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속도 100배 빨라진다”

꼬임광선 해독할 나노 판독장치 개발

광섬유는 데이터 속도를 빛의 속도로 만들어준다.

이를 이용한 광통신시스템은 기존 구리케이블시스템보다 정보 전송 용량이 아주 크고, 전기적으로 간섭을 받지 않아 전송 도중에 정보 손실이 거의 없다.

또한 장거리 통신에 광섬유케이블을 사용하면 같은 길이의 구리케이블보다 신호를 덜 증폭해도 잘 전송된다. 많은 통신 회사들이 대규모 광섬유케이블망을 설치하고, 태평양과 대서양 사이에도 해저 광섬유케이블을 가설해서 통신에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SNS 확산 등으로 전 세계에서 사용중인 트래픽 양은 이런 광통신시스템의 장점조차 무색할 수준으로 치솟고 있다.

이에 광학섬유를 연구하는 과학자들은 그동안 빛의 밝기, 색, 전달 방향 등의 특성을 이용해 더 빠르고 많은 양의 정보를 정확하게 전송할 수 있는 방안을 연구해왔다. 그래서 고안된 것이 꼬임광선(twisted light)이다.

과학자들은 광섬유 안에서 빛을 여러 가닥으로 꼬이게 할 수 있다면 광대역(broadband) 광섬유가 가능하다고 판단했다. 이는 광대역 네트워크에서 주파수 분할 다중화 기법을 이용해 다수의 데이터 채널을 운영하고 있는 것과 비슷한 개념이다.

기존 인터넷 속도를 100배 빠르게 할 수 있는 광섬유 해독장치가 개발돼 주목을 받고 있다. 사진은 로열 멜버른 대학 연구팀이 개발한 꼬임광선 해독장치.   ⓒRMIT Uinversity

기존 인터넷 속도를 100배 빠르게 할 수 있는 광섬유 해독장치가 개발돼 주목을 받고 있다. 사진은 로열 멜버른 대학 연구팀이 개발한 꼬임광선 해독장치. ⓒRMIT Uinversity

“전송용량 부족사태 해결할 수 있어”  

그동안 섬유광학자들은 꼬임광선을 실현하기 위해 다양한 연구와 실험을 거듭해왔다. 그리고 호주 로열 멜버른 공과대학(RMIT’ School) 연구팀이 꼬임광선 안에서 나노수준의 광자 움직임을 정확히 해독할 수 있는 광섬유를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25일 미국 과학논문소개사이트인 ‘유레칼러트(www.eurekalert.org)’는 광섬유를 지나가는 꼬임광선을 빠르고 정확하게 해독해 지금의 인터넷 속도보다 100배 빠른 속도를 구현할 수 있는 획기적인 광섬유 해독장치를 개발했다고 보도했다.

논문은 과학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 24일자에 게재됐다. 논문 제목은 ‘Angular-momentum nanometrology in an ultrathin plasmonic topological insulator film’이다.

논문 공동저자인 RMIT의 하오란 렌(Haoran Ren) 교수는 ‘유레칼러트’, ‘가디언’ 지 등과의 인터뷰를 통해 “꼬임광선을 해독하기 위해 제작한 이 나노포토닉스 디바이스(nanophotonic device)가 향후 초고속, 초광대역 통신시대를 열기 위한 열쇠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인터넷 상의 최근 전송량 폭증은 심각한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광전송기술 발전이 7년간 10배씩 늘어나는 트래픽증가 속도를 따라가지 못해 ‘전송용량 부족(capacity crunch)’ 사태가 예상된다고 우려하고 있다.

RMIT 렌 교수는 “이런 상황에서 광섬유를 통한 데이터 전송방식을 연구해왔으며, 광섬유의 대역폭을 늘려 가중되고 있는 전송용량 부족 사태를 일거에 해결할 수 있는 정교한 장치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그동안 세계 각국에서 사용해오던 광대역 통신망은 호주 NBN(National Broadband Network)처럼 빛에 포함돼 있는 색상, 즉 컬러 스펙트럼(color spectrum)을 통해 데이터를 해독해왔다.

새로 개발한 장치는 색상 외에 진동(oscillation), 형태(shape), 광파(light waves) 등을 동시에 해독할 수 있다. 렌 교수는 “나노 수준의 다양한 분석을 통해 특정 시간 내에 보낼 수 있는 정보량인 대역폭(bandwidth)을 대폭 확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저비용으로 광섬유 광대역 통신망 구축

빛이 진행하면서 소용돌이 형태의 모양을 그리는 것을 ‘궤도 각 운동량(OAM:Orbital Angular Momentum)’이라고 한다. 이런 운동량을 지닌 빛을 ‘소용돌이 빔’, 그리고 이런 운동에 의해 발생하는 빛의 선을 ‘꼬임광선’이라고 한다.

지난 2016년 RMIT의 인공지능‧나노광학 연구소(LAIN)에서는 ‘사이언스’ 지에 나노광자 칩을 활용, 꼬임광선을 통해 전달되는 데이터를 어떻게 해독할 수 있는지 그 방식을 담은 내용의 논문을 발표해 세계를 놀라게 한 바 있다.

그러나 다수의 빛 정보를 지닌 광대역 꼬임광선을 해독하는 일은 쉽지 않았다. 렌 교수는 “과거에 개발한 정보해독 장치는 크기가 중형 테이블 정도로 매우 컸지만 통신에 적용하기에는 그 역량이 매우 부족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러나 이번에 RMIT에서 개발한 이 장치(OAM nano-electronic detector)는 10억분의 1 시트(sheet)의 매우 얇은 다중 나노 시트를 사용해 광섬유의 시작서부터 끝까지 이어지는 꼬임광선의 빛 정보를 정교하게 해독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에는 한국계인 로열 멜버른 대학의 민 구(Min Gu) 교수도 참여했다. 한국 이름으로 김민구인 그는 ‘유레칼러트’와의 인터뷰를 통해 “다른 기기에 사용하는 실리콘과 호환이 가능한 것으로 광섬유 적용을 손쉽게 해주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이번에 제작한 ‘OAM nano-electronic detector’가 꼬임 광선에 의해 전달되는 정보를 해독하는 ‘눈(eye)’과 같다”고 설명했다. 꼬임 광선을 통해 전달되는 다양한 데이터를 신속‧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다는 것.

그가 특히 강조하는 것은 작은 사이즈와 낮은 비용이다. 김 교수는 “이 작은 기기는 기존의 광대역 광통신망에 손쉽게 적용할 수 있도록 제작됐으며, 잠재적으로 기존 인터넷 통신망의 속도를 향후 수년 내에 100배 더 고속화할 수 있는 능력을 지니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 장치가 황혼 빛을 흡수해 양자 정보를 처리할 수 있을 정도의 성능을 지니고 있다”며 “양자 통신, 양자 컴퓨팅, 양자 인터넷 등에 적용할 경우 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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