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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우주
김준래 객원기자
2019-07-15

"우주전파 재난에 선제적 대응 필요" 위성 및 항공 등 피해 광범위…범국가적 협력 촉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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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는 지진이나 홍수처럼 지구상에서 일어나는 재난에는 익숙하지만, 지구 밖 외계에서 발생하는 재난에는 그 심각성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아무래도 우주 공간에서 사건이 벌어지다 보니, 모르고 지나치거나 알더라도 체감하는 정도가 낮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주탐사가 본격화되기 시작하면서 지구 밖에서 일어나는 재난도 인류에게 얼마나 많은 영향을 주는지에 대해 서서히 깨닫고 있는 중이다. 특히 산업 발전의 원동력이라 할 수 있는 전파 시스템이 우주 재난 발생 시 치명적인 오류가 발생한다는 사실을 최근에서야 파악하고 대처 방안 찾기에 고심 중이다.

태양 흑점 폭발 등 우주전파 재난에 대비하는 방안을 모색하는 자리가 마련되었다 ⓒ 김준래/ScienceTimes
태양 흑점 폭발 등 우주전파 재난에 대비하는 방안을 모색하는 자리가 마련되었다 ⓒ 김준래/ScienceTimes

이처럼 우주에서 벌어진 재난이 지구의 전파 시스템에 막대한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이 하나둘씩 드러나고 있는 상황에서 지난 12일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는 국립전파연구원의 주관으로 ‘2019 우주전파 환경 콘퍼런스’가 개최되어 주목을 끌었다.

‘초연결(IoT), 초고속(5G), 빅데이터 시대의 우주전파 환경’을 주제로 열린 이번 행사는 최근 들어 급격하게 변화하고 있는 우주환경 상황을 진단하고, 우주재난에 대한 인식을 확산시켜 전파 오류와 관련된 문제를 보다 효율적으로 대처하자는 취지로 마련되었다.

태양 흑점 폭발은 대표적인 우주전파 재난

‘국가 우주전파 재난관리 현황’이란 주제로 발제를 맡은 이재형 국립전파연구원 박사는 우주전파와 관련된 재난에 대해 “지구 대기권 밖에 존재하는 전자파 에너지의 변화로 인해 지구에서 발생하는 전파와 관련된 모든 재난”이라고 정의했다.

이 박사는 “지금으로부터 약 2년 전인 2017년 9월에 일어난 태양 흑점의 폭발로 인해 방출된 코로나(corona)가 지구에 도달하면서, 여러 가지 우주전파 재난이 발생한 적도 있다”라고 설명했다.

코로나는 태양대기의 가장 바깥층을 구성하고 있는 부분이다. 개기일식 때 태양이 달에 가려지면 그 둘레가 백색으로 환하게 빛나는 부분이 보이는데, 이 부분을 코로나라고 한다.

코로나가 지구에 도달할 수 있는 이유는 태양에서 불어오는 바람인 태양풍 때문이다. 태양풍 속에는 순수한 바람과 함께 각종 전자파와 방사선, 그리고 코로나에서 방출된 물질 등이 포함되어 있다. 이들은 대기권을 통과할 때 대부분 소멸되지만, 일부는 지표에 도달하여 각종 문제를 일으킨다.

우주전파 재난 피해 유형 및 범위 ⓒ 국립전파연구원
우주전파 재난 피해 유형 및 범위 ⓒ 국립전파연구원

이 박사는 “태양에서 방출된 전자파는 주로 전파 장해를 일으켜 인공위성이나 항공기의 통신시스템에 장애를 준다”라고 언급하며 “반면에 코로나에서 방출된 물질은 전자파보다 한참 늦은 2~3일 후에 지구에 도달하여 주로 정전 및 전력시스템 교란과 같은 문제를 일으킨다”라고 말했다.

이 같은 현상 때문에 처음 도착하는 전자파를 빨리 인지하여 대처 준비를 하면 2차와 3차로 도달하는 방사선 및 코로나 물질로 인한 피해를 대부분 예방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태양풍에 대한 대처 준비로는 인공위성을 이용한 감시 방법이 꼽힌다. 미 항공우주국(NASA)이 운영하는 ‘ACE(Advanced Composition Explorer)’ 위성이 대표적 사례로서, 일반적으로 태양풍 도착 1시간 전에 이를 감지하여 알려 주는 기능을 갖고 있다.

우주전파 재능에 대한 선제적 대응 필요

과거에 비해 눈부시게 발전한 과학기술 덕분에 대부분의 사람들이 우주에서 발생하는 재난이 지구에 피해를 준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다. 하지만 그 구체적 사례나 피해 규모에 대해서는 제대로 알지 못하고 있는 것도 엄연한 현실이다.

이 박사의 발표에 따르면 우주에서 발생한 전자파로 인해 나타난 재난의 피해 유형 및 범위는 다양하면서도 광범위한 것으로 드러났다. 위성과 항공기 외에도 항법 및 전력, 방송 분야 등까지 영향을 미쳤다.

위성 분야의 경우, 통신의 잡음 및 두절은 물론 궤도 이탈이나 자세 오류 시 제대로 수정하는 것이 어려워지는 것으로 파악됐다. 또한 항공기의 경우 승무원이나 승객이 방사선에 노출될 수 있고, 디지털 기기들이 손상을 입을 수도 있다.

이에 대해 이 박사는 “우주재난으로 인해 지구상의 전파 시스템에 피해가 발생하게 되면, 그 피해 범위는 상당히 넓어지게 된다”라고 지적하며 “예를 들어 위성은 현재 9기를 운용하고 있는데, 이들 위성의 개발 및 운용에 투입된 자금만도 2조 원에 달한다. 만약 우주 재난으로 인해 위성이 손상되거나 고장난다면 2조 원의 비용이 허공에 사라지게 되는 것”이라고 경고했다.

우주전파 재난관리 기본계획 수립 배경 ⓒ 국립전파연구원
우주전파 재난관리 기본계획 수립 배경 ⓒ 국립전파연구원

전력 분야도 마찬가지다. 현재 국내 전력 시스템 소비량이 2조 7000억 원에 달하고 있는 만큼, 하루 9시간 정도의 정전만으로도 1조 원이 넘는 피해가 발생할 수도 있다는 것이 이 박사의 설명이다.

그는 “우주전파로 인한 재난은 다른 자연재난에 비해 전 세계에 대규모 피해를 입힐 가능성이 높은 만큼, 국제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대응체계를 준비하고 있다”라고 밝히며 “특히 우주전파로 발생된 재난은 디지털 산업의 고도화에 따른 신규 재난에 해당되는 영역인 만큼, 실시간 감시 및 예보 시스템 구축 등을 통한 국가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 박사는 우주전파로 인한 재난 발생 문제에 대처하기 위해 3가지 전략과 추진과제를 제시했다. 3가지 전략은 △우주전파 재난 정보 공유 및 활용체계 강화 △우주전파 재난 예측 시스템 고도화 및 인력 양성 △밀착형 위기대응 체계 구축이고 추진과제는 △국제협력 강화 △예보 전문 인력 양성 △기반 시설 분야별 재난 영향분석 연구 등이다.

김준래 객원기자
stimes@naver.com
저작권자 2019-07-15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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