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들은 빠르고 거친 음악을 좋아한다

야유, 재채기와 같은 파열음 더 선호해

음악을 통해 사람은 감정을 느낀다. 특히 좋은 음악을 들으면 더욱 큰 즐거움을 느낀다. 왜 이런 일이 일어나는 것일까? 그동안 과학자들은 그 원인을 다양한 방식으로 추적해왔다. 연구는 대부분 성인을 대상으로 이루어졌다.

아기를 대상으로 할 경우 마음을 분석하기가 매우 어려웠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나와 있는 연구 결과를 보면 아기들 역시 음악을 듣고 있다는 것, 태아 역시 음악을 듣고 있다는 것 정도다. 그러나 최근 새로운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다.

7일 ‘타임’지는 런던대 아동 전문가들이 모여 아기들을 위한 곡을 만들었다고 전했다. 이 작업에는 런던대 아동발달 전문가인 캐스파 애디멘(Caspar Addyman) 교수와 음악심리학자인 로렌 스튜어트(Lauren Stewart) 교수 등이 참여했다.

단순한 구조의 장조 음악 좋아해    

이들 연구진은 영국의 아동유아식 회사인 ‘카우 & 게이트(Cow & Gate)’ 사로부터 아기들을 위해 즐거움을 선사할 수 있는 곡을 만들어줄 것을 의뢰받았다. 이를 위해 연구진은 지금까지이루어진 과학적인 연구 결과들을 모두 분석했다.

아기들이 조용하면서 안정적인 음악보다는 거칠고 폭발력 있는 음악을 더 좋아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향후 유아음악 작곡가들에게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babysocial.com

아기들이 조용하면서 안정적인 음악보다는 거칠고 폭발력 있는 음악을 더 좋아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향후 유아음악 작곡가들에게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babysocial.com

그리고 아기들이 행복해 하는 음악이 어떤 종류의 음악인지 그 기준을 만들었다. 그런 후 그래미상을 획득한 2명의 작곡자와 그래미상 수상자인 중견 여성 가수 이모젠 힙(Imogen Heap)을 영입해 공동작업을 수행했다.

연구진은 이 곡을 작곡하기 위해 아기들 앞에서 음악을 연주하면서 아기들의 음악 선호도를 확인했다. 또 ‘카우 & 게이트’ 아기 클럽과 이모젠 힙의 팬클럽에 가입한 2500쌍의 부모들을 대상으로 곡을 들려주고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아기들이 좋아하는 소리들이 기존 연구 결과들과 매우 다르다는 점을 발견했다. 아기들의 66%는 ‘우우(boo!)’ 하면서 야유하는 소리, 57%는 혀를 입술 사이로 진동하면서 야유하는 소리를 좋아했다.

재채기하는 소리를 좋아하는 경우도 51%에 달했다. 이밖에 동물이 내는 소리를 좋아하는 경우는 23%, 아기들의 웃음소리를 좋아하는 경우는 28%로 나타났다. 또 아기들은 ‘바(ba)’와 같은 유성음보다 ’파(pa)’와 같은 무성음(파열음)을 좋아했다.

과학적인 분석을 통해 연구팀은 또 아기들이 단조보다 장조(major key)의 음악을 더 좋아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밖에 복잡한 구조보다는 단순한 구조의 멜로디를, 새로운 멜로디를 이어가는 것보다 같은 멜로디를 여러 번 반복하는 것을 매우 좋아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기존 상식 뒤집어, 후속 연구 이어져야   

일반적으로 아기들이 조용하면서 안정적인 음악을 좋아한다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이번 연구 결과에서는 그 반대로 폭발력(dynamics) 있는 음악을 선호하고 있었다. 음악적인 충격이 아기들을 놀라게 했지만 아기들로 하여금 그 음악에 집중하게 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아기들은 느린 음악보다 빠른 음악을 좋아했다. 또한 남성적인 낮은 음역보다는 높은 음역의 멜로디를 더 좋아했다. 애디멘 교수는 “아기들의 높고 빠른 심장박동 소리를 연상하면 아기들이 어떤 음악을 좋아하는지 이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아기의 심장박동 소리는 성인과 비교해 매우 빠르면서 높은 음조를 유지하고 있다. 이런 연구 결과들은 기존의 연구 결과를 크게 벗어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아기들은 자장가와 같은 편안한 음조의 음악을 좋아한다고 여겨져 왔다.

많은 부모들이 시끄러운 록 음악 그룹인 에어로스미스(Aerosmith)보다 바흐(Bach) 음악을 더 좋아한다는데 동의하고 있었다. 또 불협화음(dissonance)보다는 화음(consonance)을, 빠른 음악보다는 적당히 느린 음악을 좋아한다고 믿고 있었다.

그러나 런던대 연구진의 분석 결과로 이런 상식을 다시 생각해보게 하는 계기를 만들고 있다. 아기들에게 좋은 음악을 들여 주는 것은 빠를수록 좋다는 것이 많은 유아교육학자들의 주장이다. 때문에 태아를 위한 음반들이 다양하게 출시되고 있다.

그러나 어떤 음악을 들여 주어야 할지에 대해서는 모호한 부분이 많이 있었다. 때문에 음반 대다수는 일부 음악가의 클래식 음악을 위주로 제작돼왔다. 그러나 런던대 연구 결과로 아기들을 즐겁게 하는 음악의 기준이 달라질 전망이다.

이번 연구 결과에 많은 사람들이 놀라움을 표시하고 있는 가운데 아기들을 위한 음악에 대한 추가적인 연구가 이어져야 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실제로 아기들이 좋아하는 음악이 무엇인지 명확한 기준이 만들어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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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댓글 (1)

  • 박혜경 2017년 2월 8일3:37 오후

    정말 기존 상식을 뒤집는 – 유용한 정보네요. 최근에 조카가 생겨서, 이런 이야기가 더 재미있는데, 알려줘야겠어요. 빠른 비트의 락 음악도 들려주도록. 그리고 파열음을 내면서 아기랑 놀아주도록. ㅎ 늘 알차고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

    ★그리고 오타 하나 있어요. 17행
    (기존)이 곳 -> (수정)이 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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