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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장병 노인 술 한 잔, 수명 늘려”

비음주 환자의 음주 시작은 해로울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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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연시를 맞아 잦아진 회식자리에서는 으레 술잔이 오간다.

술은 동서고금을 통해 인간의 생활에 활력을 불어넣어 왔다. 종교의식을 비롯해 각종 축제나 행사 그리고 질병 치료에까지 널리 쓰였다.

그러나 지나치면 아니함만 못하다고, 자칫 술의 유혹에 빠져들면 건강을 해치는 것은 물론 삶 자체가 황폐해진다. 심장 건강에서도 술은 양면성을 보여준다.

대한심장학회에 따르면, 소량의 술(맥주 1잔, 소주 1잔, 포도주 2잔 정도)은 몸에 이로운 콜레스테롤[고밀도 지단백(HDL) 콜레스테롤]을 증가시키고 혈액 순환도 좋게 한다.

하지만 지나친 음주는 심장의 힘(수축력)을 떨어뜨리고 심장을 불규칙하게 뛰게 만들며(부정맥), 중성지방을 증가시켜 동맥경화를 촉진시킨다.

심부전으로 진단받은 65세 이상 음주 노년층에게 적당량 음주는 해가 없고 수명을 1년 정도 늘린다는 연구가 나왔다. ⓒ Pixabay

심부전으로 진단받은 65세 이상 음주 노년층에게 적당량 음주는 해가 없고 수명을 1년 정도 늘린다는 연구가 나왔다. ⓒ Pixabay

그러면 심장병이 있는 환자에게 술은 어떤 영향을 미칠까.

최근 심장 기능이 원활치 못한 심부전(heart failure)으로 새로 진단받은 65세 이상 노년층에 대한 연구가 나왔다. 이들이 전과 같이 적당량의 술을 지속적으로 마셔도 좋다는 결과다.

미국 워싱턴대 의대(세인트루이스) 연구팀은 “새로운 연구에서 적당량의 술을 마시는 사람들이 금주자에 비해 생존율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평균적으로 적당량 음주자들의 생존기간은 술을 끊은 사람들에 비해 1년 정도 길었는데, 이는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였다.

연구팀은 그러나 “연구 결과가 그렇게 나왔다고 비음주자들이 심부전 진단을 받은 뒤 음주를 시작하라고 권하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의학협회 저널(JAMA Network Open) 28일자에 실렸다.

약간의 음주가 건강에 좋다고 심부전 진단을 받은 비음주자가 술을 마시기 시작하면 해로울 수 있다.  ⓒ Pixabay

심부전 진단을 받은 비음주자가 술을 마시기 시작하면 해로울 수 있다. ⓒ Pixabay

음주 심부전 환자 여성은 한 잔, 남성은 두 잔 정도 괜찮아”

논문 시니어 저자인 심장학자 데이비드 브라운(David L. Brown) 교수는 “새로 심부전 진단을 받은 환자들이 매일 밤 즐겨 마셨던 술을 끊어야 하는지 자주 물어오곤 했다. 하지만 이번 연구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는 마땅한 대답을 해주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오래 전부터 과도한 음주의 독성 효과가 심부전에 나쁜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으나, 이와 대조적으로 술을 적당하게 마시는 건강한 사람들이 술을 전혀 마시지 않는 사람들에 비해 장기간에 걸쳐 심부전으로부터 보호를 받는 것처럼 여겨지는 자료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평소 술을 적당히 마시다 심부전으로 진단받은 사람들에게 조언할 만한 자료는 그동안 거의 없었다는 게 브라운 교수의 설명이다.

하지만 이제는 아니다. 새로운 연구에 따르면 여성은 하루에 한 잔, 남성은 두 잔 정도의 술을 안심하고 마실 수 있다.

연구팀은 적당한 음주가 환자들의 생존기간과 약간의 연관성이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그러나 이번 연구에서 그에 대한 정확한 인과관계를 밝혀내지는 못했기 때문에 적당한 음주가 ‘적극적으로’ 보호 기능을 발휘한다는 결론을 내릴 수는 없었다.

술(에탄올)이 인체 각 기관에 미치는 장기적인 영향.  Credit : Wikimedia Commons / Mikael Häggström

술(에탄올)이 인체 각 기관에 미치는 장기적인 영향. Credit : Wikimedia Commons / Mikael Häggström

심장환자 393명 추적 관찰

연구팀은 1989년부터 1993년까지 진행된 ‘심혈관 건강 연구(Cardiovascular Health Study)’라는 과거 연구의 자료를 분석했다. 여기에는 미국 노인의료보험제도인 메디케어(Medicare) 수급자 5888명이 포함됐다.

이 가운데 393명의 환자가 9년 동안의 추적 관찰기간 중 심부전을 일으켰다. 심부전은 심장이 온몸으로 혈액을 충분히 공급할 수 있는 능력을 점차 상실할 때 발생하며, 심장마비, 당뇨병, 신장질환 같은 만성질환에 의해서도 촉발될 수 있다.

심부전 환자들은 평균연령 79세에 여성들이 절반을 조금 넘었고, 86%가 백인이었다.

연구팀은 분석을 위해 환자들을 △음주를 전혀 하지 않는 그룹 △과거에 술을 마셨으나 끊은 그룹 △한 주에 7회 이하 마시는 그룹 △한 주에 8회 이상 마시는 그룹 등 네 범주로 나눴다. 1회 음주는 맥주 12온스(355cc), 와인 6온스(177cc), 증류주 1.5온스(44cc)로 정의했다.

심부전 환자의 음주 여부는 의사와 상의해 결정하는 것이 안전하다.  ⓒ Pixabay

심부전 환자의 음주 여부는 의사와 상의해 결정하는 것이 안전하다. ⓒ Pixabay

금주자가 위험 없다고 술 시작하면 안돼”

연구팀은 분석에서 연령과 성별, 인종, 교육정도, 수입, 흡연 여부, 혈압과 기타 요인들을 고려했다. 연구팀은 이 변수들을 조절한 뒤, 한 주에 7회 이하 음주를 하는 그룹은 장기 금주자와 비교해 생존 기간이 1년 조금 넘게 연장되는 것과 관련이 있음을 발견했다.

연장된 생존기간은 17일~748일로 평균 383일이었다. 가장 큰 이점은 주당 10회 음주에서 나타나는 것으로 보였으나, 이 범주에 들어가는 환자가 거의 없어 확실한 결론을 끌어내기에는 불충분했다.

브라운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와 관련해 “노년기에 심부전이 발생한 비음주자들은 음주를 시작해서는 안된다”고 주의를 촉구했다.

그는 “그러나 이번 연구에 따르면 심부전 진단 전에 매일 한 두잔 술을 마셨던 사람들은 심부전이 생긴 뒤에 계속 그 정도 음주를 해도 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음주 결정은 항상 의사와 상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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