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어트에 도전한 사람들이 가장 참기 힘든 유혹 중 하나가 바로 야식이다. 야식을 자주 하는 증상을 가리켜 ‘야식증후군’이라 하는데, 사실 이 증상은 앨버트 스턴커드라는 미국 의사가 비만 환자를 관찰하던 중에 발견했다.
야식은 체중으로 고생하는 사람들뿐 아니라 모든 연령대의 사람들을 괴롭히는 습관이기도 하다. 과연 우리는 왜 그렇게 야식에 약한 것일까. 최근에 발표된 새로운 연구에 의하면, 야식에 자꾸 이끌리는 이유는 만성 수면 부족 때문일 수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콜로라도대학의 커네스 라이트 교수팀은 건강한 성인 남녀 36명의 실험 지원자들을 모집해 모두 3일 동안 하루에 9시간씩 충분히 잠을 자게 했다. 그 후 연구진은 실험 참가자들을 3개의 그룹 중 하나에 무작위로 배치했다.
즉, 한 그룹은 하룻밤에 5시간만 자도록 허용된 수면 제한 그룹이고, 다른 한 그룹은 하룻밤에 9시간씩 충분히 잘 수 있는 대조군 그룹이었다. 그리고 나머지 한 그룹은 월요일에서부터 금요일까지는 5시간만 자고 토‧일요일에는 원하는 만큼 충분히 수면을 취할 수 있는 수면 회복 그룹으로 구성됐다.
약 2주간의 실험 기간 동안 연구진은 실험 참가자들의 인슐린 민감도와 혈당 수치 관련 호르몬 등에 대한 데이터를 수집했다. 그 결과 놀라운 사실이 밝혀졌다. 세 그룹 모두 같은 양의 칼로리를 섭취하게 했는데, 수면을 제한한 두 그룹은 저녁 식사 후 야식을 통해 칼로리를 섭취하는 양이 많은 것으로 나타난 것.
또한 두 그룹은 충분히 잠을 잘 수 있게 한 대조군 그룹에 비해 실험 기간 동안 체중이 더 많이 증가한 것으로 밝혀졌다. 하루에 5시간만 잔 그룹의 남성은 체중이 2.8%, 여성은 1.1% 더 증가했으며, 주말에만 충분히 수면을 취한 그룹의 남성은 체중이 3%, 여성은 0.05% 늘어났다. 이 연구결과는 지난 2월 학술지 ‘커런트 바이올로지’에 게재됐다.
수면 부족하면 열량 소비량 감소해
그럼 수면 부족은 왜 야식과 비만을 불러오는 걸까. 연구진은 밤늦은 시간의 식사가 에너지 소비와 어떤 관계가 있는지 살펴봤다. 그 결과 육체적인 활동량과는 별개로 우리 신체는 늦은 시간일수록 음식을 소화하는 데 에너지를 덜 사용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이는 기존의 다른 실험에서도 증명됐다. 남성들을 대상으로 하루는 12시간 동안 푹 자게 하고 다음날은 잠을 전혀 자지 못하게 한 뒤 아침을 뷔페식으로 마음껏 먹게 하고 열량 소비량을 측정했다. 그 결과 잠을 자지 못한 날은 잠을 푹 잔 날에 비해 열량 소비량이 약 20% 적었다.
잠을 적게 자면 지방의 분해량 역시 감소하게 된다. 미국 연구진은 비만인 사람들을 두 그룹으로 나눈 후 한 그룹은 2주 동안 7.5시간씩 자게 하고 다른 한 그룹은 2주간 약 5시간만 자게 했다. 두 그룹은 모두 균형 잡힌 식단을 제공받아 체중이 약 3㎏씩 감소했다. 하지만 지방의 감소량에서는 차이를 보였다. 잠을 충분히 잔 그룹은 지방이 1.4㎏ 감소한 것에 비해 잠을 적게 잔 그룹은 0.6㎏밖에 빠지지 않았던 것이다.
요즘 유행하는 간헐적 단식에서도 식사 시간은 매우 중요한 것으로 밝혀졌다. 미국 앨라배마대학 연구진은 비만 환자들을 두 그룹으로 나누어 한 그룹은 아침 7시에서 오후 3시 사이에만 식사를 하는 ‘오전 간헐적 단식’을 하게 했다. 또 다른 한 그룹은 아침 7시부터 저녁 7시 사이에만 식사를 하는 ‘낮 시간 간헐적 단식’을 시켰다.
그 결과 오전 간헐적 단식 그룹의 경우 단식 시간이 더 길었음에도 불구하고 식탐이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이 그룹은 대조군 그룹에 비해 인슐린 수치 및 혈압이 훨씬 더 낮아졌다.
한편, 콜로라도대학 연구진은 11개의 기존 연구를 메타분석한 결과, 사람들이 피곤할 때 더 많이 먹는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구체적으로는 수면이 부족하게 되면 그렇지 않을 때보다 약 385칼로리를 더 많이 섭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만성 수면 부족은 자기 안락사
이러한 경향은 호르몬 가설로도 설명된다. 수면이 부족하면 흔히 공복 호르몬이라고 불리는 그렐린의 분비가 촉진되어 식욕이 왕성해진다. 반면 식욕 억제 호르몬인 렙틴의 수치는 떨어지게 된다. 이에 따라 잠이 부족하면 더 많이 먹게 되는 데다 렙틴이 적게 나와 먹어도 배가 부르다는 느낌이 덜하다.
또한 밤에 잠을 자지 않으면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의 농도가 2배가량 증가한다. 맥박 및 호흡, 근육 긴장 등을 증가시키는 이 호르몬은 식욕도 증가시키며 지방을 축적한다. 즉, 우리 몸은 잠이 부족하게 되면 위급한 상황이라고 인식해 이처럼 에너지를 저장하고 살을 찌우게 된다.
이 실험에서 밝혀진 또 하나의 중요한 사실은 잠이 부족했던 두 그룹의 인슐린 민감도가 감소했다는 것이다. 이는 그들의 식사 및 수면 패턴이 제2형 당뇨병에 걸릴 수 있게끔 신진대사를 악화시킨다는 것을 의미한다.
수면 부족이 당뇨병의 위험을 높인다는 사실을 밝힌 연구결과는 많다. 일본 홋카이도대학 연구진이 2012년에 행한 실험에 의하면 하루 수면 시간이 5시간 미만일 경우 7시간 이상인 사람에 비해 당뇨병 발병 위험이 5배 더 높은 것으로 밝혀졌다.
그뿐 아니라 수면이 부족하게 되면 심혈관질환으로 인한 사망 위험이 높아지게 되며, 알츠하이머 치매와 같은 퇴행성 질환의 발병 위험도 증가한다. 알츠하이머를 일으키는 베타-아밀로이드라는 단백질은 수면을 통해 뇌척수액과 함께 빠져나가는데, 그렇지 못할 경우 뇌에 축적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세계적인 수면학자 메슈 워크 박사는 만성 수면 부족을 일컬어 ‘자기 안락사’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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