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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도 동물실험 대폭 규제

화학물질 실험에 엄격한 잣대 적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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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6년 미국 의회는 ‘화학물질 안전법(Chemical Safety for the 21st Century Act)’을 개정한 바 있다. 1976년 ‘독성물질관리법(TSCA, Toxic Substances Control Act)’을 수정한 이후 40년 만의 일이었다.

이 법에 따라 신규 화학물질에 대한 규제가 대폭 강화됐다. 또한 미 환경보호청(EPA)은 FDA 및 기타 연방정부 기관의 의약품, 화장품 등 규제 대상 이외의 화학물질에 대해 위해성 평가 및 규제를 시행할 수 있는 권한을 보유하게 됐다.

그리고 2년이 지난 지금 ‘화학물질 안전법’을 수정했다. 8일 ‘사이언스’ 지에 따르면 개정 법안의 골자는 동물 실험이다. 기업 등에서 화합물을 테스트하기 위해 동물 실험을 할 경우 그 수를 엄격하게 규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매년 수 억 마리의 동물들이 과학실험실에서 죽어가고 있는 가운데 미 의회가 법 개정을 통해 동물실험을 대폭 규제하기 시작했다. 동물 생명을 경시해온 과학계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Wikipedia

매년 수 억 마리의 동물들이 과학실험실에서 죽어가고 있는 가운데 미 의회가 법 개정을 통해 동물실험을 대폭 규제하기 시작했다. 동물 생명을 경시해온 일부 과학계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Wikipedia

동물실험 건수 3년 간 크게 늘어나

개정된 법은 이전보다 훨씬 광범위한 화학물질에 대해 더 엄격하게 동물 실험을 제한하고 있다. 범위도 대폭 확대했다. 신제품 개발 외에 시판 중인 제품용 실험에 대해서도 동물실험에 대한 엄격한 잣대가 적용된다.

이 법을 집행하기 위해 EPA의 감독관은 기업 등에 화학실험용 동물실험 결과를 요청할 수 있다. 법 개정 소식이 알려지면서 기업들은 물론  동물실험 규제를 요구해오던 동물보호 단체조차 크게 당혹해하는 분위기다.

특히 동물보호 단체는 EPA에 동물실험 결과를 요청할 수 있는 권한이 주어진데 대해 의문을 갖고 무슨 이유로 새로운 권한이 신설됐으며, 또한 실험에 투입할 수 있는 동물의 수를 어느 정도로 제한할 것인지 EPA 측에 질의서를 제출하는 중이다.

‘화학물질 안전법’에 동물실험이 제한된 것은 지난 2016년 ‘독성물질관리법’ 개정하면서부터다. 당시 동물보호 단체들은 상·하원 의원들이 개정 법안 내에 척추동물 실험을 제한하는 내용을 추가한데 대해 크게 환영한 바 있다.

신설 법 조항에 따르면 EPA는 화학실험과 세포실험, 컴퓨터 신 모델 개발 등에 동물 투입을 제한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고 있었다. 의원들은 이 법에 따라 EPA 측에 장기적으로 동물보호를 위한 정책을 수립해줄 것을 요청한 바 있다.

이번 법안 개정에는 동물보호 단체인 PETA와 PCRM의 견해가 크게 반영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두 단체는 정부 데이터베이스를 통해 지난 3년 간 TSCA(독성화학물질관리제도)에 적용을 받고 있는 동물 테스트 사례를 분석한 바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15년 EPA는 21건의 실험에 8881마리의 동물을 허용하고 있었다. 2016년에는 37건의 실험에 6539마리의 동물이 허용됐다. 실험에 투입된 동물의 수가 줄어든 것은 당시 법 개정으로 동물실험을 자제한 데 따른 결과로 보인다.

동물실험 대체할 실험방식 고민 중

그러나 2017년 분석에서는 331건의 7만6523건으로 늘어났다. 실험 상황도 매우 잔인했던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많은 쥐들이 독가스를 흡입하며 죽어갔으며, 많은 토끼들의 눈에 독성 화학물질이 투입되고 있었다.

PETA과 PCRM, 두 동물단체는 정부 측에 비동물 실험을 통해 필요한 데이터를 획득할 수 있는 방안이 있는지 여부를 묻는 질의서를 제출했다. 그러나 워싱턴DC.에 있는 미국 화학위원회(ACC)에서 응답이 왔다.

ACC 존 코울리(John Corley) 대변인은 “EPA 측에서 원하는 프로그램을 제시할 때조차 동물실험을 대체할 컴퓨터 실험 등에는 관심이 없는 것 같다.”는 내용의 의견을 첨부했다. 이후에도 EPA 측에서 답변을 해오지 않자 동물보호 단체들의 비난이 이어졌다.

PCRM의 크리스티 설리번(Kristie Sullivan) 부회장은 “EPA가 사태의 중요성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며 비난의 수위를 높였다. “정책결정 과정에서 이전과 다른 새로운 방식과 프로그램을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동물보호 단체인 PETA 측에서는 “동물실험과 관련된 법 개정을 위해 EPA가 결단을 내릴 때까지 기다릴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사실 동물실험을 대체하기 위한 노력은 오래 전부터 있어왔다.

1969년 영국에서 설립된 FRAME(동물의학실험의 대체를 위한 기금)은 동물실험에서의 3R 원칙을 기조로 삼으며 모든 의학적·과학적 절차에서 행해지는 동물실험을 종식시키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왔다.

3R 원칙이란  동물실험을 할 때 실험이 덜 고통스럽도록 개선(Refinement)하고, 통계학적인 분석으로 실험에 사용되는 동물을 점차 감소(Reduction)시키며, 궁극적으로는 동물실험을 다른 실험으로 대체(Replacement)하자는 개념이다.

1957년 영국의 동물학자 윌리엄 러셀(William Russell)과 미생물학자 렉스 버치(Rex Burch)가 발간한 ‘인도적인 실험 기법의 원칙’에서 처음 소개됐으며, 현재 동물실험에 대안을 찾기 위한 동물복지 윤리로 확장돼 많은 사람들로부터 지지를 받고 있다.

워싱턴DC에 소재한 비영리 환경단체 천연자원보호위원회(NRDC) 다니엘 로젠버그(Daniel Rosenberg) 법률대리인은 “EPA 주관으로 하루빨리 동물 실험을 대체할 실험 방식이 확립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 의회에서 광범위한 화학물질에 대해 엄격하게 동물 실험을 제한하는 내용의 법 개정이 이루어진 것은 최근 과학기술 발전으로 동물실험을 대체할 수 있는 방안이 마련되고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관계자들은 새로운 실험 지침을 지향하는 EPA 견해가 수개 월 내에 발표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EPA는 이번 주말 법 개정에 대해 논평할 계획이다. 오는 6월22일까지는 법 개정에 상응하는 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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