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vember 14,2019

“우주는 풍선 처럼 구부러진 모양”

'닫힌 우주 이론' 뒷받침할 증거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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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의 모양에 대해 우리가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모든 것은 틀릴 수 있다. 새로운 연구에 따르면, 우리 우주는 침대 시트처럼 평평하지 않고, 거대하고 부풀려진 풍선처럼 구부러진 것일 수 있다.

빅뱅의 희미한 메아리인 ‘우주 극초단파 배경’(CMB) 데이터를 분석한 연구팀은 이 같은 내용을 네이처 천문학(Nature Astronomy) 저널 최신호에 발표했다.

그러나 모든 사람이 이 결과를 확신하는 것은 아니다. 2018년에 발표된 플랑크 위성 데이터에 기초한 이 발견은 그동안 알려진 통념과도 다르고, 같은 CMB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또 다른 최근 연구와도 모순된다.

새 논문에서 주장하듯이 만약 우주가 구부러졌다고 해서 인간의 삶이나, 태양계, 심지어 우리 은하를 움직이는 데 영향을 미치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우리 은하를 넘어, 깊은 암흑 속으로 일직선으로 움직이면, 우리는 회전하면서 출발했던 지점으로 돌아오게 될 것이다.

플랑크 위성이 측정한 CMB 데이터 분석    

이같이 ‘구부러진 우주’ 모델을 우주과학자들은 ‘닫힌 우주’라고도 부른다. 한동안 존재했던 ‘닫힌 우주’ 이론은, 주류를 이루는 ‘열린 우주’ 모델과는 맞지 않는다. 그래서 ‘닫힌 우주’ 이론은 우주는 모든 방향으로 경계 없이 확장되고 스스로 순환하지 않는다는 ‘평평한 우주’ 또는 ‘열린 우주’ 모델에 의해 거부되어 왔다.

그러나 플랑크 위성이 측정한 CMB에 대한 가장 정확한 측정에서 얻은 데이터의 이상 징후를 분석해서, 우주가 결국 닫혔다는 증거를 발견했다고 논문 저자들은 주장한다.

이번 논문의 저자는 맨체스터 대학교의 우주학자인 엘레노라 디 발렌티노(Eleonora Di Valentino), 로마 사피엔자(Sapienza)대학교의 우주학자인 알레산드로 멜치오리(Alessandro Melchiorri), 존스 홉킨스 대학교의 우주학자인 조셉 실크(Joseph Silk) 등이다.

‘닫힌(구부러진) 우주’와 ‘열린(평평한) 우주’ 사이의 차이는 평평하게 늘어진 침대 시트와 팽창한 풍선의 차이와 약간 유사하다. 어느 경우든 우주는 확장되고 있다. 그런데 침대 시트 같은 모양에서 팽창하면 모든 점은 일직선으로 다른 점으로부터 멀어진다.

이에 비해서 풍선이 부풀면 표면의 모든 지점이 다른 모든 지점으로부터 더 멀어지지만, 풍선의 곡률은 움직임의 기하학을 더 복잡하게 만드는 현상이 폐쇄된 우주 모델에서 발생한다.

멜치오리는 “이는 ‘닫힌 우주’ 모델에서는 두 개의 광자가 평행하게 이동하면 마침내 두 광자가 만나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이에 비해서 평평한 우주 모델, 즉 열린 우주 모델에서 광자는 방해를 받지 않고 평행하게 여행한다.

플랑크 위성 자료를 바탕으로 구성한 '우주극초단파 배경'(CMB)

플랑크 위성 자료를 바탕으로 구성한 ‘우주극초단파 배경’(CMB) © ESA and the Planck Collaboration

우주의 인플레이션에 대한 전통적인 모델은 우주는 평평해야 한다는 것을 암시한다. 빅뱅 이후 처음 0.0000000000000000000000001초까지 우주 팽창을 처음부터 되돌려보면, 우주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기하급수적인 팽창의 순간을 지나왔다. 그 초고속 팽창의 물리학은 평평한 우주를 가리키고 있다. 그것이 대부분의 전문가들이 우주가 평평하다고 믿는 첫 번째 이유이다.

그런데 만약 우주가 평평하지 않다면, 그 초기 메커니즘의 물리학을 ‘세밀하게 조정’해야 하며, 그 과정에서 수많은 다른 계산을 다시 해야 한다고 멜치오리는 말했다.

이번 연구팀이 닫힌 우주 모델을 주장하는 것은 CMB에서 이상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CMB는 우리가 우주에서 볼 수 있는 가장 오래된 것으로, 별과 은하와 다른 간섭을 차단할 때 모든 공간을 꽉 채운다. 아주 오래되었으면서 우주 전체로 퍼져있는 CMB는 우주의 역사와 행동에 관한 가장 중요한 자료 중 하나이다.

최근의 데이터에 따르면 CMB의 ‘중력 렌즈’가 예상보다 훨씬 강하다. 이것은 중력이 기존 물리학이 설명하는 것보다 더 많은 CMB의 마이크로파를 구부리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연구팀이 분석한 데이터는 2018년 유럽우주국(ESA)의 발사한 플랑크 위성 실험에서 나온 것이다. 유럽우주국(ESA)은 CMB를 그 어느 때보다 상세하게 측정하기 위해 플랑크 위성을 발사했다.

이번 연구에서 과학자들은 ‘A_lens’라고 부르는 추가 변수를 우주 형성 모델에 적용했다.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에는 A_lens 라는 매개변수가 없다.

그러나 멜치오리는 그들의 해석이 결정적이지는 않다고 말했다. 연구팀의 계산에 따르면 닫힌 우주의 플랑크 데이터는 표준 편차가 3.5 시그마이다. 이는 통계적으로 약 99.8%의 신뢰도를 의미한다. 보통 물리학자들이 아이디어가 확실하다고 할 때는 5시그마를 기준으로 삼는 것에 비해서는 상당히 부족한 것이다.

사실일 경우 우주모델에 큰 변화    

멜치오리는 “나는 좀 더 중립적이어서, 지금 불일치가 있으니 조심해서 이 불일치의 원인을 찾으려고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고 라이브 사이언스(Live Science)는 보도했다.

아무튼 이번 논문대로라면 우주물리학에서는 커다란 사건이 아닐 수 없다. 이번 “현재의 우주 모델을 근본적으로 다시 생각해보는 것을 요구하는 ‘우주학의 위기’를 가져올 것”이다.

열린 우주 이론은 한 가지 이상 현상을 설명할 수 있지만, 몇 가지 큰 문제가 남아있다. 특히 2018년 데이터를 가지고 분석한 다른 연구는 기존의 우주 모델이 정확하다고 결론지었다는 점이다.

다른 문제는 우주가 팽창하는 속도를 나타내는 허블 상수(Hubble Constant)이다. 허블 상수에 대한 몇 개 측정이 일치하지 않으므로, 우주가 구부러져 있다면 허블상수를 예측하는 것은 더 어려워진다. 게다가 무거운 소립자의 하나인 바리온 음향 진동을 가지고 암흑에너지를 조사한 데이터를 보면, 닫힌 우주 모델과 일치하지 않는다.

케임브리지 대학의 천체물리학자인 조지 에프스타티우(George Efstathiou)와 스티븐 그래튼(Steven Gratton)은 2018년 플랑크 자료를 바탕으로 바리온 음향 진동 데이터와 비교했을 때 ‘공간적으로 평평한 우주를 뒷받침할 수 있는 강력한 증거를 발견했다’고 발표했다.

이같은 불협화음이 감지되지 않은 내용 때문인지, 새로운 물리학에 의한 것인지 단순히 통계적 변동인지를 명확히 하는 것이 필요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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