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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응용과학
이승아 객원기자
2011-05-25

‘소셜’에 발목 잡힌 소셜커머스 소셜커머스, 출시 1년 만에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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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셜커머스. 공동구매와 원어데이(하루에 한 품목만 싸게 파는 것) 개념을 융합해 만든 새로운 상거래 트렌드다. 2005년 야후에 의해 소개된 ‘소셜커머스’의 어원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하루에 한 품목 정해 파격적 할인

‘원어데이’는 하루에 한 품목만 파격적인 할인가로 제공하므로, 소비자를 자극하는 한정판매의 성격을 갖고 있다. 이를 위해 불특정 다수의 네티즌 중 구매자를 모아 원하는 거래(소셜커머스에서는 ‘딜(Deal)'이라고 표현한다)를 성사시켜야 하므로, 구매를 확정지은 네티즌들이 SNS로 움직인다. 그래서 상거래를 의미하는 커머스(Commerce)에 소셜(Social)이 붙었다.

국내 다수의 소셜커머스 업체가 SNS 홍보에 주력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전파 속도와 파급력이 큰 SNS의 장점을 적극 활용, 딜을 성사시키기 위해 기업과 잠재적 구매자가 힘을 합칠 수 있는 공간이기 때문이다. 네티즌의 경우 수많은 소셜커머스 업체의 ‘원어데이’ 정보를 직접 찾기보다, SNS에서 업체와 네티즌들이 주는 정보를 받는 것이 편리하고 신속하다. 이에 모두가 정보 제공자를 자처하며 자신도 정보를 얻으려 한다. SNS의 장점이 고스란히 마케팅에 녹아든 것이다.

특히 스마트폰 보급으로 인한 SNS 이용자의 급증이 소셜커머스 열풍에 한 몫했다. 지난 해부터 다수의 소셜커머스 업체가 자리 잡기 시작했고, 그만큼 다양한 종류의 ‘원어데이’ 딜을 누릴 수 있게 되었다. 레스토랑, 공연, 여행, 에스테틱은 물론 해당 브랜드에서 자유로운 구매를 할 수 있도록 할인 된 브랜드 자유이용권까지. 게다가 대체로 쿠폰의 유효 기간이 넉넉하기에 상시 체크하다가 추후 구매를 위해 딜에 참여하는 잠재적 구매자도 적지 않다. 소셜커머스의 행보는 탄탄대로보단 고속도로에 가깝다.

소셜커머스, SNS에 배신당했다?

그러나 SNS를 업고 빠른 속도로 성장할 수 있던 소셜커머스가 SNS로 인해 주춤하고 있다. 소비자들의 항의와 피해 상황이 급속도로 전파되는 매체 역시 SNS이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예가 최초의 소셜커머스인 그루폰(Groupon)이다.

1호 국내 상륙이라는 수식어와 함께 올해 초 국내 시장에 진입한 그루폰은 ‘역시 1호’라는 평가와 함께 입지를 굳히고 있었다. 하지만 파격적인 가격으로 쿠폰을 제공하기로 한 이벤트가 불발되고, 이어 한국과학기술원과 무관한 ‘카이스트 공기청정기’가 딜에 오르면서 그루폰의 입지는 한순간에 흔들렸다.

이벤트 불발로 인한 소비자들의 불만이 가라앉지 않은 상황에서 제조사 파악이 제대로 되지 않은 물건이 딜에 올랐다는 내용은 SNS를 통해 일파만파 퍼졌고, 그루폰은 해명에 진을 뺐다.

그루폰뿐만이 아니다. 소셜커머스 업체 위메이크프라이스의 경우 4월에 진행한 화장품 브랜드 ‘토니모리’의 40% 할인된 자유이용권에 대해 9만 명이 넘는 구매자를 모았다. 하지만 이 쿠폰을 발송하는 과정에 차질이 생겨 한 달이 지난 지금까지도 주 고객층인 여성 구매자들의 원성을 듣고 있다. 그 밖에 소셜커머스 관련 각종 피해가 속출하며 이 또한 SNS를 통해 퍼지고 있는 상황이다.

소비자의 힘, 입소문 (WOM : Word of mouth)

SNS가 마케팅에서 절대적인 힘을 가지게 된 이유는 다름 아닌 입소문이다. 이 입소문을 이용한 마케팅이 바로 WOM(Word of mouth) 마케팅이다. 사실 WOM 마케팅은 온라인에서 의도적으로 입소문을 퍼뜨려서 관심을 끌도록 하는 마케팅 방법이다. 블로그의 후기 기능을 이용, 입소문을 내기 위해 기업에서 신상품 체험단 등을 선발하는 것도 WOM의 일환이다.

소셜커머스업체의 경우 SNS와 함께 성장했기 때문에 상품이나 서비스에 관한 즉각적인 반응을 확인할 수 있었고, 이는 쉽게 소문을 낼 수 있는 ‘리트윗(Retweet : 다른 사람의 말을 그대로 옮겨 퍼뜨리는 기능)’ 등을 통해 퍼졌다.

따라서 파격적인 할인가로 제공할 수 있을만큼의 인원이 모일 수 있었던 것. 하지만 현재 진퇴양난을 겪고 있는 이유 또한 이로 인한 것이다. 파급력은 물론이며 대안 매체의 성격을 띈 SNS의 특성상 피해 상황 등이 더 잘 알려진 것이다. SNS를 이용한 WOM이 현대 사회의 소비 패턴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 잘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인터넷과 SNS가 발달한 요즈음에는 상품 판매에 있어서 소비자의 역할이 크다. SNS라는 양날의 칼을 쥐고 있기 때문이다. 자신의 정당한 권리를 찾으면서도, 그 파급력에 유념해 SNS를 신중하게 이용하는 소비자의 성숙한 자세가 요구되고 있다.
이승아 객원기자
himeru67@hanyang.ac.kr
저작권자 2011-05-25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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