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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응용과학
김준래 객원기자
2015-05-07

싱크홀, 하수관 손상이 주요 원인 정충기 서울대 교수, 과실연 포럼서 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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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서울 시내에 땅이 내려앉는 싱크홀(Sink Hole), 즉 지반 함몰 현상이 자주 발생하여 국민들을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 지난 2월에는 용산 아파트 공사현장에서 지나가던 행인 2명이 싱크홀에 빠져 부상당하는 황당한 일이 발생하기도 했다.

싱크홀 발생의 원인을 규명하고, 합리적인 대안을 제시하기 위한 포럼이 개최되었다
싱크홀 발생의 원인을 규명하고, 합리적인 대안을 제시하기 위한 포럼이 개최되었다 ⓒ ScienceTimes

국제적 도시로 발돋움하고 있는 서울에서 이 같은 싱크홀 현상이 자주 나타나고 있는 것은 서울은 물론, 우리나라의 이미지에도  결코 바람직한 일이 아니다.

‘바른 과학기술사회 실현을 위한 국민연합(이하 과실연)’은 싱크홀 발생의 원인을 규명하고, 합리적인 대안을 제시하기 위해 ‘제89차 오픈 포럼’을 마련하였다. ‘싱크홀, 도시의 땅은 무너지고 있는가?’라는 주제로 열린 이번 행사는 6일 저녁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개최되었다.

하수관 손상이 싱크홀의 가장 큰 원인

발제자로 나선 서울대 건설환경공학부의 정충기 교수는 “서울시의 경우 연도별 지반함몰 발생 건수는 연평균 20% 이상으로서, 지속적인 증가 추세에 있다”고 설명하며 “언제든 대형재난의 위험성이 상존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정 교수는 도심지 침하의 원인으로 △지질학적 지반 함몰 △하수관 손상으로 인한 지반 함몰 △부적절한 지반 굴착 공사로 인한 지반 함몰 △지하수위 저하로 인한 지반 침하 △동상 현상(Frost Heaving)으로 인한 지반 침하 △포트홀(Pothole) 등을 제시했다.

그는 “하수관 손상이 싱크홀 원인의 85% 정도를 차지하는 가장 큰 원인이기는 하지만, 최근 들어서는 지하 공간 개발과 지하수위 저하에 따른 문제도 지반 함몰 및 침하의 주요 원인으로 나타나고 있다”라고 진단했다.

서울시 연도별 지반함몰 발생 건수 추이 ⓒ 서울대
서울시 연도별 지반함몰 발생 건수 추이 ⓒ 서울대

실제로 서울시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하수관의 매설 연도가 20년 이상 된 노후 설비들이 2010년 54.5%에서 2013년에 73.3%로서, 20%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이 같은 현상이 심화됨에 따라, 노후 하수관에 의한 지반 함몰 피해도 향후 지속적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정 교수는 싱크홀의 발생이 증가하고 있음에도 이에 대한 대처방안이 부족하다고 지적하면서, 그 이유로 국가 재난 관리 전담 조직의 빈번한 변화를 꼽았다. 주요 대형 재난이 발생할 때 마다 재난 관리 조직이 변경되다 보니, 지속적이고도 전문적인 재난 예측 및 관리 보다는 사회적 이슈에 맞춘 재난 관리 및 제도로 변경되었다는 것이다.

이 같은 문제에 대해 “지속성의 경우 재난이 발생하지 않도록 평상시에 지속적으로 대비하는 것이 중요하고, 전문성의 경우는 원인 분석과 함께 재난 발생 시 신속한 대응과 사후 대책에 만전을 기하는 것으로 경험과 지식을 쌓아야한다”고 조언했다.

국내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대응책 수립 필요

예기치 않게 일어나는 것이 싱크홀이지만 최소한의 예방 및 대처 방안은 없을까? 이와 관련하여 환경부와 서울시, 그리고 국토교통부는 지반 함몰의 가장 큰 원인이 되는 하수관의 개량 사업을 조속히 추진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그리고 지하 공동 탐지 장비도 도입하여 조사하는 한편, 관련 대형 연구를 통한 근본 대책 마련에 나섰다.

환경부의 경우는 대형 공사장과 인접한 하수도에 대해 내년 말까지 육안 및 CCTV 조사를 마친다는 계획을 수립함에 따라, 조사 후 침하 발생 우려지역에 대해 하수관로 교체 및 개량을 실시할 예정이다.

서울시는 지난해 말에 실시한 지표투과레이더(GPR) 탐사 작업을 통해 발견된 공동에 대해 위험 등급을 부여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고, 국토교통부는 3D 지하지도 작성 및  지하개발 안전관리 강화 방안의 수립으로 지반침하에 대한 예방대책 마련을 서두르고 있다.

정 교수는 “복지의 시작은 방재”라고 강조하며 “사회가 선진화 될수록 재해에 대해 보다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재해 발생 예측은 매우 어려운 문제이지만, 어려운 문제일수록 전문성을 갖춘 인력이 상시 체제로 관리하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조언했다.

패널 토론 순서에서는 산업 분야와 학술 분야, 그리고 행정 분야의 관계자들이 참석하여 열띤 토론을 벌였다 ⓒ ScienceTimes
패널 토론 순서에서는 산업 분야와 학술 분야, 그리고 행정 분야의 관계자들이 참석하여 열띤 토론을 벌였다 ⓒ ScienceTimes

이 외에도 “기후 변화 및 급격한 도시화로 인한 재해 발생 가능성이 증가하면서, 미래 상황 변화를 고려한 재해 예측 및 대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하며 “특히 발생 빈도나 피해 규모와 같은 우리나라 재해 특성에 적합한 선제적 맞춤형 대응책 수립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패널 토의에서 서울대 지구환경과학부의 이강근 교수가 “싱크홀은 옛날에도 폐광산이나 시골을 중심으로 심심치 않게 발생했던 현상이지만, 최근 도심지에서 자주 발생하다 보니 이슈화되고 있는 것”이라고 진단하며 “그래도 서울은 다른 나라의 메가시티(Mega City)들보다 지반 구조가 안정적인 만큼 너무 조급하게 생각하지 말고, 시간을 가지고 원인 규명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서울시 도시안전본부 도로관리과의 송상영 과장은 “싱크홀은 계절별로 여름이 가장 높게 나타나고 있고, 특히 반경이 2m 이상인 대형 싱크홀은 하수관 노후보다 굴착공사 등이 원인으로 보인다”고 의견을 피력했다.

송 과장은 “올해 처음으로 하수관로 정비 예산 150억 원을 중앙정부로부터 배정받았다”라고 전하며 “이를 활용하여 사전 탐지활동 강화는 물론 도로 함몰지도 등을 작성하는데 사용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 외에도 하수관로 정비 공사 시 도로 함몰 전문 감리원을 배치하고, 공무원 기초소양 교육 시 싱크홀에 대한 교육과목을 배정할 계획임을 밝혔다.

김준래 객원기자
stimes@naver.com
저작권자 2015-05-07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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