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cember 11,2019

시력 나빠진다는 청색광의 진실은?

수면 방해 및 안구건조 유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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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막 사회생활을 시작한 오 모(28) 씨는 또래들처럼 디지털 기기에 익숙한 젊은이다. 눈만 뜨면 하루 종일 노트북과 스마트폰 화면을 들여다보는 까닭에 최근 들어서는 안구건조증까지 앓고 있다.

그런데 최근 TV를 보다가 스마트폰과 관련하여 깜짝 놀랄만한 뉴스를 접했다. 스마트폰에서 나오는 ‘청색광(Blue Light)’이 실명을 일으킬 수도 있다는 연구결과가 미국의 한 대학에서 발표됐다는 내용이었다.

특히 잠을 청하기 전에 전등불을 끈 상황에서 스마트폰을 보는 것이 시력에 더 나쁜 영향을 준다는 내용을 보고는 할 말을 잃었다. 잠들기 전에 누운 채로 스마트폰을 보는 것이 본인의 오랜 습관이었기에 충격을 받은 것이다.

최근 들어 유독 눈이 침침하고 뻑뻑하다는 느낌이 들었던 이유를 알 것 같았다. 오 씨는 앞으로 노트북이나 스마트폰을 되도록 멀리해야 겠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도대체 청색광이 무엇이기에 이 같은 문제를 일으키는지 궁금한 생각이 들었다.

청색광의 유해성이 제기되어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 cbmpress.com

청색광의 유해성이 제기되어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 cbmpress.com

세로토닌 분비 촉진시켜 밤에 스마트폰 사용은 자제해야

청색광이란 햇빛에서 나오는 광선 중 하나를 말한다. 380∼500nm 사이의 낮은 파장에 속하는 푸른색 계열의 빛으로서, 가시광선 중에서는 가장 강한 에너지를 가졌다.

햇빛에 포함되어 있는 광선인 만큼, 단점도 있지만 여러 가지 장점을 제공한다. 우선 ‘낮의 호르몬‘이라 불리는 세로토닌(serotonin)의 분비를 촉진시켜 낮과 밤의 생체리듬을 유지하는데 도움을 준다.

해가 짧은 북유럽에서는 세로토닌 분비를 촉진하기 위해 일부러 청색광에 신체를 노출시키기도 한다. 오후 4~5시만 되어도 어두워지는 지리적 특성 때문에 청색광을 통해 신체가 낮으로 인식하는 시간을 인위적으로 늘리는 것이다.

반대로 ‘밤의 호르몬’으로 불리는 멜라토닌(melatonin)이 분비되어야 하는 저녁 시간이 되면 청색광은 신체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게 된다. 멜라토닌 분비를 억제하는 특성 때문에 컴퓨터와 TV, 스마트폰 화면에서 나오는 청색광은 되도록 피해야 한다.

최근 미국의 톨레도(Toledo) 대학에서 발표했던 청색광 관련 뉴스는 바로 이 같은 청색광의 특성을 기반으로 진행한 실험결과를 다루고 있다.

청색광의 개요 ⓒ hae-dong.co.kr

청색광의 개요 ⓒ hae-dong.co.kr

톨레도대의 발표를 살펴보면 스마트폰이나 컴퓨터 화면에서 나오는 청색광에 눈이 장시간 노출될 경우, 빛을 감지하는 망막 세포가 파괴되어 시력이 저하될 수 있다는 내용을 다루고 있다.

이번 연구의 책임자인 톨레도대의 아지스 카룬아라스네(Ajith Karunarathne) 교수는 “눈이 청색광에 일정 시간 노출되면 망막 세포를 파괴하는 독성 물질이 생겨 ‘황반변성’이 일어날 수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라고 밝히며 “특히 어두운 곳에서 스마트폰을 오래 다루면 다룰수록 청색광에 의한 시력 저하 현상이 심해져서 눈 건강에 해로운 것으로 나타났다”라고 말했다.

황반변성은 고령층의 실명 원인 중 1위로 꼽히는 질병으로서, 망막세포가 외부의 영향에 의해 영향을 받을 때 생기는 질환이다.

연구진은 청색광이 망막에 얼마나 많은 영향을 미치는지를 파악하기 위해 여러 파장의 빛을 번갈아 쪼이면서 변화를 관찰했다. 그 결과 청색광을 쪼인 망악세포에서는 곧바로 세포가 파괴되기 시작했지만, 가시광선이나 적외선 등에서는 별다른 현상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점을 확인했다.

이 같은 결과에 대해 카룬아라스네 교수는 “특히 어두운 공간에서는 다른 빛이 없어 청색광이 망막세포에 더 많이 침투한다”라고 설명하며 “밤에 노트북이나 스마트폰을 사용할 때는 청색광을 차단하는 설정이나 기능성 안경을 착용하는 것이 좋다”라고 덧붙였다.

실명 가능성은 과장됐다는 반론도 제기

청색광의 유해성에 대한 톨레도대 연구결과는 발표 즉시 전 세계에서 톱뉴스로 다뤄지며 이목이 집중되었다. 톨레도대 연구진이 경고한 유해 환경에서 스마트폰을 보는 경우가 사용자들의 대부분을 차지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톨레도대의 연구결과에 대해 의문을 표하는 단체나 과학자들도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아직까지 청색광을 쪼였을 때 사람의 눈에 어떤 변화가 생기는지 연구된 것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톨레도대의 연구도 사람의 망막이 아닌 쥐의 망막을 실험 대상으로 삼았기 에 지적을 받고 있다.

특히 미 안과학회는 톨레도대의 연구결과에 대해 매우 강경한 입장이다. 최근 발표한 안과학회의 보도자료에는 톨레도대의 연구결과를 조목조목 비판하고 있다.

안과학회의 상임이사인 ‘자넷 스패로우(Janet Sparrow)’ 박사는 톨레로대 연구결과를 사람에게 적용할 수 없는 이유에 대해 밝히며 “스마트폰의 청색광은 사람을 실명시키지 않는다”라고 단언했다.

스패로우 박사는 톨레도대의 연구결과를 반박하는 이유로 △톨레도대 실험에서 사용된 망막 세포는 인간의 것이 아니라 쥐의 눈에서 가져온 망막세포이기 때문에 직접 비교가 어렵다는 점 △연구실에서 망막 세포에 빛을 노출시킨 방식은 생활 속에서 청색광에 노출되는 방식과 다르다는 점 △사람의 눈에는 스스로를 보호하는 능력이 있다는 점 등을 꼽았다.

그녀는 “사람의 눈에는 스스로를 보호하는 능력이 있는 만큼, 청색광에 의해 영향을 받더라도 스스로 회복하는 능력이 있기 때문에 실명을 유발하지 않는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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