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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응용과학
조행만 기자
2010-05-24

물방울 현미경 속 동심이 빛난다 인하대 WISE, 다문화가정 위해 과학실험캠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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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2일 오전 10시 인천 안남초교 5층 과학실 A반. 토요일임에도 선생님과 어린이들 그리고 학부모들로 분주했다. 인하대 WISE센터(센터장 최순자 교수)가 주최한 ‘과학기술 실험캠프’가 열렸기 때문이다.


이날 아이들은 일상생활에서 흔하게 대하는 자연현상 속에 숨은 과학 원리를 직접 실험을 통해 탐구했다. 3~4학년 어린이들이 모인 A반은 첫 순서로 “왜 물방울이 글씨를 크게 보이게 하는가?”란 주제를 놓고 ‘물방울 현미경’ 만들기 실험을 진행하고 있었다. 지도교사는 의정부북과학고의 윤용근 선생님이다.

“여러분! 오늘 선생님하고 물방울 현미경을 만들어 양파 껍질 속을 관찰해 볼까요. 그런데 원리를 모르는 어린이들에겐 마술처럼 보이고, 아는 어린이들에겐 과학처럼 보일 거에요.” “어떻게 물방울로 현미경을 만들 수 있지? 더군다나 눈으로도 안 보이는 양파 껍질 속을 어떻게 들여다본담.”

반신반의하는 어린이들은 좀처럼 믿으려는 분위기가 아니다. 성질이 급한 어떤 어린이는 “선생님! 진짜 물방울 현미경으로 양파 껍질 속을 볼 수 있어요?” 하고 묻는다.

“보는 것이 믿는 것이란 말이 있어요. 우리 모두 실험을 통해서 확인해 볼까요.”


아이들은 준비된 도구들을 책상에 놓고 윤 선생님이 가르쳐주는 대로 물방울 현미경 제작에 들어갔다. 준비도구는 물, 종이컵, 플라스틱 컵, 가위, 고무 밴드, 스카치테이프, 전기인두, 주사기와 바늘 등이다.

“여러분! 우선, 전기인두로 플라스틱 컵을 반대로 뒤집어 중앙과 1cm 밑의 바닥 좌우 양 옆에 작은 구멍을 만들어요. 다음에 관찰할 유리 슬라이드를  컵 바닥 위에 놓고, 고무줄을 좌우 구멍으로 빼내 고정시켜요.”

아이들은 지도교사가 시키는 대로 모형을 만든 다음, 종이컵 바닥에도 작은 구멍을 뚫고 그 위에 스카치테이프를 붙였다. 그리고 종이컵 좌우 양 옆을 받침유리가 들어가도록 잘라낸 후에 플라스틱 컵 위에 종이컵을 덮어 씌웠다. 이어서 작은 양파 껍질 조각을 받침 유리 위에 올려놓았다. 모두들 종이컵 가운데 만들어놓은 구멍을 들여다보았다.

둥그런 물방울 형태가 블록렌즈 역할

아이들은 물방울 현미경을 통해  안을 들여다보고 양파 껍질의 속을 들여다 보았다. 호기심 많은 현미경의 원리에 대해 질문했고, 윤 선생님이 설명했다.

“우리가 양파 껍질 속처럼 눈으로 보이지 않는 물체를 잘 관찰하려면 최대한 확대해서 봐야 해요. 그럼 뭐가 필요하지요?” “돋보기요.” “맞아요. 돋보기에 사용된 블록렌즈는 사물을 크게 보이게 합니다. 그런데 유리로 된 렌즈의 가운데를 구부려 둥그렇게 만들면 블록렌즈가 될 수 있어요. 유리를 구부릴 수 없으니 유리 위에다 물방울을 떨어뜨리면 되겠죠?”
 
둥그런 물방울 자체가 돋보기, 즉 블록렌즈 역할을 해서 글자가 크게 보이는 것이다. 이런 현상을 ‘굴절’ 현상이라고 한다. 빛이나 소리는 유리를 통과할 때, 경계면에서 굴절현상이 일어난다. 돋보기 즉, 볼록렌즈의 경우, 블록한 방향으로 빛이 굴절해 한 점에 모아진다.

한편으로 물과 같은 액체는 부피가 같다면 면적이 제일 작은 형태인 둥그런 모양의 구(球)의 형태를 유지하려는 힘이 생긴다. 이것이 바로 표면장력. 물은 표면장력이 매우 세기 때문에 물방울은 둥그런 구의 모양을 갖게 된다.

“표면장력으로 둥그런 모양을 한 물방울에 빛이 비치면 돋보기처럼 사용할 수 있어요. 양파 껍질 속이 보이는 원리는 바로 물방울의 힘이었지요. 여러분! 물방울 현미경은 마술일까요, 과학일까요?” “과학이요!”

원리를 체득한 어린이들의 함성이 울려 퍼졌다.

다문화 가정 어린이 교육에 좋은 기회

인천 강화초교에서 동시에 진행된 이날 캠프에는 각각 36명의 어린이와 학부모가 참여했는데 우리나라를 비롯해 일본, 파키스탄, 필리핀 등의 다문화 가정이 초청됐다.

당하초교 6학년 이은화 양은 일본인 어머니 ‘오오토모 후미꼬’씨(43)와 같이 5-6 학년으로 구성된 B반에서 ‘빨대관절모형’이란 실험에 참가했다.

후미꼬씨는 “다문화 가정은 교육에 있어서 여러 가지 부족한 부분이 있을 수 있다”며 “인천 WISE센터에서 이런 캠프를 열어 특별한 기회를 주셔서 감사하다”고 전했다.

후미꼬씨는 또 “이 캠프가 일 년에 3번 정도 열리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앞으로 더 많이 열렸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후미꼬씨는 12년 전 한국인 남편과 결혼했고, 교회 일로 인천에 정착해 살고 있다.


이날 참가학생들은 ‘물방울 현미경의 세계’, ‘드라이아이스야 놀자!’, ‘샌드위치 지층’ 등 물리, 화학, 생물, 지구과학 등 4개 과학과목에 걸쳐서 다양한 실험 프로그램을 체험했다. 이번 행사에는 인천 과학사랑 교사모임 소속의 35명의 과학교사들이 캠프 지도교사로 참가해 봉사활동을 펼쳤다.

조행만 기자
chohang2@empal.com
저작권자 2010-05-24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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