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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체인, 저개발국가서 활용성 굿 일부 국가, 자국 화폐보다 변동성 적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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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체인 관련 자문 회의를 다녀온 적이 있다. 해당 회의의 목적은 블록체인 활용 방안을 찾는 것이었다. 여러 전문가가 모여서 이를 논의했고, 몇 가지 시사점을 도출했었다.

그중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시사점이 있었다. 그건 블록체인을 저개발국을 돕는 것에 활용하자는 것이었다.

국내에서는 블록체인 도입으로 인한 효용성 관련으로 의문이 가는 분야가 어느 정도 있다. 그러나 저개발국에서는 국내의 상황과 반대이다. 블록체인 기반 화폐인 암호화폐를 예로 들어보자.

암호화폐 활용성에 관해서는 국내뿐만 아니라 여러 선진국에서도 화폐로서의 가치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변동성이 크기 때문이다. 그러나 베네수엘라, 아르헨티나 등의 저개발국에서는 암호화폐를 자국 화폐보다 더 선호하다.

대부분의 선진국은 자국 화폐 안전성을 위해서 금융상에 체계를 잘 잡아 놓고 있다. 반면 저개발국에서는 이러한 체계가 잘 잡혀있지 않다. 이러한 이유로, 암호화폐가 자국 화폐보다 더 안전한 경우도 있다.

베네수엘라의 화폐 ‘볼리바르(VES)’를 예로 들어보자. VES는 세계적으로 변동성이 큰 화폐로 이미 널리 알려져 있다. 5개월 만에 화폐가치가 100분의 1수준으로 떨어질 정도이다. 작년 12월 기준으로 1볼리바르의 가치는 0.01258달러였다. 그런데 이러한 가치는 5월에 100분의 1수준인 0.00017달러로 하락했다.

암호화폐의 변동성은 볼리바르와 비교하면 아무것도 아닌 셈이다. 참고로 비트코인 가치는 같은 기간 사이에 2배 증가했다.

변동성뿐만 아니라 꾸준히 가치가 하락하는 화폐를 지닌 국가에서도 암호화폐를 선호하고 있다. 대표적인 국가로 아르헨티나를 들 수 있다. 아르헨티나는 2009년 이후 자국 화폐의 가치가 꾸준히 떨어지고 있는데, 이는 자국 화폐의 신뢰성도 꾸준히 떨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물론 세계적으로 가장 안전한 화폐인 달러 사용도 함께 고려해볼 수 있다. 그런데 달러의 화폐 제약성은 크다. 특히 국제 송금에서는 이러한 제약이 훨씬 커진다. 미국에서 달러를 인도네시아로 송금한다고 가정해보자. 국제은행간 통신협정(SWIFT)을 거쳐야 하므로 수수료가 많이 든다. 그런데 비트코인의 경우, 국제송금이 자유롭다. SWIFT와 같은 기관을 거치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암호화폐의 이러한 특성은 해외로 일하러 간 노동자에게는 큰 도움이 된다. 조금이라도 더 많이 가족에게 돈을 송금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리하면, 화폐의 안정성 체계가 없는 국가에서는 암호화폐를 화폐로써 더 선호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블록체인에서 저개발국에 도움을 주는 서비스로 암호화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이외에도 블록체인은 다양한 방식의 서비스 제공으로 저개발국 발전에 도움을 줄 수 있다. 대표 사례를 통해 이러한 내용을 좀 더 살펴보자.

암호화폐를 더 안전한 화폐로 여기는 국가도 있다  ⓒ Pexles
암호화폐를 더 안전한 화폐로 여기는 국가도 있다 ⓒ Pexles

국가 원조에 활용될 수 있어

일부 선진국은 저개발국 원조에 블록체인을 활용할 수 있다. 대표적인 예로, 뱅키문(Bankymoon)이 있다. 뱅키문은 저개발국의 가난한 학교를 대상으로 전력을 기부하는 시스템을 개발했다. 기부 방식은 암호화폐로 이뤄진다. 기부자가 암호화폐를 기부할 대상에 지급하면 스마트 컨트랙트 방식에 의해서 지급된 금액만큼 자동으로 전력을 공급한다.

블록체인을 국가 원조 체계에 적용할 수 있다 ⓒ 위키피디아
블록체인을 국가 원조 체계에 적용할 수 있다 ⓒ 위키피디아

이처럼 저개발국 원조에 블록체인을 활용할 수 있다. 그럼 블록체인을 국가 원조에 활용하면 어떤 효과가 있는 것일까? 두 가지 기대 효과가 있다.

첫째는 원조한 금액의 투명성을 증가시키는 효과가 있다. 원조자는 블록체인 방식으로 자금 활용 내용을 투명하게 확인할 수 있는데, 이러한 점은 원조 금액을 증가시킨다. 기존의 경우, 많은 사람이 불투명한 금액 기부 체계로 원조 기관에 불신이 많았다. 이에 따라, 기부를 망설이는 사람도 많았다. 그러나 블록체인은 이러한 불신을 낮춰줌에 따라 많은 사람이 금액을 기부할 수 있게 한다.

둘째는 원조 금액의 운영 효율성을 증가시킨다. 앞의 기대효과는 원조 금액의 파이를 키우는 것에 기여한다면, 두 번째 효과는 낭비되는 파이를 줄여서 원조되는 금액을 증가시킨다. 앞에서 얘기했듯이, 국제 송금 시에는 많은 수수료가 발생한다. 이는 SWIFT를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암호화폐 방식의 기부는 수수료를 줄여 줘서 원조 금액이 최대한 특정 국가에 가능한 많이 전달될 수 있도록 한다.

2017년 유엔(UN)은 블록체인을 활용하여 저개발국 대상으로 식량을 원조하는 사업을 시작했다. 해당 사업은 빌딩 블록(Building Block)이라고 불리는데, 목표는 “블록체인으로 인한 기아를 없애는 것(Blockchain for Zero Hunger)”이다.

유엔은 이더리움을 활용해 저개발국에게 전달되는 식품 및 화폐를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했고, 파키스탄에 시범 사업을 이미 마쳤다. 유엔은 블록체인 적용으로 제3기관에 지불해야 할 비용의 98%를 줄였다고 밝혔다.

그 외에도 기부 금액을 투명하게 보여주는 블록체인 기반 서비스도 있다. 헬프빗, 엘리스, 기빙 레저, 비트기브 등이 이러한 서비스에 해당한다. 이러한 서비스를 통해 국가 원조에도 기여할 수 있다.

국가 인프라 개선에도 도움을 줄 수 있어

저개발국 인프라 개선에도 블록체인을 활용할 수 있다. M-PAYG는 덴마크에 위치한 블록체인 스타트업이다. M-PAYG는 신재생에너지 발전 시설을 임대하는 사업을 수익 모델로 삼고 있는데, 독특한 점은 거래가 블록체인으로 이뤄진다는 점이다.

M-PAYG는 전기 발전 시설이 열악한 아프리카 지역을 위해서 해당 주민이 월 금액을 내면 지불한 금액만큼의 태양광 발전 시설을 임대해준다. 그리고 지역 주민은 거기에서 나온 전력을 사용할 수 있다.

M-PAYG는 저개발국이 발전 시설을 확충하는데 에도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 Flickr
M-PAYG는 저개발국이 발전 시설을 확충하는데 에도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 Flickr

이는 단순한 전력 거래 모델로 보인다. 그러나 이는 저개발국가 신재생에너지 발전 시설을 보급할 수 있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전력 수요가 생김에 따라, 이를 채우기 위한 시설 확충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저개발국 난민이 신원을 증명할 수 있게 하는 ‘ID2020’이라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해당 사업은 유엔과 액센추어까지 가세함에 따라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MS가 해당 사업을 성공적으로 구축한다면, 저개발국 난민은 신원을 증명할 수 있는 인프라를 갖출 수 있게 된다.

블록체인은 유망 기술로서 많은 국가로부터 주목받고 있다. 특히, 저개발국도 블록체인에 관심을 가질 것으로 보인다. 활용할 영역이 많기 때문이다. 실제로, 베트남, 북한, 인도네시아 등 국가에서 블록체인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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