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anuary 22,2019

인간 뇌 닮아가는 AI, ‘학습’의 힘

2018 과학기술 뉴스 ⑤ 머신러닝

[편집자 註] 2018년이 저물고 있다. 올해에도 전세계 수많은 과학자들은 그동안 알지 못했던 새로운 사실들을 발견했고, 그동안 하지 못했던 놀라운 실험과 업적들을 성취해냈다. 사이언스타임즈는 2018년 한 해를 돌아보고 과학기술계를 빛낸 사건들을 심층 취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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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인공지능(AI)의 활약이 눈부셨다. 이들은 점점 똑똑해지고 있다. 학교에서, 병원에서, 회사에서, 법원에서 인공지능이 할 일은 점점 늘어나고 있다.

이들은 무엇을 기반으로 이렇게 똑똑해졌을까. 기계가 스스로 학습하는 ‘머신러닝(Machine Learning)’ 덕분이다. 여기에 사람의 뇌처럼 생각하도록 알고리즘을 만든 ‘딥러닝(Deep Learning)’으로 인해 AI는 점점 진화하고 있다.

스스로 배운다는 것은 인간에게 허락된 선물이었다. 인간은 스스로 학습하며 최고의 종(種)이 되었다. 하지만 이제는 기계라는 새로운 종이 인간과 같이 학습을 한다. 머신러닝은 ‘기계(Machine)’가 인간처럼 ‘학습한다(Learning)’는 뜻이다.

인공지능은 인간의 뇌를 그대로 닮아가고 있다. 인간처럼 똑똑해지고 있다. ⓒ pixabay

인공지능은 인간의 뇌를 그대로 닮아가고 있다. 인간처럼 똑똑해지고 있다. ⓒ pixabay

인간의 신경망과 같은 뇌 구조를 가진 AI의 탄생 

AI의 발전은 어제 오늘 사이 일어난 결과가 아니다. 워렌 맥클록(Warren McCulloch)과 월터 피츠(Walter Pitts)가 1943년 초기 인공신경망 모델을 제안한 이후, AI 연구는 인류 역사상 지난한 과정을 지나왔다.

1950년대 후반에서 1960년대까지 AI 연구는 추론과 탐색을 통해 특정한 문제를 해결하며 전성기를 누린다. 그러나 1970년 이후 AI 연구는 암흑기에 들어간다. 다시 1980년 중반부터 지능을 구현하기 위한 전문가 시스템 등이 도입되면서 연구는 활기를 띈다.

인공지능은 무엇보다 자동차 문화를 바꿀 것으로 기대된다. 자율주행은 AI가 주도한다. ⓒ pixabay

인공지능은 무엇보다 자동차 문화를 바꿀 것으로 기대된다. 자율주행은 AI가 주도한다. ⓒ pixabay

하지만 1990년 후반부터 AI연구는 다시 암흑기에 들어선다. 지능을 구현하기 위해서 필요한 지식의 규모는 방대한데 비해, 모여 있는 데이터는 턱없이 부족했던 탓이다.

AI 연구는 2010년 들어서며 급물살을 탔다. 2012년 ‘이미지넷 이미지 인식 대회’에서 토론토대 제프리 힌튼 교수팀이 만든 ‘알렉스넷(Alexnet)’이 우승하면서이다.

알렉스넷은 인간의 뇌 신경망(합성곱 신경망, CNN)을 인공지능에 적용한 딥러닝의 결과물로 대중에게 알려진 첫 사례이다. 딥러닝은 사람 뇌 속 1000억 개에 달하는 뉴런 구조를 본따 만든 인공신경망을 컴퓨터에 적용시킨 결과이다.

최근의 눈부신 AI 발전은 머신러닝과 딥러닝이 대두된 시점에서부터 시작됐다. 2010년도가 들어서며 마침 빅 데이터(Big Data)라는 훌륭한 기반이 갖춰지고 있기도 했다. ‘알파고’, ‘왓슨’의 탄생은 이러한 시점과 맞물려있다.

IBM이 만든 ‘왓슨’은 의사와 변호사의 역할을 대신 수행하고 있다. 왓슨의 암 진단율은 평균 96%. 미국 내 12개 로펌에서는 왓슨을 활용하고 있다.

AI는 신약개발, 정밀의료, 의료시스템 개선, 헬스케어 등 다양한 의료 영역으로 확장해나가고 있다. ⓒ pixabay

AI는 신약개발, 정밀의료, 의료시스템 개선, 헬스케어 등 다양한 의료 영역으로 확장해나가고 있다. ⓒ pixabay

인간의 지적, 신체적 능력 뛰어넘는 AI 등장할까

AI는 인간의 언어를 이해하면서 더욱 더 뛰어난 능력을 발휘하고 있다. AI 스피커는 이미 가정과 호텔 등 일상생활 속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존재가 됐다. AI는 자율주행 자동차를 완성시킬 것이고, 도시를 관리하는 스마트 도시의 책임자가 될 것이다.

인간 혹은 인간보다 더 뛰어난 신체능력과 도구를 사용할 수 있는 능력, 지능을 가진 AI 로봇이 미래에 만들어진다면 그는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까.

1953년 창조된 '아톰'(아스트로보이)는 우리가 꿈꾸는 인공지능 로봇의 모습이다.

1952년 창조된 ‘아톰’은 우리가 꿈꾸는 인공지능 로봇의 모습이다. ⓒ (주)케이디미디어

영화나 만화, 소설에서는 이러한 AI 로봇들이 수시로 등장한다. 어린이 애니메이션으로도 많이 만들어졌다. 대표적인 것이 데즈카 오사무의 ‘아톰’이나 후지코 F. 후지오가 만든 ‘도라에몽’이다.

이들은 인간보다 더 뛰어난 신체 능력(아톰) 혹은 도구(도라에몽)를 통해 주변인들을 돕고 선한 일에 앞장선다. 이들은 사람처럼 생각하고, 인지하고, 판단을 내리고, 행동에 옮긴다.

한선화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KISTI 연구위원은 ‘아톰’과 ‘공각기동대’와 같은 SF작품이 현실화될 가능성을 언급했다. 당시 아톰이 그린 시대는 서기 2003년도. 인간의 뇌를 기반으로 한 AI의 미래를 그린 ‘공각기동대(시로 마사무네 원작)’의 시대적 배경은 2030년도이다.

한 연구위원은 지난해 11월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미래유망기술세미나’에서 “AI가 진정한 지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초고성능 컴퓨터, 인공지능 소프트웨어, 방대한 데이터’라는 3박자가 골고루 갖춰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IBM의 인공지능 프로그램 왓슨이 장착된 로봇 '나오미'. 로봇과 인공지능이 인류의 신체적 지적 수준까지 유사하게 다가올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IBM의 인공지능 프로그램 왓슨이 장착된 로봇 ‘나오미’. 로봇과 인공지능이 인류의 신체적 지적 수준까지 유사하게 다가올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 IBM

그렇다면 바로 지금이 그 시기의 시발점이다. AI가 진짜 지능을 가져 인간과 유사하게 생각하거나 더 초월할 수 있는 시점 말이다.

물리학자이자 미래학자인 레이 커즈와일(Ray Kurzweil)은 지금으로부터 27년 후인 ‘2045년’을 인공지능의 지능이 인간을 추월하는 시점으로 잡았다.

그에 따르면, 이 시점은 기계가 인간의 지능을 넘어 새로운 문명을 만들어낼 수 있는 ‘특이점(singularity)’이다.

그가 주장하는 특이점이 오면, AI는 인간처럼 생각한다. 바둑만 두고, 퀴즈만 풀고, 암 진단만 하는 특정영역에서의 지능이 아니라 인간처럼 광범위한 모든 영역에서 지능을 발휘하게 된다.

즉, ‘아톰’이나 ‘도라에몽’과 같은 ‘범(汎)인공지능(AGI, Artificial General Intelligence)’이 되는 것이다.

MS의 인공지능 채팅 로봇 ‘테이’는 잘못된 학습능력을 보인 대표적인 사례이다. ⓒ https://twitter.com/tayandyou

MS의 인공지능 채팅 로봇 ‘테이’는 잘못된 학습능력을 보인 대표적인 사례이다. ⓒ https://twitter.com/tayandyou

성경에서는 신의 모습대로 인간의 형상을 빚었다는 대목이 나온다. AI는 인간의 신경망을 복사하면서, 인간처럼 스스로 학습하면서, 인간처럼 똑똑해지고 있다.

저서 ‘사피엔스’로 세계적인 역사학자로 우뚝 선 유발 하라리 히브리대학교 교수는 “인간은 신이 인간을 창조한 것과 같이 인공지능을 창조하면서 신이 되려하고 있다”며 AI 연구의 위험성을 누차 경고해왔다.

인간이 바벨탑을 만들고 신에게 대항했을 때 신이 인간에게 벌했던 것처럼, 인간이 인공지능을 통제할 수 있을까. 특이점이 언제인지는 알 수 없지만 아직까지 모든 미래는 인간의 손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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