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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래 객원기자
2018-09-21

백령도에 '점박이물범' 쉼터 만든다 개체수 급감 중 … 지속가능 서식지 조성 위해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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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대의 점박이물범 서식지인 백령도 인근 해역에 이들을 위한 인공쉼터가 조성될 예정이다.

해양수산부는 백령도 인근 해역에 점박이물범과 지역 어업인이 조화롭게 공존할 수 있는 복합 공간인 ‘점박이물범 인공쉼터’ 조성 공사를 시작하겠다고 최근 밝혔다.

백령도 인근 해역에 점박이물범을 위한 인공쉼터가 조성될 예정이다
백령도 인근 해역에 점박이물범을 위한 인공쉼터가 조성될 예정이다 ⓒ 해양수산부

점박이물범은 계절에 따라 서식지를 이동하는 해양포유동물이다. 부드러운 회색 털에 검은색 점무늬가 박혀 있는 귀여운 모습을 띄고 있어서 사람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환경오염 등으로 개체수 급감

점박이물범은 전 세계적으로 북태평양 온대 및 한대 해역에서 주로 서식한다. 우리나라에서 발견되는 점박이물범은 겨울철에는 중국의 북쪽 해안에서 지내다가 봄부터 가을까지는 백령도와 황해도 연안에서 먹이활동을 하며 지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해의 경우 백령도에서는 총 410마리의 점박이물범이 관찰됐다. 이는 물범 조사를 처음 시작한 2006년 이래로 가장 많은 숫자다. 하지만 백령도를 제외한 전체 서식지 현황을 살펴보면 개체수가 급격히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1940년대에는 서해 전체에 약 8000마리가 서식했지만, 사람들이 가죽 및 고기 등을 얻기 위해 닥치는 대로 포획하면서 1980년대 들어 2300마리 정도로 급감했다. 2000년대 들어서는 그보다 더 개체수가 줄어들며 1200마리 미만이 서식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처럼 점박이물범의 개체수가 급감하는 이유에 대해 전문가들은 번식지의 유빙(遊氷) 감소와 해양오염, 그리고 먹이생물 감소 등을 꼽고 있다. 이런 점 때문에 해양수산부는 2007년부터 점박이물범을 보호대상해양생물로 지정하여 보호하고 있다.

점박이물범을 위한 인공쉼터의 조감도 ⓒ 해양수산부
점박이물범을 위한 인공쉼터의 조감도 ⓒ 해양수산부

또한 2015년에는 ‘서해 점박이물범 종합계획’을 수립해 개체수 변화 모니터링을 중심으로 구조 및 치료 강화 그리고 서식환경 개선사업 등을 추진할 수 있는 제도 기반을 마련했다.

인공쉼터 조성은 이 같은 서해 점박이물범 종합계획의 일환으로 진행된다.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이는 미국 오리건주와 샌프란시스코의 물범 쉼터조성 사례를 본떠서 만드는 것이다.

해양수산부는 지난 해 1억 원을 들여 인공쉼터 설계를 마쳤고, 올해는 18억 원의 예산을 투입하여 본격적인 공사를 앞두고 있다. 예정대로 인공쉼터가 조성된다면, 1년에 약 200~400여 마리의 점박이물범이 꾸준히 찾아올 것으로 해양수산부는 예상하고 있다.

물범 특성에 맞도록 인공적으로 쉼터 조성

점박이물범은 체온조절과 호흡, 그리고 체력 회복 등을 위해 주기적으로 물 밖으로 나와 바위 등에서 휴식을 취하는 습성이 있다. 그러나 백령도 바다에서 휴식공간으로 활용되는 물범바위는 자리가 협소하여 물범들끼리 자리다툼을 벌이는 등 휴식을 취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

따라서 해양수산부는 백령도 물범바위 인근에 섬 형태의 인공쉼터를 조성하여 많은 물범들이 편안하게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인공쉼터의 규모는 길이 20m에 폭은 17.5m로서 350㎡의 면적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번에 마련하는 점박이물범의 보금자리는 인공적 요소를 최대한 배제하고 1㎥급 자연석만 활용한다. 또한 물범의 특성을 고려하여 수면 위에 노출되는 마루의 높이를 네 단계로 차등을 두어 조석에 따라 물범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물범의 특성에 대해 해양환경공단의 관계자는 “바위에 기어 올라가기보다는 물에 잠겨 있을 때 자리를 확보한 후 수위가 낮아져 바위가 노출되면 그 때 올라앉는 방법을 선호한다”라고 밝히며 “인공쉼터에 대한 아이디어는 선착장 등 다양한 인공시설을 물범의 휴식공간으로 활용하는 해외 사례들에서 착안했다”라고 말했다.

한편 인공쉼터의 수면 아래 공간은 어초(魚礁)의 기능도 담당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쥐노래미나 조피볼락 등 점박이물범이 좋아하는 물고기들의 서식처로 인공쉼터의 수면 아래 공간이 활용된다는 것이다.

또한 주변 해역에 패류나 치어 등 수산자원을 방류하여 점박이물범에게는 먹이를, 지역 어업인에게는 어획량을 높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양쪽이 조화롭게 공존하는 복합 해양생태공간으로 조성한다는 것이 해양수산부의 계획이다.

점박이물범의 인공쉼터 조성 공사는 올해 11월 중 완공될 예정이다
점박이물범의 인공쉼터 조성 공사는 올해 11월 중 완공될 예정이다 ⓒ 연합뉴스

다음은 인공쉼터 조성과 관련하여 실무를 담당한 해양수산부 해양생태과의 정성근 주무관과 나눈 일문일답이다.

- 인공쉼터 조성에 담긴 의미를 간략히 설명해 달라

점박이물범 인공 쉼터는 더 많은 점박이물범이 우리나라를 찾아오고, 지역 어업인과도 조화롭게 공존하는 모범사례가 될 것이다. 쉼터 조성 업무가 성공적으로 진행된다면 멸종 위기에 처한 우리바다의 보호대상 해양생물을 지키는 해결방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 인공쉼터 조성과 관련한 문제점은 없는지?

백령도 어민들은 점박이물범 인공쉼터에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점박이물범이 많아지면 어구가 훼손될 가능성이 있고, 어획량도 줄어든다는 우려 때문이다. 지역 어업인들의 적극적인 이해가 필요한 상황이다.

- 향후 계획에 대해 밝혀 달라

인공쉼터 조성 공사는 올해 11월 중 완공될 예정이다. 이후 해양수산부는 지역사회와 협의해 점박이물범과 인공쉼터를 활용한 해양생태관광의 활성화 방안도 추진할 예정이다.

김준래 객원기자
stimes@naver.com
저작권자 2018-09-21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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