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석으로 들여다본 생명의 신비

MRI에서 단백질 연구까지

사이언스타임즈는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과 공동으로 이 시대의 화두가 되고 있는 과학기술을 알기 쉽게 소개하기 위한 기획시리즈를 만들어 매주 수요일에 연재합니다. 독자 여러분들의 많은 관심을 부탁드립니다. [편집자 註]


전화, 마이크, 모터, 테이프레코더, TV, 변압기, 현금카드… 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바로 자석을 사용한다는 것이다. 이와 같이 자석은 우리의 생활과 뗄 수 없는 관계를 갖고 있다. 최근에는 자기부상열차나 자석을 이용한 치료법 등도 등장했는데, 이러한 자석을 이용하여 인체의 내부를 들여다 볼 수 있다. 얼마나 자세히 들여다 볼 수 있을까?



자석은 이미 기원전부터 중국에서 발견되었으나, 자석이 남북 방향을 가리킨다는 사실은 기원 전후로 알려진 것으로 추정된다. 기원전 210년경 여씨춘추라는 책에 지남차(指南車)라고 하는 기록이 있고, 후한 말에 목제 물고기의 밑에 자석을 붙여서 수중에서 나침반으로 사용했다고 전해진다. 11세기에 이르면 이 방법을 항해에도 사용하게 된다. 나침반의 원조인 이 장치는 당시에 중국에 왔던 아랍 상인들에게 전해졌고, 마침내 유럽 선원들에게도 알려지게 되었다.



우리는 학교에서 지구가 커다란 자석이라는 사실을 배웠다. 어떻게 해서 지구가 자석이 되었는지는 아직 확실치는 않으나, 지구 내부의 2900 km ~ 5000 km 부분에는 500도 정도의 고온고압의 철이 흐물흐물 녹아 있다고 생각되고 있다. 철은 70도 이상이 되면 자성을 잃어 버리므로, 이렇게 흐물흐물 녹아 있는 철은 자성을 잃어버린 양성(+) 이온의 집합체가 된다. 이 이온의 집합체가 지구 자전에 의해 원형운동에 비슷한 대류가 일어나면, 원형 전류에 의해 자장이 생기는 경우와 마찬가지로 지구자석이 형성된다고 생각된다.



지구자석의 세기를 1이라고 하면, 초등학교 때 사용한 막대자석은 약 1천배, 전자석은 약 1만배, 그리고 초전도자석은 약 10만배의 자성을 갖는다. 뿐만 아니라 인체의 심장도 지구자장의 100만분의 1, 그리고 인체의 뇌는 약 1억분의 1의 자성을 갖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뿐만 아니라, 수소 원자의 핵은 양성(+) 전기를 띠고 있는데, 원자마다 고유의 회전수로 스핀운동을 하고 있어, 작은 자석과 같다. 따라서 체내의 물이나 단백질 등 거의 모든 분자가 자석에 의해 변화를 관측할 수 있는 것이다.



지구자성의 약 수십만배가 되는 초전도자석 안에 사람이 들어가게 되면, 어떻게 될까? 눈에도 보이지 않고, 우리 몸에 아무 느낌이 없으나, 인체의 수소핵은 약하게 자화가 되어 전기적 신호로 체내 물 분자의 움직임을 관측할 수가 있다. 이것이 MRI의 원리이다. 이러한 인체 자석의 에너지 변화는 매우 약하여, 마치 우리가 라디오의 음악을 듣는 것과 같은 정도의 가벼운 영향을 주므로, MRI는 X-ray와 달리 비교적 안전한 검사기기이다. 이것은 인체 비파괴적 검사로 뇌조직 등 체내 영상이나 동영상도 관측할 수 있다.



우리가 먹은 약은 체내에서 어떻게 해서 약효를 발휘하게 될까? 해열진통제 아스피린을 복용하게 되면 이 약물은 체내의 사이클로옥시게네이즈 이라는 단백질에 결합하여, 이 단백질의 기능인 염증 반응을 조절함으로써, 해열 진통 효과를 갖는다. 이러한 단백질은 어떤 원자로 구성되어 있는가? 그렇다. 수소(H), 질소(N), 탄소(C)를 주성분으로 하고 있다. 이러한 단백질도 역시 초전도 자석 안에 들어가면 약하게 자화됨으로써, 우리가 관측할 수 있는 대상이 된다. 단백질은 그 종류에 따라 생긴 모양이 천차만별이고, 그 모양과 성질에 따라서 단백질의 기능이 정해진다. 예컨대 헤모글로빈은 산소를 운반하기 좋은 모양을 가지고 있고, 트립신은 음식물을 분해하기 좋은 동물의 입 모양의 구조를 가지고 있다.



사람 몸에 병이 생긴다는 것은 많은 원인에 의하여 단백질들이 제대로 기능을 수행하지 못하거나 과하게 활동하는 경우, 또는 외부에서 침입한 미생물의 활동이라고 볼 수 있다. 이러한 경우 인간 유전체에 들어 있는 단백질의 기능을 조절하거나, 미생물 침입자의 단백질의 기능을 억제하면 질병을 치료할 수 있다. 즉 특정 단백질의 활성 부위에 결합하여, 단백질의 기능을 억제하는 약을 만들 수 있는 것이다. 우리가 단백질의 기능과 모양을 좀 더 자세히 관측할 수 있다면, 우리의 생명을 위협하는 질병, 노화, 기능부전 등으로부터 해방되어 건강한 삶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단백질의 모양과 움직임을 초전도 자석을 통해 관측할 수 있다는 사실은 무한한 생명의 신비로의 여행을 꿈꾸게 해 준다. 또한 질환 치료 및 삶의 질 향상으로 한 걸음 더 가까이 갈 수 있을 것이다.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Korea Basic Science Institute) 단백질체구조 연구부 자기공명팀은 이러한 자석을 이용한 생명과학탐구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충북 오창에 초전도 자석을 활용한 고자장 자기공명장치 실험실을 구축하고 있으며, 세계 최고의 단백질용 자기공명장치를 도입, 활용하여, 대한민국의 과학 발전 및 인류 건강에 공헌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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