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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과학·의학
김연희 객원기자
2011-03-30

운동도 적당히 해야 ‘약’ 운동중독증 환자, 관절염과 족저근막염 등 발병 쉬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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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승돌, S라인’으로 대변되는 ‘몸짱’ 열풍이 거세다. 이와 더불어 운동을 시작하는 사람들도 늘어나는 추세다. 이처럼 몸에 관심을 갖고 건강한 삶을 영위하기 위해서는 적당한 운동은 권장할만한 일이다. 그러나 뭐든지 과하면 안 하느니만 못한 법. 운동도 과하면 몸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베타엔도르핀이 운동중독증의 원인

운동중독증은 운동에 관해 강박증을 갖는 것으로 몇 달, 몇 년 동안 꾸준하게 운동을 해 온 사람들 사이에서 잘 생긴다. 이들은 몸이 아파도 계속해서 운동하려 하는 특징을 보인다.

왜 그들은 자신의 몸을 혹사 시키면서까지 운동에 집착하는 것일까. 1979년 미국 심리학자 A.J 맨델은 “일반적으로 쾌적한 환경에서 심장 박동수는 1분당 120회 이상인데 이 강도로 30분 이상 운동하면 묘한 행복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때 이런 현상을 ‘러너스 하이(Runner’s High)’라고 그는 표현했다.

사실 운동을 할 때 느끼는 쾌감은 엔도르핀의 일종인 ‘베타엔도르핀’이란 호르몬 때문이다. 엔도르핀은 운동을 할 때 분비돼 우리 몸에 피로나 스트레스를 없애 주고 기분을 상쾌하게 해준다.

보통 운동이 격해져 호흡이 멎을 것 같은 한계점을 지나면 편안한 상태인 ‘세컨드 윈드’로 넘어가게 된다. 바로 이때 ‘베타엔도르핀’이 평상시보다 최대 5배 많이 분비되면서 유쾌함뿐만 아니라 묘한 행복감을 경험하게 된다.

‘베타엔도르핀’에 의한 정신적 행복감은 그 중독성이 마약처럼 강하다. 그래서 더 큰 희열감을 느끼기 위해 지칠 때까지 운동을 하고 운동량도 점점 늘려간다. 어쩌다 바빠서 하루라도 운동을 못하면 불안하거나 죄책감을 느끼기도 한다.

운동중독증 환자, 관절질환과 족저근막염 발병률 높아

이런 운동중독증의 가장 큰 문제는 운동을 지속할 때 체내에 생기는 젖산과 같은 피로물질이 축적되어도 몸에 이상을 느끼지 않는다는 점이다. 한마디로 운동 중에 부상하더라도 중단하지 못하고 다친 상태로 강행하다 만성 장애를 겪을 수 있다.

발목 염좌는 운동중독증이 일으키는 합병증 가운데 가장 대표적 증상이다. 발목 염좌는 스포츠 현장이나 일상생활 중에 흔히 발목이 삐끗할 때 발생하는데, 이때 발목의 인대와 같은 연부조직이 손상된다. 이렇게 발목염좌가 생겼는 데도 치료하지 않고 계속 운동을 하면 더욱 심각한 병으로 발전하게 되고 이 상태를 방치하게 되면 관절이 파괴되고 관절염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무릎연골이 문제라면 연골이 빨리 닳아 퇴행성 관절염이 생기게 되고, 무릎인대 손상이라면 무릎이 쉽게 꺾이고 정강이뼈가 틀어질 확률이 높아진다. 뿐만 아니라 아침에 자고 일어나서 첫 발을 내디딜 때 발바닥이 아파서 한참을 움직여야 걸을 수 있는 족저근막염도 운동중독증 환자에게 생기기 쉬운 질병이다.

운동중독증 중 가장 심각한 합병증은 심장 질환에 의한 돌연사이다. 자신의 능력을 넘어서는 운동을 할 때 심장에 과부하가 걸리기 십상이다. 극심한 운동을 한 후에 갑자기 멈추게 되면 혈압도 급격히 떨어져 심장에 치명적 부담을 주기도 한다.

실제로도 전세계적으로 조깅 붐을 일으켰던 미국의 조깅 전문가 제임스 픽스는 1984년 조깅 도중 사망해 충격을 안겨줬다. 운동 전도사를 자청했던 개그맨 김형곤씨도 마찬가지이다. 그는 2006년 축구 시합에 이어 조깅을 하다가 심장마비로 사망했다.

생리 불순이나 무월경 증상은 여성에게 생길 수 있는 부작용 중 하나이다. 이는 뇌 속의 호르몬 분비를 통제하는 시상하부 기능 장애에서 비롯된다. 1997년 영화 ‘지.아이.제인’에서도 데미무어가 남자도 60% 탈락한다는 네이비씰 특전단 훈련에 참여하는데, 훈련이 너무 혹독하다보니 장기간 무월경 증상을 겪게 되는 장면이 나온다.

자신에게 맞는 운동을 찾는 것이 중요

이렇게 운동중독증이 무섭다고 해서 운동을 안 할 수는 없다. 우선 자신에게 맞는 운동을 찾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적당한 운동은 우리 몸에 유익한 호르몬 분비를 증가시키고 심장을 튼튼하게 한다. 더불어 폐활량을 늘리고 혈액 순환을 원활히 한다.

운동을 건강하게 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운동 목적을 제대로 알아야 한다. 비만으로 인한 체중감량이 아니라면 1시간 이내에서 주3~5회 정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리고 근육을 만들기 위해서 지나친 웨이트 트레이닝에 매달리지도 말아야 한다. 몸에 무리가 왔다는 신호를 무시하지 말고 운동 후 몸에 통증이 있을 때는 반드시 운동량을 줄이고 심할 때는 휴식을 취해야 한다.

운동중독증에서 회복하려면 수주에서 수개월까지 걸릴 수도 있다. 때문에 혹시라도 평소 하던 운동인데 피로감과 운동능력이 떨어진다고 느끼게 된다면 하루 이틀 정도 쉬어보자. 그래도 지속되거나 운동능력이 평소보다 많이 떨어진다고 생각되면 일단 운동 강도를 줄이고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보는 것도 운동중독증을 예방하는 한 방법이다.

김연희 객원기자
iini0318@hanmail.net
저작권자 2011-03-30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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