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 안좋은데 어깨 아픈 이유

뇌의 착각으로 인한 ‘연관통’

얼마 전부터 어깨에 통증을 느끼기 시작한 이 모 씨는 이제 막 50대를 넘긴 중년의 남성이다. 오십견(frozen shoulder)이 일찍 찾아온 것으로 생각하고 병원을 찾은 이 씨는 검진 결과를 듣고 나서 깜짝 놀랐다. 의사가 심장에 이상이 있는 것 같으니 대형병원에 가서 정밀 검사를 받아보라고 조언했기 때문이다.

연관통은 질병의 원인 부위와 통증을 느끼는 부위가 서로 다른 것을 말한다

연관통은 질병의 원인 부위와 통증을 느끼는 부위가 서로 다른 것을 말한다 ⓒ KBS

심장에 이상이 있으면 가슴이 아파야지 왜 어깨가 아프냐는 이 씨의 질문에 의사는 “아마도 연관통(聯關痛) 때문에 그럴 것”이라고 답변하면서 “폐가 안 좋으면 가슴보다 등이 아픈 경우가 있는데 그런 증상이 바로 연관통”이라고 말했다.

여러 장기가 감각신경을 공유하기 때문에 발생

연관통이란 질병의 원인 부위와 통증을 느끼는 부위가 서로 다르게 느껴지는 통증을 말한다. 이 같은 증상이 발생하는 이유는 뇌에 연결되어 있는 감각신경 한 줄기에 여러 개의 장기·조직이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여러 장기·조직이 같은 감각신경을 공유하게 되면 뇌에서는 통증이 어디에 생긴 것인지 정확히 구별하지 못하는 상황이 종종 나타나게 된다.

다시 말해 감각신경은 뇌에서 내려올 때는 한 줄기였다가 몸으로 내려와서는 여러 갈래로 나눠지면서 신체의 각 부위로 퍼지게 되는데, 이 때 신체의 부위 중 한 곳에 이상이 생기게 되면 그 부위와 같은 감각신경을 공유하는 다른 신체 부위가 먼저 아플 수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목과 어깨가 같은 감각신경을 사용한다고 가정했을 때, 목에 문제가 생겨도 뇌는 그 통증이 목과 어깨 중 어디에 문제가 있는 것인지를 확실하게 파악하지 못하기 때문에 ‘어깨가 아프다’라고 착각할 수 있다는 의미다.

이 같은 연관통의 대표적인 사례로는 ‘치아갈이’와 ‘턱관절의 이상’으로 발생하는 편두통이 꼽힌다. 보통 두통이 생겼을 때 많은 사람들이 머릿속 문제라고 생각하여 병원을 찾지만 MRI나 CT, 그리고 뇌파검사를 해도 별다른 원인이 없다는 진단 결과를 받게 된다.

이런 경우 병원에서는 그 원인을 찾기 위해 시간을 허비하는 경우가 많은데, 통증의학 전문가들은 치료를 해도 잘 낫지 않는 편두통 환자들이 내원을 하면 우선 치과로 가서 검진을 받을 것을 권유한다.

실제로 이런 권유를 받고 치과에 가서 진료를 받은 환자 들 중에는 입을 크게 벌리지 못하거나 하품을 할 때 턱관절에서 소리가 나는 증상을 보인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외에도 입을 벌리면 한쪽으로 입이 틀어지면서 간헐적으로 턱이 빠지는 증상을 가진 경우가 있었는데 이런 증상들을 가진 환자들의 경우 대부분이 편두통을 앓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장기의 문제를 조기에 알 수 있는 긍정적 효과도 있어

연관통도 일종의 질병인 만큼 앓지 않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겠지만, 어쩔 수 없이 병이 찾아오게 된다고 하더라도 이를 자신의 건강관리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활용하는 것이 필요하다.

연관통이 건강관리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연관통도 질병의 하나인데 어떻게 건강을 관리에 도움을 줄 수 있을까?

이에 대해 통증의학 전문가들은 “신체의 많은 장기들 중에는 이상이 오더라도 초기에는 별다른 임상적 징후들을 나타내지 않는 경우가 많다”라고 설명하며 “하지만 연관통을 가진 환자들 중에는 통증으로 인해 장기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발견하는 경우가 종종 생긴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연관통을 잘 활용하면 몰랐던 체질의 특성이나 질병의 발생 상황을 파악할 수 있는 기회를 포착할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 가 찍힌 곳은 원인 부위이고 붉게 표시된 곳은 통증이 발생하는 부위다 ⓒ 서울대병원

+ 가 찍힌 곳은 원인 부위이고 붉게 표시된 곳은 통증이 발생하는 부위다 ⓒ 서울대병원

연관통에 대한 지식과 정보를 많이 보유하고 있으면 있을수록 임상적 진단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뜻이다. 예를 들면 신경계가 과도하게 활성화되는 체질을 가진 사람은 연관통을 앓는 기간이 길어질 수 있고, 만성 근골격계 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는 지속적인 자극에 의해 연관통의 범위가 광범위하게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하지만 이런 긍정적인 부분도 연관통의 정도가 심해지면 무용지물이 된다. 따라서 통증이 더 심해지기 전에 치료를 해야 하는데, 대체적으로는 교감신경을 안정시켜주는 주사요법을 시행하면 혈액순환이 촉진되면서 통증이 완화되는 효과를 볼 수 있다.

물론 주시요법은 근본적인 치료방법이 아니다. 일시적으로 통증을 잡아주는 효과만 볼 수 있기 때문에 근본적인 치료를 위해서는 정밀 검사를 통해 어떤 장기에 문제가 있는지, 근본적인 원인을 파악하는 것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것이 통증의학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한편 통증 중에는 연관통과 유사하게 착각할 수 있는 통증이 존재하는데, 이를 방사통(radiating pain)이라고 한다. 방사통 역시 막상 아픈 부위와 원인 부위가 정확히 일치하지 않는 증상을 보이기 때문에 연관통으로 여겨지는 경우가 많은데 발생 기저는 완전히 다른 질병이다.

방사통은 목이나 허리 등 연결부위의 디스크 증상으로 인해 목에서 팔까지, 또는 허리에서 다리까지 연결되어 통증이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다. 반면에 연관통의 경우는 장기와 연결된 감각신경을 공유한 해당 부위에 국소적으로 통증이 나타나므로 이를 구별할 필요가 있다.

(10730)

뉴스레터 구독신청
태그(Tag)

전체 댓글 (0)

과학백과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