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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응용과학
이성규 객원편집위원
2013-03-27

매머드 복원, 어디까지 왔나 멸종된 위부화 개구리 유전체 재생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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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5일 내셔널 지오그래픽이 주최한 대중강연 ‘TEDx멸종복원’ 행사가 미국 워싱턴에서 열렸다. 이 행사에는 멸종 동물 복원과 관련된 전 세계 과학자들이 참석했으며, 행사 장면은 인터넷으로 생중계됐다.

‘라자로 프로젝트(Lazarus Project)’를 이끌고 있는 호주 뉴사우스웨일스대학의 마이크 아처((Mike Archer) 교수는 그날 행사장에서 이미 멸종된 ‘위부화 개구리’의 세포핵을 다른 개구리 종의 난자에 이식하는 복제 기술로 유전체를 되살려내는 데 성공했다고 발표해 주목을 끌었다.

라자로 프로젝트에서의 라자로는 성경 요한복음서에 등장하는 인물로서 사망한 지 나흘 후 예수에 의해 부활된 자이다. 이처럼 라자로 프로젝트는 멸종된 동물종을 복원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들이 복원 대상으로 삼은 위부화 개구리(Rheobatrachus silus)는 암컷이 자신의 알을 삼킨 다음 위장에서 새끼를 부화시켜 돌본 후 입을 통해 출산을 하는 종이다. 이 독특한 개구리는 1973년 호주 퀸즐랜드의 오지에서 발견됐는데, 새끼가 어미의 위 속에서 어떻게 소화되지 않는지 궁금해 하던 과학자들이 위부화 개구리에서 독특한 호르몬을 찾아내 위궤양 치료제로 만들었다. 그 결과 위부화 개구리들은 사람의 손에 의해 빠르게 사라져 갔고, 결국 1983년 멸종됐다.

▲ 최근 동결 사멸된 세포에서의 연이은 복제 성공으로 매머드 복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WolfmanSF

라자로 프로젝트 연구팀은 위부화 개구리가 멸종되기 전인 1970년대에 채집되어 냉동상태로 40년간 보관되어 온 조직에서 세포핵을 채취한 다음, 위부화 개구리와 먼 친척 관계인 큰줄무늬 개구리의 난자 핵을 비활성화시키고 거기에다 멸종된 개구리의 세포핵을 대체시켰다.

그 알들 중 일부는 자발적으로 분화해 초기 배아단계로의 발달까지 성공했지만, 그 어느 것도 며칠을 넘기지 못했다. 그러나 유전적 테스트를 한 결과 분화된 세포가 멸종된 위부화 개구리의 유전물질을 담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진 것이다.

동결 사멸된 세포의 핵으로 복제 성공

동물의 체세포를 이용한 복제기술로 복제 양 ‘둘리’가 탄생한 이후 소나 돼지 등 다양한 복제 동물이 잇따라 성공하면서 그동안 멸종 동물의 복제 성공 여부가 줄곧 관심사에 올랐다. 하지만 그동안의 성공은 모두 살아있는 동물의 체세포를 사용하거나 세포만을 동결보존한 후 사용한 것이었다.

즉, 공룡이나 매머드처럼 멸종된 지 오랜 세월이 지난 동물의 경우 현재 기술로는 복제가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지난 2008년 일본 이화학연구소의 테루히코 와카야마 박사팀은 세계 최초로 죽은 후 16년간 동결 보존되었던 쥐의 세포로 복제 쥐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

연구팀은 영하 20도의 냉동고에서 16년간 동결 보존되어 온 쥐로부터 뇌세포를 분리했다. 특수 보호제를 사용하지 않고 동결할 경우 얼음 결정에 의해 세포가 파괴되어 사멸하지만, 연구팀은 사멸한 세포들을 독자적으로 개발한 배양액에서 수작업으로 파쇄한 후 세포로부터 DNA를 포함한 핵을 분리하는 데 성공한 것.

이어서 연구팀은 분리한 핵을 살아 있는 쥐의 난자로부터 핵을 제거한 후 이식해 복제 배아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 그 후 대리모 쥐의 자궁에 그것을 이식함으로써 16년간 냉동된 쥐와 DNA가 완전히 일치하는 복제 쥐 4마리를 탄생시켰다.

이 연구 성과로 인해 동결에 의해 사멸된 세포의 경우에도 그 핵을 이용해 생명체를 만들어내는 것이 가능하다는 사실이 증명됐다.

와카야마 박사팀은 이 기술을 이용해 다른 일본 연구팀과 함께 현재 매머드 부활에 도전하고 있다. 약 1만년 전에 멸종된 것으로 추정되는 매머드는 시베리아나 남극에 냉동된 채 보존되어 있으므로, 그중 비교적 보존이 잘된 세포핵을 골라 추출한 후 아프리카 코끼리의 난자에 심어 유사 매머드를 만드는 것이 목표. 그 후 유사 매머드를 계속 교배시켜서 멸종된 매머드와 DNA가 같은 아기 매머드를 탄생시킨다는 계획이다.

멸종 동물 복원의 우선 대상 동물들

멸종된 동물 중 현재 복제 프로젝트가 추진되고 있는 것 중의 하나로 태즈메니아 호랑이(Tasmanian Tiger)가 있다. 1900년대 초까지 호주의 태즈메니아 섬에서 살고 있었던 이 동물은 마지막으로 포획된 개체가 1936년 호바트 동물원에서 사망함에 따라 멸종하고 말았다. 비교적 최근에 멸종함에 따라 잘 보존된 표본이 박물관에 보관되어 있어, 멸종 동물 복원 대상의 우선대상이 되고 있는 것.

개와 유사한 모습을 지닌 태즈메니아 호랑이는 호랑이처럼 줄무늬를 갖고 있다. 그런데 지난 2009년에 이루어진 미토콘드리아 DNA 분석 연구에 따르면 태즈메니아 호랑이의 가장 가까운 사촌은 개나 호랑이가 아니라 유대류인 호주 주머니개미핥기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당시 미국을 포함한 국제공동연구팀은 박물관에 보관되고 있던 태즈메니아 호랑이의 털에서 DNA를 추출해 연구를 진행했다. 그 이유는 동물 털의 케라틴 물질은 퇴화 속도가 늦고 박테리아에 오염되는 정도가 낮기 때문이다.

동물의 뼈에는 수백만 개의 다공성 채널이 있는데, 미생물이 침투해 그 속에서 죽게 되면 미생물의 DNA가 뼈 안에 쌓이게 되어 죽은 동물과 미생물의 DNA가 서로 엉키게 되는 것. 그러나 털의 경우 박테리아가 대부분 그 바깥에 존재하므로 그 안에서 순수하게 보존된 DNA를 얻는 데 수월하다.

태즈메니아 호랑이의 연구를 진행한 국제공동연구팀은 그 방법을 이용해 오래 전에 멸종된 매머드의 유전자 80%를 찾아낸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국제공동연구팀은 그렇게 추출한 유전자를 비교한 결과 스웨덴과 미국의 박물관에서 각각 보관되고 있던 2개 샘플의 DNA 염기서열이 극도로 유사하다는 사실도 발견했다. 그것은 사냥을 통해서 멸종되지 않았더라도 태즈메니아 호랑이는 박테리아나 다른 환경의 압력에 저항할 수 있는 유전적인 다양성이 매우 낮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즉, 이처럼 낮은 유전적 다양성은 멸종된 동물종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다.

미국의 나그네비둘기도 현재 박물관의 박제 표본을 이용해 복제 복원이 추진되고 있다. 1800년대 초반 북미 지역에서 번성했던 나그네비둘기는 서부로 몰려든 개척자들에 의해 매년 수백만 마리씩 사냥되다가 결국 1914년에 멸종했다.

그밖에 도도새와 쿠바의 붉은마코앵무새, 뉴질랜드의 자이언트 모아새 등도 현재 복제가 가능한 후보동물에 올라 있다. 이번에 위부화 개구리의 유전체 재생에 성공한 호주의 라자로 프로젝트 팀도 멸종된 태즈메니아 호랑이의 복제를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한편, 전 세계적으로 7마리밖에 남지 않은 케냐의 하얀코뿔소나 드릴 개코원숭이 같이 멸종위험에 처해 있는 동물들의 경우 줄기세포 수백만 개가 미래의 복원에 대비해 냉동상태로 보존되고 있다.
이성규 객원편집위원
2noel@paran.com
저작권자 2013-03-27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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