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vember 14,2019

옷, 모자가 미디어 예술로

웨어러블 아트, 'RUNNING' 전시회 29일까지 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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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희 작가의 ‘러닝(RUNNING)’이라는 웨어러블 미디어아트(wearable media art) 전시회가 갤러리 자작나무 사간점에서 이달 29일까지 열린다.

웨어러블 미디어아트는 말 그대로 옷이나 모자 등에 새로운 플랫폼을 개발해 콘텐츠를 넣는 예술이다. 쉽게 설명하자면 사람의 신체리듬, 습도, 온도, 제스처. 기물에 부딪힘 등을 컴퓨터 작은 마이크로 컨트롤러, 센서, 테크놀로지 자재를 이용해 시각화하거나 옷으로서 표현해내는 예술이라고 할 수 있다.

▲ 고개를 갸웃거리나 움직일 때 모자가 그 움직임에 따라 물처럼 움직이며 빛을 내며 시각화된다. ⓒYounghui Kim


그런데 웨어러블 미디어아트는 대부분 퍼포먼스를 위해 만들어진 작품이다. 고개를 갸웃거리나 움직일 때 모자가 그 움직임에 따라 물처럼 움직이며 빛을 내며 시각화된다. 즉, 모자를 써야만 웨어러블 미디어아트는 작동이 되는 셈이다. 그래서 관객들은 보기에 아름답고 신기할 뿐 작품 뒤에서 어떤 기술들이 작동되는지 알 수 없다.

‘웨어러블’ 미디어아트의 해체와 재구성된 전시회

이번 전시회 ‘러닝’은 바로 관객들에게 이런 부분에 대한 이해를 돕고 있다. 작품을 해체해서 하나의 작품으로 만들어 노출시켜 액자에 넣어서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과거 웨어러블 미디어아트를 다시 분리해내서 미적으로 다시 재구성해 전시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게다가 전시 작품과 관련 있는 웨어러블 미디어아트 영상을 보여주고 있어 좀 더 작품이 친숙하게 다가온다.

이번 전시회의 주제 ‘러닝’ 또한 컴퓨터 소프트웨어 프로그램을, 프로젝트를 미디어아트 작품을, 퍼포먼스 등을 ‘러닝’해야 하는 웨어러블 미디어아트의 특성을 압축해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아주 동 떨어진 분야처럼 느껴지는 기술과 예술이 얼마나 잘 어우러지는지를 드러내고 있어 기술과 예술의 융합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시간이 될 수 것이다.

김영희 작가도 “그 옛날 프레스코 페인팅이 나올 때도 계란에 어떻게 석고를 얼마만큼 섞어야 하는지가 중요한 기술이었다. 사진도 애니메이션도 마찬가지로 기술과 떼 놀 레야 떼 놀 수 없는 예술들이다”라며 “예술과 기술은 원래 한 몸과도 같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그 말이 무슨 말인지 이해하는 시간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피지컬 컴퓨팅, 시각잔상효과 등을 입힌 작품 선 보여

‘러닝’은 4개의 소재로 나눌 수 있는데, 첫 번째는 피지컬 컴퓨팅을 이용한 ‘빛의 중력(Gravity of Light)’이다. 피지컬 컴퓨팅이란 디지털 신호를 기반으로 물리적인 방법으로 정보 혹은 신호를 주고받는 것으로 사용자로부터 물리적으로 입력을 받거나 디지털화 된 신호를 물리적인 장치 등을 통하여 외부로 출력하는 형태를 말한다.
 

▲ 빛의 중력, 라잇 러닝(Light Running) ⓒYounghui Kim


’빛의 중력, 빛의 파장‘과 ‘빛의 중력, 라잇 러닝(Light Running)’은 작가의 세심한 수작업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마치 한 땀, 한 땀, 자수를 놓은 것 같은 느낌을 준다. 둘 다 꽃의 형상을 하고 있다. ’빛의 파장‘은 초록색 기판을 이용해 초록 불빛을 ’라잇 러닝‘ 흰 기판에 흰 불빛들이 반짝 거린다. 두 작품 모두 국내외 전시회에 출품을 하였던 3D 프린트를 이용한 스마트 섬유 안에 있던 전자회로이다.

‘빛의 중력, 파도’는 검푸른 파도와 같은 섬유에 표현된 작품으로 움직임이나 흔들림에 따라 푸른빛이 이곳저곳을 일렁거린다. 이는 햇빛이 반사된 파도의 움직임을 상징화했다.

▲ 보디 그래피티 ⓒYounghui Kim


두 번째는 ‘보디 그래피티(Body Graffiti)’ 작품들이다. ’보디 그래피티, 런 인트리오(Run inTrio)‘와 ’보디 그래프트, 러닝(RUNNING)’이 있다. 마이크로컨트롤러, 전자기판, 자작나무 종이를 사용했다. 이 작품들은 시각잔상효과를 이용해 자체개발 미디어 플랫폼 시스템으로 만들어졌다. 작가는 이 시스템을 통해 그래픽이나 글자의 형태를 이용해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다. 작품 정면을 그대로 응시하면 기다란 막대 불빛이지만 깜박이는 빛들을 잠시 보다가 고개를 돌려보거나 좌우로 움직이면 시각적 잔상으로 인해 글자가 읽힌다.

작가는 이 시스템을 가지고 ‘라스트포원’이라는 비보이들의 옷을 만들어 웨어러블 미이어아트 작품으로 만들었다. 또한 한강 뚝섬 공원에서 ‘공공아트 예술 전시회’ 일환으로 던지는 원반 12개에 메시지를 넣어보기도 했다. ‘말을 주고받다.’라는 작품으로 당시 공원에 놀러온 시민들이 직접 원반을 던지며 참여했다. 김영희 작가는 “참여자들 모두 하늘 위로 글자들이 보이는 모습을 보면서 신기해하고 재미있어 하는 등 굉장한 관심을 보이기도 했다.”고 말했다.

세 번째는 ‘멍꽃 시리즈’이다. 사람들은 어딘가에 부딪히면 멍이 든다. ‘멍꽃 시리즈 패턴 1, 2’와 ‘멍꽃 가든’이 있다. 멍은 갑자기 생기는 것이 아니라 서서히 진행되어 진해졌다가 천천히 사라진다. 작가는 이를 꽃으로 여겨 옷에 표현해 보려고 한다. 아직은 작업중에 있는 작품들이다. 멍꽃 자켓에 쓰일 멍꽃 패턴을 연구하고 있는 중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작품들이 특징은 ‘시온 물감’을 사용했다는 점이다. 섭씨 34도와 섭씨 41도에 반응하는 시온물감을 이용해 광목천 위에 패턴 그림을 그렸다.

네 번째가 ‘러닝’ 드로잉 설치 작업이다. 도심 속에 흔히 볼 수 있는 비상구 사인인 ‘러닝 걸’의 아이콘 형태가 EL(Electroluminescent) 시트지로 얇게 마주 닿은 2개의 벽면과 천장에 설치되어 있다. 관람객이 보는 위치에 따라 달라 일그러져 보이기도 하고 제대로 보이기도 한다. 어두워지면 사방면으로 영상이 투영되면서 주변에 달리는 소녀의 모습이 드러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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