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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처럼 생긴 사람이 가능할까?

인간·닭 혼합배아 연구 놓고 프랑켄슈타인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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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과학자들은 오늘날의 다양한 생명체가 세포의 원시체로 여겨지는 원세포(Protocell)에서 진화됐다고 보고 있다. 이런 결론에 도달한 것은 세포 안에 DNA, RNA 등 세포 대사 및 분열 방법 등을 지시하는 정보가 들어 있기 때문이다.

관련 정보를 후손들에게 물려주면서 각기 다른 환경에 따라 다양한 생명체로 진화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 조그만 공처럼 생긴 이 단순한 형태의 원세포가 어떤 과정을 거쳐 뼈와 근육, 그리고 장기 등으로 진화할 수 있었느냐는 것. 인간 생명 탄생과 관련, 제기되고 있는 여러 가지 질문 가운데 가장 핵심에 있는 질문이다.

그동안 많은 과학자들이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 연구를 진행해왔다. 그러나 인간 배아줄기세포와 관련된 연구에 규제가 가해지면서 결실을 맺지 못하고 있었다.

과학자들이 배아줄기세포를 닭 배아에 이식한 후 인간 태아가 어떻게 발달하는지 그 과정을 분석하고 있는 가운데 프랑켄슈타인과 같은 괴물이 탄생할 수 있다는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과학자들이 배아줄기세포를 닭 배아에 이식한 후 인간 태아가 어떻게 발달하는지 그 과정을 분석하고 있는 가운데 과학자들 간에 괴물이 탄생할 수 있다는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사진은 생명탄생의 비밀을 지니고 있는 원세포.
ⓒbristol.ac.uk

“혼합배아 통해 생명의 기원 밝혀낼 수 있어”

인간이 탄생하는 곳은 어머니의 자궁이다. 난자와 정자가 결합한 후 배아줄기세포가 생성된다. 다양한 조직 세포들로 분화할 수 있는 능력을 지녔으나 아직 분화가 시작되지 않은 미분화세포를 말한다.

생명윤리 문제를 골몰하던 각국 정부는 이 미분화 상태를 14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14일이상이 경과한 배아줄기세포에 대해서는 실험을 철저히 통제해하고 있다. 그런 만큼 14일 이후의 태아발달 과정을 연구할 방법이 없었다.

이런 상황에서 과학자들이 또 다른 방식을 생각해냈다. 28일 ‘NBC 뉴스’에 따르면 뉴욕 록펠러 대학의 연구팀은 수정 후 14일이 경과하지 않은 배아줄기세포를 닭 배아(chicken embryos)에 이식한 후 인간 태아가 어떻게 발달하는지 그 과정을 분석하고 있는 중이다.

연구를 이끌고 있는 록펠러 대학의 줄기세포 전문가 알리 브리반루(Ali Brivanlou)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인간 태아의 발달 과정을 면밀히 관찰할 수 있으며, 연구결과를 토대로 다양한 질병 연구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교수는 그러나 최근 언론의 화제성 기사에 큰 우려를 표명하고 있는 중이다. ‘반은 인간이고 반은 닭인 합성물이 미국 실험실을 통해 만들어지고 있다(Half human-half chicken abomination created in US lab)’는 제목의 기사 때문이다.

브리반루 교수는 “연구에 참여하고 있는 과학자 중 어느 누구도 이런 합성생물에 대한 생각을 한 적도 없으며, 유사한 발언을 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부 언론에서 새로운 용어를 써가며 연구 취지를 훼손하고 있다.”며 강한 불만을 표명했다.

“지금 연구 중인 혼합배아(hybrid embryo)가 인간 세포가 어떤 과정을 거쳐 뇌, 신경구조로, 혹은 장기나 골격, 피부 세포 등으로 분화하는지 그 수수께끼를 풀 수 있는 단초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생명윤리학자들, 합성괴물 탄생 가능… 규제 요구

연구팀은 그동안 세포 분화와 관련된 새로운 사실들을 밝혀낸 것으로 알려졌다. 브리반리 교수는 “인간 배아줄기세포를 닭 배아에 이식한 후 1주일 간 인간 배아줄기세포가 어떻게 발달하는지 그동안 몰랐던 사실을 다수 발견했다.”고 밝혔다.

“두 번째 주부터는 사람 신체구조의 중심축과 함께 뇌 구조가 형성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교수는 “현재 관찰 결과를 분석 중에 있으며, 인간 생명의 근원을 설명할 수 있는 블랙박스가 될 것”이라고 자신감을 표명했다.

연구에 공동 참여하고 있는 록펠러 대학의 발달심리학자 에릭 시기아(Eric Siggia) 교수도 이 혼합배아를 통해 반인반수의 괴물이 탄생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 강하게 반발했다. 그럴 가능성은 전혀 없다는 것.

오히려 “그동안 알려지지 않은 세포발달 과정이 밝혀지고, 연구 결과를 통해 인류 기원의 역사가 밝혀지는 것은 물론, 새로운 내용의 과학적 사실들이 의학 등 관련 분야에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주장에 모든 과학자들이 동의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뉴욕대학의 생명윤리학자인 아서 캐플란(Arthur Caplan) 교수는 “록펠러 대학 연구팀이 놀라운 일을 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또 다른 문제를 만들어내고 있다.”고 말했다.

“혼합배아 연구가 지금 초기에 머물러 있지만 기술이 발전할 경우 반인반수의 합성 생물체가 탄생하지 않는다고 확언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더 큰 걱정은 많은 정치가들이 이런 사실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고 있는 점”이라고 말했다.

“지금처럼 정치·사회적으로 이를 방치할 경우 머지않은 시기에 프랑켄슈타인과 같은 괴물 탄생이 가능해질 수 있다.”며 과학자들이 합성 생물체를 통해 연구를 확산시키고 있는데 대해 강한 우려감을 표명했다.

캐플란 교수는 “체외수정 과정에서 수많은 인간 배아가 버려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 배아들이 냉동돼 보관되면서 과학실험에 활용되고 있는지 그 여부에 대해 어느 누구도 관심을 기울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반발이 이어지면서 록펠러 대학 연구팀은 “돌연변이 유전자 연구를 통해 헌팅톤병 등 치명적인 신경질환의 원인을 추적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헌팅톤병의 경우 수정 후 수 주간 동안 징후가 발견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브리반루 교수는 연구 결과를 통해 헌팅톤병 외에 또 다른 불치병을 치료할 수 있는 방안이 마련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헌팅톤병을 유발하는 돌연변이 유전자를 사람과 닭 혼합배아에 이식해 그 발달과정을 분석할 계획이다.

혼합배아 연구가 생명윤리학자들의 주장처럼 프랑켄슈타인과 같은 괴물 탄생의 원인이 될지, 아니면 록펠러 대학 연구진 주장대로 인간 생명탄생의 수수께끼를 밝히고, 불치병을 치료할 수 있는 계기가 될지 논란이 이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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