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창조과학부가 매년 주최하는 행사인 ‘코리아인터넷컨퍼런스(KRnet)’는 국내·외 최신 인터넷 기술의 현주소를 가늠해 보는 자리다. 올해로 22회째를 맞이하는 KRnet은 우리나라 인터넷 관련 행사 중 가장 역사가 길고, 규모도 제일 크다.
이처럼 우리나라 정보통신 발전에 크게 기여하고 있는 KRnet이 지난 23일 코엑스인터콘티넨탈 호텔에서 개최됐다. ‘사물인터넷을 향한 인터넷 혁명’이란 주제로 열린 이번 행사는 사물인터넷(IoT, Internet of things)과 관련된 최신 기술동향을 공유하여, 진화하는 인터넷의 미래상을 예측해보자는 취지로 마련됐다.
사물인터넷 플랫폼 서비스 핵심은 '개방'
초청 강연자로 나선 김재호 전자부품연구원 팀장은 ‘사물인터넷 플랫폼’을 주제로 발표했다. 사물인터넷 플랫폼이란 사물 간에 인터넷을 할 수 있는 물적 기반인 통신 네트워크가 원활하게 작동하도록 하는 운영체제를 말한다. 특히 업계에서는 사물 간의 정보를 주고받는 기술 표준과 각종 애플리케이션이 핵심이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김 팀장은 “사물인터넷 시대의 성패를 가를 핵심 사항은 바로 플랫폼”이라고 강조하며 “최근 들어 다양한 플랫폼 서비스가 등장하고 있지만, 성공적인 보급을 위해서는 운영체제의 호환 가능성 등 플랫폼 서비스의 개방 여부가 가장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개방 여부를 가장 중요한 원인으로 언급한 이유는, 최근 들어 동시다발적으로 등장하고 있는 플랫폼 서비스들이 대부분 폐쇄적인 정책을 펼치고 있기 때문이다. 폐쇄적인 플랫폼은 모든 시스템이 독자적으로 구현되어야 하므로 비용이 증가할 수밖에 없다. 또한, 사용자와 개발자 입장에서 볼 때도 접근이 쉽지 않기 때문에 공유와 협업의 기회도 줄어들게 된다.
이 같은 추세는 인터넷이 본격적으로 보급되던 90년대 중반의 흐름과 닮았다. 초창기였던 웹1.0 시대에는 서비스 제공 업체들이 제공하는 정보와 서비스만을 받아들였던 폐쇄적인 형태였다. 그러나 2000년대에 접어들며 웹2.0 시대를 맞아, 제공되는 응용 프로그램과 데이터를 이용해 사용자 스스로가 새로운 서비스를 창출할 수 있도록 하는 개방적인 형태로 바뀌었다.
김 팀장은 “이와 같은 업계의 폐쇄적 경향을 개선하기 위해 전자부품연구원이 개발한 것이 개방형 사물인터넷 플랫폼인 모비우스(MOBIUS)”라고 소개하며 “이를 통해 사용자들은 손쉽게 사물을 찾아 연결할 수 있고, 개발자는 자신이 생각했던 아이디어를 구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모비우스는 사물인터넷 생태계의 새로운 조성을 위해, 사용자와 개발자가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개방형 플랫폼이다. 모비우스의 가장 큰 특징으로는 사용자 인터페이스(UI)를 들 수 있다. 기존의 폐쇄적 플랫폼에서는 사물인터넷 구현을 위해 별도의 디스플레이가 마련돼야 하므로 원가가 높아진다. 그러나 모비우스에서는 스마트 기기로 사물의 사용자 인터페이스를 가져오는 방식이기 때문에 저렴하고 호환성이 높은 장점이 있다.
이 외에도 김 팀장은 모비우스 플랫폼이 적용된 사례로 사물을 음성으로 제어하는 서비스인 아이씽(iThing)과 스마트화분 서비스인 플랜티(PLANTY)을 소개했다. 그러면서 “현실의 사물과 가상의 사물이 인터넷을 통해 정보를 주고받는 과정을 통해, 개방형 사물인터넷 플랫폼이 미래 인터넷의 인프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공공데이터, 미래지향적 행정 구현
공공데이터는 사물인터넷과 함께 이번 행사의 주요 테마로 다뤄졌다. 송석현 정보화진흥원 부장은 ‘정부3.0과 공공데이터 개방’이라는 주제를 통해 “공공데이터 개방은 세계적 이슈”라고 설명하며 “신시장 개척과 일자리 창출에 공공데이터의 활용은 필수”라고 주장했다.
공공데이터는 데이터베이스화된 정보나 전자화된 파일 등 공공기관이 생성하거니 취득하여 관리하고 있는 전자적 방식으로 처리된 자료를 말한다. 또한 공공데이터를 개방한다는 것은 공공기관이 이용자에게 정보를 재활용할 수 있도록 제공하고, 상업적·비영리적으로 이용할 권한을 부여하는 것을 의미한다.
정보화진흥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정부는 산업적 파급효과가 큰 15대 전략 분야의 공공데이터를 금년과 내년에 우선적으로 개방한다는 계획을 수립한 것으로 나타났다. 15대 전략 분야는 △교통 △국토 △식품의약 △농업축산 △문화관광 △공공정책 △조달 △과학기술 △환경 △고옹노동 △재해안전 △특허 △해양수산 △보건복지 △기상 분야다.
이처럼 공공데이터를 활성화하려는 이유에 대해 송 부장은 “공공의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과학적이고도 미래지향적인 행정을 구현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전하며 “실제로 이를 활용하여 지난해에는 통계청에서 물가지수 예측 플랫폼을 구축했고, 올해는 산림청이 산불예측 시스템을 구축 중에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책이 훌륭해도 현장에 적용되지 못하면 아무 소용이 없다. 따라서 정보화진흥원은 부속기관인 공공데이터활용지원센터를 통해 공공데이터 활용을 위한 지원방안 중 하나인 ‘직접 발로 뛰는 현장대응반’을 운영 중에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 대응반은 현재 기관 및 기업들을 대상으로 15대 전략 분야별 애로사항 청취 및 컨설팅 등을 제공하고 있다.
이어서 연지윤 한국교통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첨단교통 데이터베이스(DB) 현황 및 활용’에 대해 발표했다. 첨단교통 DB란 ICT 기술을 이용하여 수집한 교통자료로서 교통량이나 속도, 그리고 교통카드 자료 및 각종 GPS 데이터 등이다.
연 위원은 첨단교통 DB 중 하나인 교통카드 데이터의 활용 방안에 대해 “수도권의 경우 대중교통 이용 시 95% 이상이 교통 카드를 이용하고 있고, 또한 점점 증가추세라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고 전하며 “데이터 분석을 통해 배차간격 자동조절 및 유동인구 분석 등 다양한 교통정책에 활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외에도 한국교통연구원은 GPS 데이터의 분석을 통해 혼잡지도 작성에 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혼잡지도란 혼잡과 관련한 다양한 지표를 원하는 공간 및 시간에 표출할 수 있는 지도로서, 이를 통해 혼잡 강도나 CO2 배출량, 그리고 지체시간 등을 분석할 수 있다.
또한 첨단교통 DB의 향후 추진 방향으로 연 위원은 “최신의 교통량 및 속도 관련 자료의 확보를 통해 신뢰성 확보를 위한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하며 “특히 통합교통량 조사체계를 위해 민간부문과 타 분야의 자료 협력이 원만하게 이뤄지는 시스템 구축에 주력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 김준래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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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작권자 2014-06-24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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