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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래 객원기자
2019-01-28

'스테이블코인'이 암호화폐 살릴까? 변동성 심한 시장에서 기축통화 역할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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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던 ‘암호화폐’ 시장에 빙하기가 찾아왔다. 대장 화폐라 할 수 있는 비트코인마저 2년 전 가격에 비해 80% 정도 떨어진 상황이다.

가격 하락도 문제이지만, 더 큰 문제는 암호화폐에 대한 의심의 눈초리다. ‘안정성’ 및 ‘보안’과 관련한 문제들이 하나둘씩 드러나면서, 암호화폐를 바라보는 투자자들의 시각이 회의적으로 바뀌고 있는 것.

스테이블코인이 변동성 심한 암호화폐 시장에서 균형추 역할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스테이블코인이 변동성 심한 암호화폐 시장에서 균형추 역할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 Hacker Noon

하지만 이런 위기가 ‘스테이블코인(stable coin)’에게 있어서는 또 하나의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것이 암호화폐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스테이블코인이란 가치의 변동성이 최소화되어 있는 코인을 가리킨다. 기존 암호화폐가 하루에도 수십번씩 달라지는 가치의 변동성으로 인해 상거래용으로 부적합하다는 인식이 높아지면서, 가격 안정성이 보장될 수 있는 코인이 탄생하게 되었다.

변동성 심한 암호화폐 시장에서 기축통화 역할

시장경제는 수요와 공급에 의해서 이루어지게 되는데, 시장의 수요량과 공급량을 결정하는 기준은 ‘가격’이다. 따라서 화폐의 가치가 수시로 바뀌게 된다면, 상품 가격도 계속 변동될 수밖에 없다.

만약 아침에 1000원이었던 빵이 오후에 1200원으로 올랐다가 다음말 아침에 900원으로 떨어진다면, 시장은 일대 혼란에 빠질 수밖에 없다.

이런 혼란이 현재의 암호화폐 시장에서 벌어지고 있기 때문에 일부 전문가들은 암호화폐를 더 이상 진정한 화폐로 볼 수 없다고 간주하고 있다.

스테이블코인은 암호화폐 시장에서 달러 같은 기축통화 역할을 맡고 있다 ⓒ World Coin Index
스테이블코인은 암호화폐 시장에서 달러 같은 기축통화 역할을 맡고 있다 ⓒ World Coin Index

스테이블코인은 바로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고자 등장한 암호화폐다. 직역하자면 ‘가치가 안정된 화폐’ 쯤으로 해석할 수 있는 스테이블코인은 안정성 때문에 수많은 암호화폐 들 중에서도 ‘기축통화’처럼 사용할 수 있다.

기축통화(key currency)란 국제 간의 결제나 금융거래의 기본이 화폐로서, 대표적으로는 미국의 달러나 영국의 파운드 등을 꼽을 수 있다.

이에 대해 블록체인협회 관계자는 “스테이블코인을 현실의 달러나 파운드로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다”라고 소개하며 “따라서 스테이블코인은 달러로 고정하여 운영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스테이블코인을 개발할 때는 ‘1코인=1달러’를 유지할 수 있도록 설계하는 경우가 가장 많다. 화폐 가치가 달러로 고정되기 때문에,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과 같은 기존의 암호화폐들보다도 결제 수단으로 사용하기에 유리해지는 것이다.

담보 유형에 따라 두 가지 모델로 구분

말은 쉽지만 변동성이 심한 암호화폐 시장에서 어떻게 ‘1코인=1달러’ 시스템을 유지하는 스테이블코인을 설계할 수 있을까? 이 같은 의문에 대해 암호화폐 업계는 크게 2가지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첫 번째 모델은 특정한 기관이 달러를 확보한 뒤에 확보한 만큼만 코인을 발행하는 것이다. ‘법정화폐 담보 스테이블코인(fiat collateralized stablecoin)’이란 명칭의 이 모델은 특정 회사나 기관이 자신들의 계좌에 달러를 보유하는 것으로 사업이 시작된다.

이어서 보유한 금액만큼 코인을 발행하는데, 실제로 이들 코인의 홈페이지에는 ‘코인의 금액 만큼 달러를 제공한다’라고 언급되어 있다. 암호화폐 거래 방법 중에서 가장 정확하고 안정적인 방법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이 모델은 블록체인 기반에서 작동하는 암호화폐의 존재 가치를 송두리째 부정한다는 문제를 안고 있다. 특정한 기관이 암호화폐에 대한 지배력을 갖게 되고, 암호화폐를 거래하는 고객은 해당 기관에 종속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다시 말해 ‘탈중앙화’가 블록체인의 존재 가치임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중앙화’가 이루어지게 됨으로써 진정한 의미의 암호화폐로 볼 수 없는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다.

이 같은 문제점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USDT(USD Tether)’라는 암호화폐다. USDT는 테더(Tether)라는 회사가 발행하는 가장 유명한 스테이블코인인데, 현재 20억 달러가 넘는 규모의 USDT가 시장에서 유통되고 있다.

따라서 테더는 자신의 계좌에 발행한 암호화폐 규모 만큼의 달러를 보유하고 있어야 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의혹을 사고 있다.

테더는 대표적인 스테이블코인인 USDT를 발행하고 있는 회사다 ⓒ CryptoNewsZ
테더는 대표적인 스테이블코인인 USDT를 발행하고 있는 회사다 ⓒ CryptoNewsZ

두 번째 모델은 코인을 발행하고 유지하는 업무를 ‘스마트컨트랙트(smart contract)’, 즉 스마트계약으로 대체하는 것이다. 스마트계약이란 계약 조건을 블록체인에 기록하고 조건이 충족되었을 경우, 자동으로 계약이 실행되도록 설계한 시스템을 의미한다. 금융거래를 포함하여 모든 거래의 계약에 활용할 수 있다

이 모델 역시 첫 번째 모델과 마찬가지로 기축통화를 담보 자산으로 보유하지만, 어떤 특정 기관이 보유하는 것이 아니라 스마트계약 시스템의 계정에 보관하는 것이 차이점이라 할 수 있다. 물론 블로체인 기술을 활용해야 하는 만큼, 계정에 보관하는 것은 실제 화폐가 아닌 암호화폐로 저장된다.

하지만 스마트계약 모델도 문제가 있다. 담보로 확보한 자산인 암호화폐의 변동성이 크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100달러 규모의 이더리움을 담보로 보관한 후에 그만큼의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했을 때, 갑자기 이더리움 가치가 떨어지게 되면 담보로서의 제 역할을 못하게 되는 것이다.

그런 이유로 스마트계약 모델에서는 ‘초과담보화(over collateralization)’라는 방법을 사용한다. 실제 발행한 스테이블코인보다 더 많은 양의 담보 자산을 확보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100달러 규모의 이더리움을 담보로 보유하고 있다면, 스테이블코인을 80개 정도만 발행하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보유한 이더리움의 가치가 떨어지더라도, 스테이블코인 가치를 유지해줄 수 있다는 것이 두 번째 모델의 핵심 개요다.

김준래 객원기자
stimes@naver.com
저작권자 2019-01-28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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