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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시시피 아기’와 에이즈의 명암 27개월 만에 HIV 다시 발견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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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0년 미국 미시시피주의 한 작은 마을에서 아기가 태어났다. 그 아기는 정상 분만이 아니라 임신 35주 만에 태어난 미숙아였다. 그런데 출산 도중에 실시한 응급 테스트에서 산모가 에이즈를 앓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에이즈에 걸린 산모라도 임신 중에 복합약물치료를 받게 되면 아기는 99% 이상 에이즈가 없는 상태로 태어난다. 하지만 그 산모는 자신이 에이즈에 걸린 사실을 몰라 그 같은 치료를 받지 않았고, 아기는 결국 에이즈에 걸린 채 태어난 것. 이처럼 어머니를 통해 에이즈에 걸린 아기들은 평생 동안 복합약물치료를 받아야 한다.

아기를 받아낸 의사들은 혹시나 하는 마음에서 생후 30시간 때부터 적극적으로 복합약물치료를 시작했다. 하지만 의사들의 이런 간절한 마음에도 불구하고 그 아기의 가족들은 생후 18개월 만에 치료를 중단시켜 버렸다.

최근 들어 에이즈 완치에 대해 희망과 절망이 엇갈리는 소식이 이어지고 있다. ⓒ ScienceTimes
최근 들어 에이즈 완치에 대해 희망과 절망이 엇갈리는 소식이 이어지고 있다. ⓒ ScienceTimes

그런데 그 후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아기에게서 HIV의 징후가 더 이상 나타나지 않았던 것이다. 에이즈를 일으키는 바이러스가 왜 사라졌는지는 미스터리로 남았지만, 그 아기는 모자 감염을 통해 에이즈에 걸린 아기 환자들의 희망으로 떠올랐다.

과학자들은 그 아기를 ‘미시시피 아기’라고 칭하며, 모자 감염으로 에이즈에 걸렸을지라도 출생 직후부터 적극적으로 복합약물치료를 실시하면 완치할 수 있는 첫 번째 사례로 기록되었다.

미시시피 아기는 일명 ‘베를린 환자’라고 불리는 티모시 레이 브라운 이후 두 번째로 에이즈가 완치된 사례로도 회자되었다. 티모시 레이 브라운은 2007년 에이즈와 동시에 앓고 있던 백혈병 치료를 하기 위해 줄기세포를 이식받은 후 에이즈 완치 판정을 받은 사람이다. 그 후 그가 이식받았던 줄기세포는 HIV에 저항성을 지닌 돌연변이로 밝혀진 바 있다.

'미시시피 아기' 재현 임상시험 재검토해야

미시시피 아기의 성공을 재현하기 위해 지난 6월 미국 국립보건연구원(NIH)은 미국과 아이티, 인도, 말라위, 남아공, 태국 등 12개 국가의 17개 병원에서 찾아낸 54명의 HIV 감염 신생아들을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실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재 에이즈에 걸린 산모의 절반 이상이 뱃속의 아기를 위해 임신 중에 복합약물치료를 받는다. 그러나 자신이 에이즈에 걸린 줄 모르거나 아니면 여러 가지 다른 이유로 임신 중에 약물 치료를 받지 않는 산모들도 많다.

때문에 이번의 임상시험은 미시시피 아기가 어떻게 HIV를 박멸할 수 있었는지에 대한 최초의 해답을 제시할뿐더러 에이즈 치료에 엄청난 발전을 가져올 것으로 기대되고 있었다.

그런데 최근 이 같은 희망을 산산이 부수는 나쁜 소식이 전해졌다. 복합약물치료를 중단한 지 27개월 동안 에이즈가 완치된 것으로 여겨졌던 미시시피 아기에게서 HIV가 다시 발견되었다는 것. HIV의 염기서열을 분석한 결과 2년 전 아기의 엄마에게서 발견된 HIV와 일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동안 의료진은 6~8주 단위로 미시시피 아기의 상태를 신중하게 체크하고 HIV 검사를 실시해 왔음에도 불구하고 HIV가 다시 돌아온 이유를 알지 못하고 있다. 지난 27개월간 HIV가 아기의 몸속 어느 곳에 숨어 있었는지도 알 수 없는 상태다.

이에 따라 12개국 54명의 신생아들을 대상으로 실시할 예정이던 임상시험도 원점에서 재검토할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임상시험의 설계를 면밀히 재검토하고, 환자의 부모에게서 받을 동의서의 문구를 변경하는 등 전반적인 사항들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의미다.

한편, 성인 에이즈 환자들의 희망이었던 ‘보스턴 환자’들에게서도 HIV가 다시 검출되면서 그동안 지녀왔던 희망이 물거품이 되고 말았다. ‘보스턴 환자’란 에이즈가 완치된 것으로 여겨지는 전 세계에서 단 한 명뿐인 티모시 레이 브라운이 받은 치료와 유사한 치료를 받은 2명의 환자를 말한다.

이 환자들은 혈액암 치료를 위해 골수를 이식 받았다. 그러나 티모시 레이 브라운처럼 HIV에 저항성을 가진 골수를 이식 받은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이식 수술을 하고 8개월이 지난 후 HIV가 발견되지 않아 에이즈 치료를 위한 약물 투여를 중단했던 것.

그런데 첫 번째 환자는 약물 치료를 중단한 후 12주가 흐른 지난해 8월, 그리고 두 번째 환자는 32주 후인 지난해 11월에 다시 HIV가 검출되었다. 미시시피 아기의 경우처럼 보스턴 환자의 사례 역시 완치(?) 판정을 받고 몇 개월 지난 후 HIV가 다시 나타날 수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었다. 이는 HIV의 잠복 장소가 훨씬 더 깊숙이 존재하며, 에이즈의 완치가 생각보다 훨씬 어렵다는 의미다.

에이즈 완치 가능성 보여준 새 연구결과들

하지만 나쁜 소식만 있는 것은 아니다. 호주 뉴사우스웨일즈대학 산하 커비연구소의 데이비드 쿠퍼 소장은 제20차 세계에이즈컨퍼런스를 앞둔 지난 18일 두 명의 에이즈 환자에게서 HIV 수치가 미검출 수준으로 떨어진 사례가 발견됐다고 발표했다.

그들 중 한 명은 2011년 비호지킨성 림프종 치료를 위해 골수이식을 받았으며, 다른 한 명은 2012년 백혈병 치료를 받은 환자였다. 그런데 비호지킨성 림프종을 지닌 에이즈 환자에게 골수를 기증한 사람이 공교롭게도 HIV 예방 기능의 유전자를 보유하고 있었던 것이다.

때문에 연구진은 이 사례를 에이즈 환자들이 항HIV 능력을 지닌 골수를 이식 받을 경우 치료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증거로 받아들이며, 에이즈 완치 가능성을 다시 한 번 입증한 경우로 평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방사면역치료(RIT)를 이용해 에이즈 완치 가능성을 보여주는 새로운 연구결과도 지난해 말에 발표됐다. 기존에 사용되고 있는 가장 효과적인 에이즈 치료법인 ‘고효율 항레트로바이러스요법(HAART)은 환자의 혈류에 있는 바이러스 입자들의 수를 매우 낮게 유지하지만 바이러스에 감염된 세포들을 죽일 수는 없었다.

하지만 미국 알버트 아인슈타인 의대 연구진을 주축으로 한 연구팀은 HAART 치료를 받고 있는 15명의 에이즈 환자들로부터 얻은 혈액 시료에 방사면역치료를 시행한 결과 HIV에 감염된 세포들을 모두 죽일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즉, HAART와 RIT를 함께 시행했을 때 방사선으로 HIV와 그에 감염된 세포들을 죽일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낸 것이다.

에이즈는 1981년 최초로 세상에 알려진 이후 33년 동안 전 세계적으로 7500만 명이 감염되었으며 그중 3600만 명의 생명을 앗아간 불치병이다. 최근 들어 희망과 절망으로 엇갈리는 있는 에이즈 완치에 대한 명암의 끝은 과연 어느 쪽일까.

이성규 객원편집위원
2noel@paran.com
저작권자 2014-07-28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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