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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응용과학
이강봉 객원기자
2019-01-03

'뇌파를 말로 재현하기' 성공 뇌전증 환자 등과 소통 가능성 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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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풍에 걸리거나 말을 할 수 없는 사람이라도 뇌 속에는 표현하고 싶은 신호가 있다. 문제는 그 신호 해독이 불가능하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최근 과학자들이 뇌 속에 있는 신호체계를 전극으로 감지, 컴퓨터를 통해 소리로 표현할 수 있는 방법을 개발해 큰 주목을 받고 있다.

3일 ‘사이언스’ 지에 따르면 과학자들은 뇌 속에 들어 있는 단어(words)와 문장(sentences)을 말로 바꾸어 다른 사람들에게 전달할 수 있는 기술을 일부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뇌전증, 중풍 등으로 인해 언어 장애가 있는 환자들을 대상으로 뇌파를 언어화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되고 있어 환자 치료에 희소식이 되고 있다. 사진은 환자의 생각을 숫자화 하는 작업 과정.
뇌전증, 중풍 등으로 인해 언어 장애가 있는 환자들을 대상으로 뇌파를 언어화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되고 있어 환자 치료에 희소식이 되고 있다. 사진은 환자의 생각을 숫자화 하는 작업 과정.
ⓒneuralnetworksanddeeplearning.com

뇌 안에 있는 정보 컴퓨터로 재현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이들은 스위스 제네바 대학, 컬럼지아 대학 등의 뇌과학자들이다.

제네바 대학의 스테파니 마틴(Stephanie Martin) 교수는 “사람들이 책을 큰 소리를 읽을 때 뇌의 변화를 모니터링 하는데 성공했으며 이를 해독하는데 성공했다”고 말했다.

심한 충격이나 질병을 앓았을 때 대화 능력을 상실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때 환자들은 그들의 눈이나 동작을 사용해 자신의 의사를 표현할 수 있지만, 복잡한 대화를 이어가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스크린 위에 있는 커서로 글자들을 움직여 자신의 의사를 표현할 수도 있다. 뺨을 움직여 안경에 있는 스위치에 자극을 주어 센서를 움직이면서 대화를 해나가던 우주과학자 고 스티븐 호킹(Stephen Hawking)이 대표적인 경우다.

최근 과학자들은 뇌‧컴퓨터 인터페이스(BCI, brain-computer interface)를 활용, 환자의 생각을 직접 말로 표현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해왔다.

BCI란 뇌파를 센서로 전달해 그 내용을 분석하고, 컴퓨터를 통해 전달하는 것을 말한다. 사람의 생각을 결정하는 뇌파를 시스템 센서로 보내 해독하고 그 내용을 컴퓨터 등을 통해 표현하는 방식이다.

당초 이 기술은 중환자나 언어장애가 있는 아동 등을 치료하기 위한 방식으로 개발된 것이다. 그동안 의료성과를 거두면서 기능을 업그레이드하기 위한 연구개발이 활발하게 진행됐고, 일부 과학자들은 뇌파를 담을 수 있는 CD 플레이어를 상용화하는데 성공했다.

케임브리지 대학에서는 눈으로 모니터를 움직여 환자의 의사를 표현할 수 있는 ‘홍채·컴퓨터 인터페이스’를 개발 중이다.

그러나 환자의 생각을 해독해 실제 말을 하고 있는 것처럼 억양과 톤으로 재현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었다. 그런데 과학자들이 BCI 기술로 환자의 생각을 표현할 수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의료계는 물론 과학계 전반에 큰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AI, 로봇 기술에 큰 영향 미칠 듯 

컬럼비아 대학의 컴퓨터과학자 니마 메스가라니(Nima Mesgarani) 교수는 “쉽지않은 일이지만 연구팀은 지금 다양한 상황에서 발생하고 있는 언어적인 신호(signs)를 소리로 바꾸는 실험을 진행하며 그 내용들을 도표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과학자들은 개인 간의 다양한 신호 체계를 해독하고, 정교하게 표현할 수 있는 컴퓨터의 음성 모델을 만들고 있는 중이다.

과학자들은 이 모델을 통해 뇌종양 등의 수술, 중풍이나 강한 충격을 받아 언어 표현이 마비된 환자와의 소통이 가능해지고, 후속 치료를 수행하는데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뇌전증(epilepsy) 환자 치료에 큰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간질로 알려진 뇌전증은 발작을 유발할 수 있는 원인 인자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발작이 반복적으로 발생해 환자는 물론 가족 등을 고민하게 하는 병이다.

의료계는 그러나 뇌전증 환자의 뇌에 전극을 심어놓을 경우 발작이 일어나기 수일 전에 뇌 상황을 감지하게 되고, 그 원인을 제거해 급작스러운 발작을 치료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제네바 대학의 마틴 교수는 “지금까지의 연구 결과에 비추어 20~30분 동안의 분석이면 뇌전증 환자의 상황을 파악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니마 메스가라니 교수 연구팀은 그동안 5명의 뇌전증 환자의 청각피질(auditory cortex )로부터 언어를 어떻게 주고받는지 데이터를 입수했으며, 이 정보를 컴퓨터를 통해 재구성하는 신호체계를 만들고 있다.

그는 “환자로부터 입수한 데이터를 0~9으로 구성된 신호로 변환하는데 성공했으며, 이들 데이터를 컴퓨터에 입력해 말로 재현하는 실험을 하고 있다. 그 성공률은 70% 정도”라고 말했다.

독일 브레멘 대학, 네덜란드 크리스찬 허프 대학 연구팀도 유사한 연구에 성공을 거두고 있다. 이들은 뇌암 수술을 마친 6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실험을 실시한 결과, 환자들의 의사를 마이크로폰으로 재현하는데 성공했다.

BCI는 임상상의 진단 보조로 널리 이용되고 있다. 즉 뇌종양, 두부 외상, 뇌염, 뇌출혈, 대사 장애 등의 진단의 유력한 실마리이고, 특히 간질의 진단에는 매우 유력한 기술로 평가받고 있다.

그동안 BCI 기술 개발에 있어 난제는 뇌파 해독이었다. 그러나 최근 뇌파를 문자로 해독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되면서 돌파구가 열리고 있다.

관계자들은 이 기술을 상용화 할 경우 의료계는 물론 음성인식 기술 전반에 크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상용화에 성공을 거둘 경우 의료계는 물론 인공지능이나 로봇, 미디어, 게임, 군사기기 등 첨단 기술 분야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강봉 객원기자
aacc409@naver.com
저작권자 2019-01-03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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