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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 아프리카 기원설’ 흔들리나

그리스에서 570만 년 된 발자국 화석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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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 기원에 대해서 정설로 굳어지는 이론 중 하나는 인류의 조상이 아프리카에서 시작했다는 것이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을 비롯해서 탄자니아와 에티오피아 등지에서 잇따라 발견된 ‘인간족’(hominin) 화석은 움직일 수 없는 증거로 제시됐다.

그런데 최근 그리스에서 570만 년 된 사람 발자국 화석이 발견됨에 따라, 인류의 아프리카 기원설을 근본적으로 흔들지 모른다고 세계적인 고생물학자인 스웨덴 웁살라 대학의 페르 알베르그 (Per Ahlberg) 교수는 강조했다.

그리스 크레타 섬에서 발견된 이 화석은 아프리카에서 유인원과 비슷한 인간족이 존재하고 있을 때 유럽에는 사람과 같은 발을 가진 인류가 존재했다는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다.

연구팀은 이 같은 내용을 최근 지질학협회보(Proceedings of the Geologists’ Association)에 실었다.

이번 연구의 제1저자인 제라드 기에린스키(Gerard Gierlinski)는 2002년 그리스 크레타(Crete) 섬에 휴가차 놀러갔을 때 우연히 이 화석을 발견했다. 폴란드 지질연구소 고생물학자인 그는 당시만 해도 그저 포유동물의 발자국으로만 생각했을 뿐 더 이상 깊이 분석하지 못했다.

크레타 섬의 트라칠로스 발자국 화석 ⓒAndrzej Boczarowski

크레타 섬의 트라칠로스 발자국 화석 ⓒAndrzej Boczarowski

그러다가 2010년 그는 이번 연구의 제2저자인 그르제고르 니드바이스키(Grzegorz Niedzwiedzki)와 함께 방문했다. 폴란드 고생물학자이면서 현재 스웨덴 웁살라대학에서 연구하는 니드바이스키와 기에린스키는 이 발자국이 570만 년 됐으며 ‘인간족’에 속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크레타 섬에서 ‘트라칠로스’ 화석 발견    

과학자들은 1925년부터 시작해서 20세기 중반, 인간과 유인원의 중간단계라고 생각했던 오스트랄로피테쿠스(Australopithecus 猿人 원시인류) 화석을 아프리카에서 잇따라 발견한 이후, 인간의 기원은 아프리카에서 나왔다고 생각해왔다.

게다가 1978년 탄자니아에서 370만 년 된 라에톨리(Laetoli) 발자국 화석이 발견되면서 이 가설은 정설로 굳어지는 듯 했다. 인간족은 아프리카에서 시작했을 뿐 아니라, 그곳에서 수 백만 년 동안 고립된 채로 머물다가 유럽과 아시아로 퍼졌다는 가설이 굳어지는 듯 했다.

그런데 이번에 약 570만 년 된 사람 닮은 발자국이 크레타에 남아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견됐으니, 인류의 기원에 대한 정면 도전이 될지 모른다.

사람의 발은 다른 모든 육상동물과는 뚜렷하게 다른 모습을 갖는다. 발바닥이 길고, 길지 않은 발톱을 가진 5개의 짧은 발가락이 있으며, 엄지발가락은 다른 4개의 발가락 보다 훨씬 큰 것이 바로 사람 발의 특징이다.

인류의 가장 가까운 친족인 유인원(침팬지 고릴라 오랑우탄 등)의 발은 엄지손가락 같은 엄지발가락을 가지고 있어서 사람 손처럼 보인다.

오스트랄로피테쿠스에 속하는 인간족이 남긴 것으로 여겨지는 탄자니아 라에톨리 발자국은 발뒤꿈치가 좁고 발바닥에 아치형이 부족한 것만 빼고는 현대인류와 매우 비슷하다. 이에 비해서 1992년에 발견된 에티오피아의 아르디피테쿠스 라미두스(Ardipithecus ramidus)는 440만 년 전 화석으로 유인원 같은 발을 가졌다.

이번에 과학자들이 크레타 서부 트라칠로스(Trachilos)에서 발견한 발자국 화석은 분명히 사람 발자국 모양을 가졌다. 특히 발가락이 더욱 그렇다. 엄지발가락은 인간의 것과 형태와 크기 및 위치가 유사하다. 게다가 유인원에서는 절대 나타나지 않는 발바닥에 분명한 공모양의 둥근 형태가 뚜렷하다.

발바닥은 라에톨리 발자국에 비해서는 비율적으로 짧지만, 일반적인 형태를 가지고 있다. 한마디로 줄여서 트라칠로스 발자국 화석은 초기 인간족에 속한다는 것을 분명하게 말해주면서도 370만 년 된 에티오피아 라에톨리 보다 오래됐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크레타 트라칠로스 발자국 화석은 아마도 작은 강 삼각주였을 모래해안에 남아있는데 비해서, 라에톨리 자국은 화산재에 남아있다.

트라칠로스 발자국 화석.  현대 인류와 매우 흡사하다. ⓒ Andrzej Boczarowski

트라칠로스 발자국 화석. 현대 인류와 매우 흡사하다. ⓒ Andrzej Boczarowski

이번 연구의 마지막 저자인 웁살라 대학의 고생물학자인 페르 알베르그(Per Ahlberg) 교수는 “이번 발견을 논쟁적으로 만드는 것은 이 발자국의 나이와 위치”라고 말했다.

트라칠로스 화석 나이 570만 년은 지금까지 발견된 인간족 화석 중 가장 오래된 차드의 사헬란트로푸스(Sahelanthropus 600~700만 년)보다는 젊고 케냐의 오로린(Orrorin)과 같은 시대로 보이지만, 아르디피테쿠스 보다는 100만 년더 오래된 것이다. 이것은 아르디피테쿠스가 후기 인간족의 직접 선조라는 가설과 충돌을 일으킨다.

인류의 기원 이론에 정면 도전 

그러나 크레타 트라칠로스 발자국 화석은 560만 년 전에 지중해가 잠시 말랐을 때 형성된 퇴적층 바로 아래에서 발견됐다. 흥미롭게도 올해 초 다른 연구팀은 그리스와 불가리아에서 발견한 720만 년 된 그레코피테쿠스(Graecopithecus) 파편을 인간족 화석으로 다시 해석했다.

트라칠로스 발자국이 형성된 후기 마이오세(Miocene 중신세)시대에는 사하라 사막은 존재하지 않았으며 사바나와 같은 환경이 북아프리카에서 동부 지중해에 퍼져있었다.

게다가 크레타는 아직 그리스 본토에서 떨어져 나오지도 않은 상태였다. 그러므로 얼마나 이른 시기에 인간족이 유럽 남부와 동부에 걸쳐있었는지 추정하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아니다.

“이번 발견은 인류의 초기진화에 대해 기존에 확립된 가설을 정면으로 도전하고 있으며, 아마도 엄청난 논란을 불러일으킬 것 같다. 인간기원을 연구하는 공동체가 이 발자국 화석을 마이오세 시대에 그리스에 인간족이 존재했다는 증거로 받아들일 것인지 매우 흥미롭다”고 페르 알베르그 교수는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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