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디스플레이’ 가 중요해지다

전기차, 5G 등 신기술 등장이 한몫

청각장애인을 위해 적용된 ATC 기술 ⓒ  현대자동차

청각장애인을 위해 적용된 ATC 기술 ⓒ 현대자동차

지난 1월 7일 현대자동차는 ‘조용한 택시 (The Quiet Taxi)’라는 영상을 유튜브 (YouTube)에 올렸다. 반응은 뜨거웠다. 해당 영상은 한국어와 영어 2가지 버전으로 공개됐는데, 1월 말 기준으로 1400만을 돌파했다.

‘조용한 택시’ 영상은 현대자동차가 2017년에 진행한 R&D 페스티벌에서 수상한 ‘청각장애인을 위한 지원 시스템 (ATC: Audio-Tactile Conversion)’을 소개한 것이다. 해당 영상에는 청각이 불편한 택시 기사가 ATC에 적용된 택시를 운전하는 모습이 담겨있다.

ATC는 소리를 촉각으로 바꿔주어 청각이 불편한 운전자가 자동차를 더 쉽게 운전할 수 있게 도움을 주는 기술이다. 주변 소리 또한 운전에 중요한 요소인데, 청각이 불편한 운전자에게는 일반인보다 운전이 더 어려울 수밖에 없다. 그런데 청각을 소리로 바꿔주면 운전의 불편함을 덜 수 있다.

ATC는 주변 장애물과의 거리, 자동차의 경적, 사이렌 소리 등을 인공지능 (AI)으로 이를 학습해 분류할 수 있다. 그리고 운전자에게 헤드업디스플레이 (HUD)로 이를 시각화해서 보여준다. 그뿐만 아니라, 운전대에 진동과 LED 컬러를 적용해 운전자가 주변을 쉽게 파악할 수 있게 제공하고 있다.

ATC 기술로 주변의 소리를 HUD와 운전대로 알려주는 모습 ⓒ현대자동차

ATC 기술로 주변의 소리를 HUD와 운전대로 알려주는 모습 ⓒ현대자동차

현대자동차의 ATC 기술은 실제로 청각이 불편한 사람에게 큰 도움이 될 수 있는데, 이러한 이유로 영상 시청자의 반응은 뜨거웠다. 필자 또한 이에 큰 감명을 받았다.

아울러 자동차의 디스플레이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 점에서 큰 감명을 받았다. 이를 통해 디스플레이가 자동차에서 중요해지고 있음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디스플레이가 중요해지는 이유    

시장 조사 전문 기관 ‘IHS 마킷 (IHS Markit)’은 자동차의 디스플레이에 새로운 IT 기술이 접목됨에 따라 디스플레이의 역할이 변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리고 자동차에서 디스플레이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IHS 마킷의 이러한 전망은 자동차의 디스플레이 산업의 실질적인 분석에 기반을 둔 것이다. IHS 마켓은 2018년의 자동차 디스플레이 패널 출하량이 1.64억 개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는데, 이는 전년 대비 11% 증가한 수치이다.

특히 자동차 디스플레이의 주요 부분 (계기판, HUD, 센터스택)에서 많은 증가율을 보일 것으로 분석했다. 2018년 해당 부분의 시장규모가 135억 달러 (약 16.2조 원)에 이를 것으로 분석했는데, 이는 전년 대비 17% 증가한 수치이다.

백미러의 디스플레이 또한 대폭 증가할 것으로 분석했다. 2018년 백미러 디스플레이 출하량을 160만 개로 추산하고 있는데, 이는 전년 대비 52% 증가한 수치이다.

자동차의 센터스택 디스플레이

자동차의 센터스택 디스플레이
ⓒ Max Pixel

이처럼 자동차에서 디스플레이 비중이 증가하고 있다. 그럼 디스플레이가 어떤 요인 때문에 자동차에서 중요해지고 있는 것일까? 세 가지의 신규 기술의 등장 때문으로 볼 수 있다.

첫 번째 기술은 전기차이다. 전기차는 동력을 담당하는 파워트레인 (Powertrain)이 자동차 하부에 모두 있는 특징이 있다. 이는 자동차 전면에 파워트레인을 두는 내연 기관차와 완전히 다른 구조이다.

전기차의 이러한 구조는 자동차 주변부에 각종 장비를 달 수 있게 하는 장점이 있다. 이는 디스플레이 장치를 달 수 있게도 한다. 다시 말해, 전기차의 구조가 디스플레이 설치에 최적의 공간을 제공하는 셈이다.

두 번째 기술은 5G를 들 수 있다. 5G는 기존 4G보다 20배 이상 빠르며, 4G보다 네트워크 지연이 10분의 1 수준이다. 쉽게 말하면, 엄청나게 빠른 네트워크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5G의 이러한 속도는 초고화질 영상도 끊기지 않고 볼 수 있게 한다. 물론 자동차 내에서도 말이다. 그런데 초고화질 영상을 제대로 즐기기 위해서는, 그에 맞는 디스플레이가 필요하다. 5G 제공의 자동차에서는 우수한 디스플레이를 필요로 할 수밖에 없다.

작년 KT는 ‘5G 자율주행 버스’를 선보인 바 있다. 자율주행 버스 내부에는 5G 기반으로 고화질 콘텐트를 시연했다. 이는 자동차 내에서 우수한 디스플레이가 그만큼 필요해짐을 보여준다.

끝으로 자율주행 시스템이 자동차의 디스플레이 비중을 키우고 있다. 자율주행차는 자동차의 패러다임을 전환시키는 기술로 볼 수 있는데, 이동 수단에서 휴식 공간으로 변모시키고 있다.

탑승자는 자동차에서 휴식을 취하면서 여러 서비스를 원할 것이다. 디스플레이는 이러한 서비스의 제공 매개체로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디스플레이는 자율주행차로 인해 비중이 커지게 되는 것이다.

EQ 포투의 내부 모습 ⓒ Flickr

EQ 포투의 내부 모습 ⓒ Flickr

디스플레이에 주목하는 자동차 회사    

자동차에서 디스플레이 비중이 커지고 있음을 확인했다. 그럼 자동차 회사는 디스플레이를 어떻게 발전시키고 있는 것일까?

벤츠는 2015년 국제전자박람회 (CES 2015)에서 콘셉트 자동차 ‘F015’를 선보였다. F015의 특징은 내부 곳곳에 터치스크린 디스플레이를 장착한 것이다. 탑승자는 해당 디스플레이를 통해 영화 시청, 화상 통화 등 여러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이어 2017년 프랑크푸르트 국제 모터쇼 (Frankfurt International Motor Show)에서 또 다른 컨셉트 자동차 ‘EQ 포투 (EQ fortwo)’를 선보였는데, 외부에 적용된 디스플레이 기술이 눈에 띄었다.

자동차 내부에는 센터 스택에 영상 시청, 통화 등 일반적인 기능을 제공한다. 이에 더해 EQ 포투는 자동차 앞면 부에 44인치 크기의 검은색 패널을 설치해 자동차 상태를 표시할 수 있게 했다. 그리고 자동차 문의 바깥에도 디스플레이를 설치했는데, 자동차가 탑승자를 친근하게 받아들일 수 있게 했다.

아우디는 사이드 부분에 미러 대신에 영상 기기를 설치해서 이를 디스플레이로 표현하는 ‘이 트론 (E-Tron)’을 선보였다. 해당 기술은 올해 초에 아우디 고급 차량에 설치되어 출시될 예정이다.

이 트론의 영상 기기에는 상면도 (Top-view) 카메라, 움직이는 카메라가 설치돼 있다. 그리고 주변 장애물을 인식하는 센서도 설치돼 있다.

이 트론은 이러한 기기 장착을 통해 운전자가 원하는 데로 자동차 옆 주변부의 화면을 디스플레이로 볼 수 있게 제공할 뿐만 아니라, 80km/h 이상의 고속 주행, 회전 등의 상황에서 알맞은 주변 영상을 제공할 수 있게 했다. 그리고 차선 변경 시에는 센서를 동작해 자동차가 오는지 여부도 알 수 있게 한다.

이외에도 웨이레이(Wayray)는 자동차 HUD ‘나비온 (Navion)’을 출시했다. 웨이레이는 증강현실을 이용해 HUD에 각종 운전에 필요한 정보를 표시할 수 있게 했다. 차량 속도, 내비게이션 기능 등을 제공하고 있다. 아울러 홀로그램 디스플레이 기술을 장착해 선명한 화면을 제공하는 것도 특징이다.

포르쉐, 혼다, 현대자동차 등을 대상으로 실증 연구를 진행한 바 있으며, 지난 CES 2019에서는 현대자동차의 제네시스에 탑재한 모습을 시연했다.

이처럼 많은 기업에서 자동차의 디스플레이 개발에 신경을 쓰고 있다. IHS 마킷이 전망한 것처럼 자동차에서의 디스플레이 비중이 커질 전망이다. 디스플레이로 인해 변화되는 자동차의 모습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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