거론된다.

장마철에 포트홀 발생건수 급증해

비가 많이 쏟아지는 장마철에는 포트홀이 잘 보이지 않아 더욱 큰 사고로 이어질 우려가 높아진다. 빠른 속도로 달리는 자동차가 포트홀에 빠지게 되면 펑크가 나거나 타이어 휠 또는 충격흡수장치 등이 망가지기도 한다.

선진국들도 포트홀로 인한 피해가 급증하고 있기는 마찬가지다. 미국 자동차협회에 의하면 미국에서 포트홀로 인해 차량에 손상을 입는 운전자의 수가 매년 1600만명이 넘는다. 그에 따른 수리비도 1년에 30억 달러(약 3조5000억 원)나 된다.

이에 따라 세계 각국에서 포트홀 문제 해결을 위한 기술 개발 및 연구가 활발히 진행 중이다. 네덜란드 델프트기술대학 연구진은 ‘스스로 치유하는 콘크리트’를 개발, 실험에 성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연구의 핵심 비법은 바로 이집트 와디 나트룬 지역의 활화산과 알칼리 성분이 높은 호수의 인근에서 발견한 박테리아다.

이 박테리아를 콘크리트, 젖산칼슘 등과 혼합하면 석회석이 새로 만들어져 콘크리트에 생기는 구멍이 스스로 메워지게 되는 원리다. 박테리아가 젖산칼슘을 에너지원으로 삼아 콘크리트의 성질에 맞춘 포자와 석회석을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연구진이 상용화에 성공할 경우 올해 안에 뿌려주는 것만으로 포트홀 수리 효과를 볼 수 있는 ‘바이오 콘크리트 스프레이’가 출시될 예정이다.

영국의 자동차업체 재규어-랜드로버는 주행하는 자동차가 도로에 뚫린 포트홀을 미리 알아내 피해가도록 하는 시스템을 개발 중이다. ‘포트홀 얼럿 시스템(Pothole Alert System)’이라 불리는 이 기술은 포트홀을 먼저 감지한 차가 클라우드 서버에 포트홀의 좌표 데이터를 전송하면 다른 차들에게 전달돼 포트홀의 위치를 알려주는 방식이다.

차가 포트홀 구간을 지날 때 타이어의 순간 압력 및 서스펜션의 변화, 전방 카메라 등을 종합적으로 계산해 포트홀을 자동으로 찾아낸다. 이렇게 찾아낸 포트홀 데이터를 전송하면 다른 차들의 내비게이션과 헤드업 디스플레이를 통해 포트홀 경고 알림 메시지가 표시된다.

나노입자 등으로 포트홀 예방법 연구 중

한편, 미국 미네소타대학의 연구진은 기존 아스팔트에 1~2% 정도의 자철석을 섞어 포트홀이 발생했을 때 간편하게 수리할 수 있는 아스팔트를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자철석이 함유된 아스팔트에 극초단파 발생기를 갖다 대면 100℃ 이상으로 아스팔트가 가열돼 접착력이 강화되는 원리를 이용한 것이다.

또한, 영국 리즈대학 연구진은 도로의 검사 및 유지 보수 과정을 아예 자동화하려는 연구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며, 스위스에서는 도로 위의 미세한 균열이 포트홀로 확대되기 전에 나노 입자를 활용해 균열을 메우는 방법을 연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의 경우 서울시와 경기도 등의 지자체에서 포트홀에 대한 실시간 신고 시스템을 운영 중이다. 택시 및 버스 기사들의 도움을 받아 운행 중 포트홀이 발견되면 스마트폰이나 차량 내 설치된 버튼을 눌러 바로 신고하는 방식. 신고가 접수되면 해당 지역의 긴급복구반이 출동해 도로를 보수한다.

포트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신기술들도 다양하게 개발 중이다. 대표적인 것이 한국건설기술연구원에서 선보인 유리섬유 보강 아스팔트다. 이 기술은 유리섬유 가루 등을 아스팔트와 혼합해 도로의 내구성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킴으로써 포트홀의 발생을 대폭 줄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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