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의 역사를 석기시대, 청동기시대, 철기시대로 구분한다면 지금은 플라스틱 시대다. 플라스틱 없이는 다양한 제품을 만들어낼 수 없는 시대다. 플라스틱을 통해 수많은 제품들이 만들어지고 또한 버려지고 있다.
문제는 플라스틱 쓰레기들이 제대로 처리되지 않은 채 지구촌 곳곳을 오염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산이든 강이든지 플라스틱 쓰레기로 뒤 덥혀 있다. 특히 바다 속에는 엄청난 양의 플레스틱이 떠다니며 수산물을 오염시키고 있다.
플라스틱은 열과 압력을 가해 성형할 수 있는 고분자화합물이다. 많은 종류가 있는데 열을 가해서 재가공이 가능한지에 따라 열가소성과 열경화성수지로 나눌 수 있다. 문제는 폴리에틸렌(polyethylene) 같은 열에 강한 화합물이다.
플라스틱 쓰레기 문제로 세계가 골머리를 앓고 있는 가운데 과학자들이 플리스틱을 분해할 수 있는 벌집나방 애벌레를 발견했다. 애벌레 연구를 통해 플라스틱을 손쉽게 분해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낼 수 있는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사진은 벌집나방. ⓒWikipedia
왁스웜, 폴리에틸렌 분해능력 지녀
고분자 화합물은 전체 플라스틱 생산량의 약 40%에 달한다. 대부분 포장용으로 사용되고 있는데 매년 약 1조개가 넘는 폴리에틸렌 비닐봉지가 사용되고 있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는데 이중 재활용되고 있는 경우는 26%에 불과하다.
36%는 여기저기서 태워져 대기를 오염시키고 있으며, 38%는 쓰레기 매립장 혹은 산과 강, 바다 등에 버려져 썩지 않은 채 환경을 파괴하고 있는 중이다. 태평양에 떠 있는 거대한 플라스틱 쓰레기 섬 GPGA(Great Pacific Garbage Patch)가 대표적인 사례다.
이 쓰레기 섬의 크기는 미국 텍사스 주의 약 2배에 달한다. 이곳에서 파생된 플라스틱 성분을 먹은 물고기, 바닷새, 거북, 고래 등이 죽거나 변형된 채로 발견되고 있다. 과학자들은 그동안 이 쓰레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연구를 진행해왔다.
썩는 폴리에틸렌을 개발해 보급했지만 가격이 비싸 보급이 잘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영국 케임브리지대와 스페인 국립연구위원회(CSIC) 연구진은 플라스틱을 분해할 수 있는 나방 애벌레를 발견했다.
25일 ‘BBC’, ‘Phys.org’ 등 주요 언론에 따르면 연구진이 주목한 것은 왁스웜(wax worm)이라고 하는 벌집나방(Galleria mellonella) 애벌레다. ‘누리’라고 불리는 이 애벌레는 벌집에 기생하며 벌집 안에 들어있는 밀랍 등을 뜯어먹는다.
연구진은 이 나방 애벌레가 벌집의 밀랍을 먹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이 모습을 발견한 연구진은 애벌레를 썩지않는 플라스틱 주성분인 폴리에틸렌 위에 올려놓았다. 그러자 40분이 지난 후 폴리에틸렌에 1~3개의 구멍이 생기는 것을 발견했다.
연구진은 이 벌집나방 애벌레가 폴리에틸렌을 얼마나 분해할 수 있는지를 측정했다. 그 결과 애벌레 100마리가 12시간 동안 폴리에틸렌 92㎎을 분해하고 있었다. 이 애벌레는 또 폴리에틸렌을 알코홀의 일종인 에틸렌글리콜로 변형시키는 능력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애벌레 통해 플라스틱 분해 기술 개발
CSIC의 페데리카 베르토치니(Federica Bertocchini) 박사는 “벌집나방 애벌레들이 강하고 탄력 있는 포장용 폴레에틸렌을 분해하고 있었다”며 “지금 이 벌레를 통해 플라스틱 쓰레기를 분해할 수 있는 방안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왁스웜이 큰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은 아무 것도 먹지않은 채 저온에서 상당 기간 생존할 수 있을 만큼 강한 생명력을 지니고 있는데다 미국, 유럽, 아시아 등 일부 지역을 제외한 세계 전역에서 손쉽게 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때문에 새나 파충류 등 애완동물 먹이용으로 사용돼왔는데 가격도 매우 싼 편이다. 번식이 쉬운 편이라 이 애벌레를 사육하는 경우도 자주 발견할 수 있다. 연구진은 이 왁스웜을 플라스틱 쓰레기 제거용으로 사용할 수 있는 방안을 찾고 있다.
캠브리지 대학의 파올로 봄벨리(Paolo Bombelli) 박사는 “현재 이 왁스웜이 플라스틱을 어떻게 분해하고 있는지 그 과정을 면밀히 관찰하고 있으며, 폴리에틸렌을 더 손쉽게 분해할 수 있는 방안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왁스웜의 이 놀라운 능력이 발견된 과정도 화제가 되고 있다. 연구에 참여한 베르토치니 박사는 부업으로 양봉을 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벌집 밀랍이 줄어들고 있는 사실을 발견했다. 궁금하게 여긴 박사는 그 안에 왁스웜이 우글거리는 것을 발견했다.
박사는 이 벌레들을 잡아 옆에 있는 비닐 봉지 위에 올려놓았다. 그러고 얼마 후 다시 보니 비닐봉지 여기저기에 구멍이 나 있었다. 이상히 여긴 박사는 이 벌레들을 실험실로 가지고 와 정밀하게 관찰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왁스웜이 분해하기 힘들다는 폴리에틸렌을 먹으며 소화시키고 있었는데 벌레 내장에는 아무런 손상이 일어나지 않았다. 이를 바라본 연구원들은 왁스웜을 이용해 플라스틱을 분해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한 후 연구를 시작했다.
베르토치니 박사는 벌집 성분인 밀랍은 플라스틱을 구성하는 고분자 폴리머(polymer)라고 말했다. 일종의 자연산 폴리머인데 왁스웜이 이 성분을 말끔히 분해하듯이 인공 폴리머 역시 분해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박사는 “지금까지의 연구는 시작 단계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왁스웜이 어떤 식으로 폴리에틸렌을 분해할 수 있는지 그 과정을 면밀히 분석해 플라스틱 쓰레기를 손쉽게 처리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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