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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우주
김병희 객원기자
2019-01-02

별 주위 궤도는 왜 비뚤어져 있을까 원시별 주위 왜곡 원반 처음으로 자세히 관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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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 형성 초기의 주위 원반 모습이 새롭게 관측됐다.

최근 일본 연구팀이 칠레의 밀리밀터파 전파망원경 군집인 알마(ALMA) 관측자료를 사용해, 몇 만년 전 형성된 어린 원시 별(protostar) 주위의 디스크가 뒤틀려 있는 모습을 처음으로 관측하는데 성공했다.

이것은 우리 태양계를 포함하는 수많은 행성계에서의 행성 궤도 오정렬(misalignment)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가져다주는 것이다.

우리 태양계 행성들은 태양의 적도로부터 약 7도 정도 기울어진 평면상의 태양 궤도를 돈다. 많은 태양계 밖 외계시스템에서도 일부 행성들은 중심 항성의 적도 평면 혹은 단일 평면상에 정렬돼 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왔다.

내부와 외부 원반 회전축의 기울기가 어긋나는 ‘워프(warp) 구조’를 가진 원시행성계 원반의 상상도. CREDIT : RIKEN
내부와 외부 원반 회전축의 기울기가 어긋나는 ‘워프(warp) 구조’를 가진 원시행성계 원반의 상상도. CREDIT : RIKEN

행성들이 정상 궤도평면 벗어나는 이유

이에 대한 한 가지 설명은 ‘일부 행성들이 소속 행성계에서 다른 대상들과 충돌하거나, 혹은 행성계를 스쳐 지나가는 별들의 영향을 받아 최초의 궤도 평면에서 이탈했을 수 있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에 대한 다른 견해도 있다. ‘별이 태어나는 별-형성 구름의 왜곡에 의해 행성들이 정상적인 궤도평면을 벗어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이 주장을 증명하기 위해서는 원시행성계(protoplanetary) 원반에 대한 연구가 이뤄져야 했다. 이는 갓 태어난 별의 주위를 둘러싼 가스와 먼지로 이루어진, 회전하는 원반을 말한다.

보통 별이 탄생하기 위해서는 저온상태에서 분자 가스와 먼지로 이루어진 밀도 높은 분자 구름이 자체 중력에 의해 수축, 응집돼야 한다. 이때 큰 각운동량을 가진 가스가 직접 중심에 도달하지 못하고 원시 별 주위에 원반을 형성하는데, 이것이 원시행성계 원반이다.

이 원반 안에서 가스와 먼지가 응집돼 행성이 만들어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때문에 이 원반의 형성 과정에 대한 이해는 행성 형성의 이해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원시 별 IRAS04368 + 2557 주위의 초기 원반을 알마 망원경으로 관측한 결과. CREDIT : RIKEN
원시 별 IRAS04368 + 2557 주위의 초기 원반을 알마 망원경으로 관측한 결과. CREDIT : RIKEN

원시별 L1527에서 두개의 원반 발견

근래에 제시된 별(항성) 주위의 행성들을 만드는, 회전하는 원시행성계 원반들의 이미지에는 앞서 말한 뒤틀림(warping) 현상이 나타나 있다. 그러나 이런 일이 얼마나 일찍 발생하는지는 여전히 불분명했다.

그런데 최근 이에 대한 중요한 연구가 나왔다.

과학저널 ‘네이처’(Nature)지 12월31일자에 발표된 논문에서 일본 이화학연구소(RIKEN) 개척연구본부(CPR)와 지바대 첨단연구센터 연구팀은 ‘아직 먼지 구름 안에 묻혀있는 어린 원시별 L1527이 두 부분으로 된 원반을 가지고 있는 모습을 발견했다’고 보고했다.

이중 하나는 안쪽의 평면을 회전하고 있고, 다른 하나는 바깥 쪽 다른 평면을 회전하고 있었다. 이 원반은 매우 어려서 여전히 성장하고 있는 중이었다.

황소자리 타우루스 먼지 성운(Taurus Molecular Cloud)으로부터 450광년 떨어져 있는 L1527은 우리가 관측할 수 있는 원반을 가지고 있어 연구하기에 좋은 대상으로 알려져 있다.

워프 구조를 가진 원시행성계 원반의 단면 개념도.  CREDIT : RIKEN
워프 구조를 가진 원시행성계 원반의 단면 개념도. CREDIT : RIKEN

내부 원반에서 성간 먼지 합체 성장 시작돼”

연구팀은 이번 연구에서 내부 원반과 외부 원반의 회전축 기울기 차이(warp 구조)를 발견하고, 외부 원반 가스의 회전축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변화하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또 두 파장의 전파 강도 비율의 공간 변화를 측정, 내부 원반에서 성간 먼지의 합체 성장이 시작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예측했다.

연구팀이 검출한 초기 원반은 두껍고, 중력 압박에 의해 구조가 점차 얇아지는 것으로 추정된다. 연구팀이 분석 결과 이 두꺼운 초기 원반에서 성간 먼지가 성장하기 시작했을 가능성이 보였다.

이것은 원반에서 구조 형성, 즉 행성 형성으로 이어지는 계기를 나타내는 현상일 수도 있다. 이는 기존의 행성 형성에 관한 이해를 크게 바꿀수도 있다는 것이 연구팀의 설명이다.

상대 전파신호 강도의 반경의존성. CREDIT : RIKEN
상대 전파신호 강도의 반경의존성. CREDIT : RIKEN

어떤 원인으로 원반의 뒤틀림 발생할까

연구팀을 이끈 리켄 ‘사카이 별ᆞ행성 연구실’ 사카이 나미(坂井 南美) 박사는 “이번 관측 결과는 ‘행성 궤도의 잘못된 정렬이 행성 형성의 가장 초기단계에서 만들어진 비틀림 구조에 의해 야기될 수 있다’는 가설을 제시하는 것”이라고 말하고, “이것이 일반적인 현상인지 아닌지 알아내기 위해 더 많은 외계 행성계를 조사해야 한다”고 밝혔다.

여전히 남아있는 의문은 어떤 원인에 의해 뒤틀림이 발생했는가 하는 점이다. 나미 박사는 “한 가지 가능성은 원시별 구름에 있는 가스와 먼지 흐름의 불규칙성이 그대로 유지돼 뒤틀린 원반으로 나타날 것이란 점”이라고 설명했다.

두 번째 가능성은 ‘원시별의 자기장이 회전하는 원반 평면과는 다른 평면을 형성할 수 있고, 안쪽의 원반이 자기장에 의해 원반의 나머지 다른 평면으로 당겨지고 있기 때문일 수 있다’는 것이다.

나미 박사는 어떤 원인에 의해 뒤틀림이 생기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후속 연구를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병희 객원기자
hanbit7@gmail.com
저작권자 2019-01-02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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