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 원자로 개발, 어디까지 왔나?

사우디에 수출 성공시, 시장 선점 및 지배 가능

“사우디에 소형 스마트 원자로 수출이 성공했을 때의 의의는 실로 큽니다. 전 세계 소형 원자로 시장의 선점은 물론 아예 시장을 완전히 지배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현재 침체되어 있는 국내 원자력 산업계에 새로운 기회를 제공해 줄 것입니다”

국책 연구개발사업의 하나로 추진되고 있는 ‘스마트(SMART) 원자로’ 개발 현황이 발표되고 있는 세미나 현장. 스마트 원자로 개발의 주역인 한국원자력연구원의 김긍구 박사는 소형 원자로 개발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이 같이 말했다.

국책 연구개발사업의 하나로 추진되고 있는 ‘스마트(SMART) 원자로’ 개발 현황이 발표됐다 ⓒ 김준래/ScienceTimes

국책 연구개발사업의 하나로 추진되고 있는 ‘스마트(SMART) 원자로’ 개발 현황이 발표됐다 ⓒ 김준래/ScienceTimes

지난 30일 더케이 호텔에서 열린 ‘원자력 R&D 활성화 세미나’는 그동안 국내 산업계의 주력 에너지로 자리매김했던 원자력이 최근 겪고 있는 어려움의 원인을 분석해 보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산·학·연 간 활성화 방안을 논의해 보자는 취지로 마련됐다.

안정성과 경제성 뛰어난 스마트 원자로

SMART 원자로는 1990년 대 부터 우리나라에서 개발을 시작하여 지난 2012년에 완성한 일체형 소형 원자로를 말한다. SMART는 System-integrated Modular Advanced ReacTor의 약자로서, ‘시스템 통합 모듈식 첨단 원자로’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원자로라 하면 가압기와 펌프, 그리고 증기발생기, 노심 등 원자력 발전 필수적인 설비들이 각각 분리되어 가동되는 것이 일반적인 형태다. 반면에 스마트 원자로는 이를 소형화 시켜 일체형으로 만든 구조다. 따라서 스마트 원자로를 소형 원자로로 부르기도 한다.

이 같은 형태의 소형 원자로에 대해 김 박사는 “소규모이기 때문에 초기 투자비용이 크지 않다는 점과 안전성 구현에 용이하다는 점은 스마트 원자로만의 강점”이라고 강조하며 “이 외에도 잠재 시장이 무궁무진하고, 수요증가에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라고 덧붙였다.

일체형 소형 원자로인 SMART 원자로

일체형 소형 원자로인 SMART 원자로 ⓒ 한국원자력연구원

김 박사의 발표에 따르면 전 세계 소형 원자로 잠재 시장은 상당한 규모인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원자력협회(WNA) 회원국 중 45개 국가가 신규 원자로 도입을 검토하고 있고, 국제원자력기구(IAEA) 소속의 65개 국가들도 원자로 도입을 계획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그는 “이처럼 100여 개 국가들이 소형 원자로 도입을 타진하고 있지만, 상용화까지는 적잖은 과제가 남아있다”라고 지적하며 “특히 기술적 문제와 경제적 문제는 반드시 해결해야한다”라고 밝혔다.

기술적 문제의 경우 모든 주요기기를 원자로 용기 내부에 설치하는 일체형 방식의 설계가 가장 큰 걸림돌이다. 이전의 원자로 설계 방식과는 완전히 다른 개념이기 때문에 이에 대한 철저한 검증이 필요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또한 경제적 문제도 상용화 경험이 없다는 것이 가장 큰 난관이다. 이른바 사업화 모델이 없다 보니 타 에너지원과 비교하여 경제성을 입증하는 것이 어려운 상황이다.

사우디에 원자로 수출 성공 시 시장 선점 가능

스마트 원자로 개발은 지난 1997년에 한국원자력연구원의 주도로 처음 시작됐다. 당시만 해도 세계 원자력 발전 시장은 미국과 일본, 프랑스 등 선진국이 분할하고 있었는데, 한국원자력연구원은 틈새시장을 겨냥하여 소형 원전 시장에 뛰어 들었다.

김 박사는 “소형 원자로의 활용도가 앞으로는 훨씬 더 커질 것이라는 분석에 따라 방향을 돌린 것”이라고 언급하며 “바닷물을 민물로 바꾸는 해수담수화 설비나 지역난방과 같은 용도로는 대형보다 소형 원자로 시설이 적합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해수담수화의 경우 원자로에서 발생한 증기로 바닷물을 담수로 전환하여 민간에 공급하는 원리로 이루어진다. 지역난방도 마찬가지다. 전력 생산 과정에서 남은 열을 사용하여 해당 지역에 난방을 공급하는 원리다.

따라서 스마트 원자로는 대형 원전을 필요로 하지 않으면서도 물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가나 지역난방이 필요한 국가들의 수요에 꼭 맞는 전략적 수출 품목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일반 원자로와 스마트 원자로의 구조 비교 ⓒ 한국원자력연구원

일반 원자로와 스마트 원자로의 구조 비교 ⓒ 한국원자력연구원

김 박사는 “스마트 원자로가 사우디에 처음 수출될 수 있었던 이유도 바로 이러한 다목적 활용도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밝히며 “사우디아라비아는 현재 ‘비전 2030’ 정책으로 인해 소형 원자로에 대한 관심이 무척 높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비전 2030은 사우디가 탈 석유화 및 산업 다각화를 위해 추진하는 신성장 동력 육성 및 일자리 창출을 위한 정책이다. 우리나라는 비전 2030을 추진하기 위해 필요한 5대 전략적 협력국가 중 하나로 선정된 바 있다.

사우디뿐 만이 아니다. 정부는 사우디와의 협력을 통해 중동 및 북부 아프리카 지역에 동반 진출의 기반을 구축하고 세계 소형 원자로 시장을 넓혀나간다는 계획까지 수립하여 예정대로 추진하고 있는 중이다.

발표를 마무리하며 김 박사는 “지난 해 사우디와 맺은 ‘건설 전 설계(PPE)’ 사업은 원자로의 현지화라는 관점에서 볼 때 그 첫 걸음인 셈”이라고 전하며 “일반적으로 원자력 발전은 냉각수로 바닷물을 이용하지만, 물 확보가 어려운 사우디인 만큼 이 조건에 맞춰 냉각 방식을 새로 설계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예정대로 스마트 원자로의 경제적 효과가 2020년경에 본격화된다면, 우리나라 원자력 기술의 위상도 크게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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