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rch 20,2019

도시에 녹아들고 있는 블록체인

시민관점으로 블록체인 시티를 구현할 필요가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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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에는 블록체인 바람이 불고 있다. 제주도를 블록체인 도시로 만드는 계획을 구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작년 8월 원희룡 제주도 지사는 국내에서 개최된 K-블록체인 2018 컨퍼런스에서 “제주도를 글로벌 블록체인 특구로 조성해 국가 산업 경쟁력에 기여 하겠다”고 밝혔다.

원희룡 지사는 블록체인 산업 발전에 저해하는 규제가 있는 점을 강조하면서, 제주도에는 규제를 단계적으로 풀어나가면서 블록체인 기업의 활동 영역을 넓힐 수 있게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K-블록체인 2018에서 발표하는 원희룡 지사 ⓒ제주특별자치도

K-블록체인 2018에서 발표하는 원희룡 지사 ⓒ제주특별자치도

제주도는 이에 이어 작년 10월에는 ‘블록체인 특구 조성’을 위한 추진 계획안을 발표했다. 계획안 내용은 단순하다. 블록체인 산업을 육성해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것이다. 지역특구법 전부 개정안 국회 본회의 및 정부 국무회의에 이미 통과한 상태이다. 이를 시행하는 일만 남았는데 4월을 목표로 잡고 있다.

제주도는 이러한 계획 아래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일례로 국내 최초로 ‘블록체인 기반 종이 없는 부동산 문서시스템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도입 계획안에 따르면 블록체인 기반 부동산 문서 시스템을 2019년 1월부터 제주도 내에 11개 금융기관에서 시범 운영한다.

작년 11월에는 한국 블록체인스타트업협회 (KSA)와 업무협약 (MOU)을 맺었다. 제주도는 이를 통해 블록체인 스타트업을 육성할 계획이다. 이 외에도 제주도는 ‘2019년 블록체인 공공선도 시범사업’ 일환으로 ‘블록체인 기반 전기자동차 폐배터리 유통 이력 관리시스템 구축사업’을 진행한다.

제주도는 이처럼 블록체인 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추진 이유는 간단하다. 경제적 효과가 매우 크기 때문이다.

지난 1월 제주연구원 (JRI)는 ‘블록체인이 제주도에 미칠 경제적 효과’에 관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JRI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생산 유발 효과는 연간 약 1777억 원에서 약 2816억 원이다. 부가가치 유발 효과는 연간 약 1043억 원에서 약 1729억 원에 이른다. 고용 유발 효과 또한 엄청나다. 매년 3893명에서 7154명의 신규 채용이 늘어난다.

블록체인과 도시의 융합 ‘블록체인 시티’  ⓒ Pixabay

블록체인과 도시의 융합 ‘블록체인 시티’ ⓒ Pixabay

블록체인과 도시의 융합 ‘블록체인 시티’

블록체인의 산업 효과가 제주도에만 강하게 미치는 것만은 아니다. 여러 도시에서도 블록체인을 적용해 경제적 이득을 크게 볼 수 있다. 이에 따라 많은 도시에서 블록체인을 적용하거나, 이를 육성하고자 하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참고로 블록체인이 적용된 도시를 ‘블록체인 시티 (Blockchain City)’라고 부른다.

그럼 블록체인 시티는 어떻게 추진되고 있는 것일까? 크게 ‘탑 다운 (Top-Down)’과 ‘바텀 업 (Bottom-up)’ 방식으로 나눠서 생각해 볼 수 있다.

탑 다운 방식은 블록체인을 넓은 관점으로 도시에 적용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 블록체인 시티 플랫폼이라는 것을 만들어 도시에 적용하는 것이다. 이러한 유형의 대표 사례로 스위스의 추크시를 들 수 있다.

추크시는 블록체인 산업을 조성하기 위해 2014년부터 ‘크립도벨리 (Cryptovalley) 단지’를 세계 최초로 조성하기 시작했다. 한 가지 주목할 점은, 추크시가 블록체인의 핵심인 가상화폐 활성화를 목적으로 샌드박스 규제를 도입해 여러 혁신을 시도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 점이다.

크립도벨리로 더 유명해진 추크시 ⓒ 위키미디어

크립도벨리로 더 유명해진 추크시 ⓒ 위키미디어

스마트 테크놀로지 (Smart Citiy Technologies)의 창립자 ‘콘스탄틴 스이야고브스키 (Konstatin Sinyagovskii)’는 도시 기획단계에서 블록체인을 적용할 수 있는 블록체인 시티 플랫폼을 제안한 바 있다.

2018년 2월 스마트 시티 건설 전문 기업 ‘플래닝 코리아 (Planning Korea)’는 블록체인 시티 구축을 위한 ‘비홈 랩 (BHOME Lab)’을 설립한 바 있다. 이 외 벨기엘의 브뤼셀은 블록체인 기반 스마트 시티 구현을 위해 일본의 후지쓰와 함께 블록체인 혁신 센터를 건립하기도 했다.

바텀 업 방식은 블록체인을 작은 관점에서 도시에 적용하는 것이다. 도시의 특정 서비스를 시작으로 블록체인 적용을 점차 확산하는 것이다.

대표적인 사례로 두바이를 들 수 있다. 두바이는 2016년 2월부터 블록체인 시티 조성을 위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2016년 2월에 글로벌 블록체인 의회를 설립했고, 이후 5월에는 블록체인 추진전략을 발표했다.

그런데 진행 방식은 앞서 소개한 탑 다운 방식과 다르다. 도시 내의 특정 분야에 블록체인을 적용하는 것을 시작으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두바이는 전자문서, 환자 이력 등에 블록체인을 적용하는 것을 시작으로 하고 있다.

이 외에도 싱가포르는 블록체인 기반 금융 거래 서비스를 시작으로 블록체인 시티를 목표로 하고 있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도시는 e-bike 관리에 블록체인 적용하는 실증을 시작으로 적용 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다.

시민 중심으로 추진하는 서울시

이처럼 많은 도시에서 블록체인 시티를 구축하고 있다. 그런데 여기서 놓치지 말아야 할 질문이 있다. 그건 바로 ‘누구를 위해서 블록체인 시티를 구축하느냐’이다. 답은 명료하다. 시민을 위해서이다. 그런데 스마트 시티 연구를 담당했던 필자의 경험을 비춰보면, 많은 도시가 이를 놓치고 있는 듯하다.

과학기술정책연구원 (STEPI)은 ‘스마트시티 리빙랩 사례분석과 과제’라는 보고서를 통해 스마트 시티 추진이 시민의 만족으로 이어지지 못한 점을 밝힌 바 있다. 따라서 이러한 실수를 블록체인 시티에서 재발하게 해서는 안 된다.

그러므로 블록체인 시티를 구축하면서 핵심적으로 염두에 둬야 할 사항이 ‘시민 만족’이다. 이를 위해서는 시민 참여가 우선시된다. 탁상공론만으로 시민의 생각을 아는 데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이런 점을 감안할 때 서울시야말로 시민을 위한 블록체인 시티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작년 10월 서울시는 ‘블록체인 중장기 5개년 계획 (2018~2022)’을 발표했다. 이를 위해서 1233억 원이 투입될 계획이다. 그리고 지난 1월 15에는 ‘서울 블록체인 거버넌스 단’을 발족했다.

블록체인 거버넌스 단은 100명으로 구성돼 있는데, 참여 단원의 이력이 다채롭다. 77세 최고령 단원부터 21세 최연소 단원까지 연령대가 다양할 뿐만 아니라 생, 개발자, 기업 표 등 여러 직종의 단원들이 참여해 있다.

블록체인 거버넌스 단은 2020년까지 활동할 예정이며, 서울시에 진행하는 블록체인 서비스에 관해 여러 아이디어를 제시하고 공유하는 업무를 수행한다. 서울시는 진정으로 시민을 위한 블록체인 시티를 구축하고 있는 셈이다. 서울시의 블록체인 시티 모습이 기대된다.

  • 유성민 IT칼럼니스트 (동국대 국제정보보호대학원 외래교수)다른 기사 보기
  • 저작권자 2019.02.18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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