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소재로 일컬어지던 그래핀을 실제 산업에서 활용할 수 있는 연구들이 최근 잇달아 발표되면서 주목을 끌고 있다. 그래핀은 탄소원자로 만들어진 원자 크기의 벌집 형태 구조를 가진 소재로서, 지금까지 알려진 물질 중 가장 강하고 전도성도 높다. 또한 열 전달이 최고라는 다이아몬드보다 2배 이상 높으며, 인장 강도도 고강도합금에 비해 20배 이상 우수해 꿈의 소재로 불린다.
지난 4월 중국과기대 연구팀은 해양으로 유출된 기름의 회수를 쉽사리 할 수 있는 그래핀 스펀지를 개발해 그 연구성과를 유명 학술지 ‘네이처 나노테크놀로지’에 발표했다. 그에 의하면, 연구팀은 다공성의 물질을 얇은 소수성 그래핀층으로 코팅해 물과 기름이 담긴 용기에 넣고 그래핀에 전기장을 걸어 온도를 높였다.
이러한 처리를 통해 주위의 기름을 가열하고 얇게 퍼뜨리면서 그래핀의 미세 구멍을 통해 스펀지 안으로 기름이 빠르게 흡수되도록 하는 데 성공했다. 연구팀은 실험을 통해 기름의 온도를 26도에서 34도로 올려서 기름 흡수 시간을 94.6% 단축시켰다고 밝혔다.
해양에서의 원유 유출사고는 생태계에 큰 피해를 입힐 뿐만 아니라 막대한 경제적 손실을 안긴다. 보통 해양에서의 원유 유출은 면적이 큰 반면 원유의 두께는 얇고 점도는 높다는 특징을 갖고 있다. 따라서 전통적인 처리 방법과 재료에는 한계가 있었다.
오일펜스와 함께 기름 제거 선박이 처리할 수 있는 면적에 한계가 있는 것은 물론 회수된 기름 중 함유된 물의 양이 너무 많았던 것. 원유 유출 구역에 오일 분산제를 뿌리는 방법도 부분적으로 기름을 수용액 중에 분산할 뿐 수중 생물을 위협하는 요소가 될 수 있다.
그런데 이번에 개발된 그래핀 스펀지는 해양에 유출된 기름의 회수 처리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이고 2차 오염문제도 해결할 수 있어 원유 유출 사고 후의 처리에 광범위하게 응용될 것으로 보인다.
그래핀으로 암 진단하는 방법 개발
그래핀으로 암을 조기에 진단할 수 있는 간단한 방법도 개발됐다. 미국 일리노이대학 연구진은 그래핀 위에 뇌 세포를 결합함으로써 정상 세포와 단일 과민성 암세포를 구별할 수 있다는 것을 최초로 증명했다.
그래핀을 가진 세포는 그래핀 속의 전하 분포를 재배열하게 되며, 이에 따라 원자 진동 에너지가 변화된다. 그래핀 속의 원자 진동 에너지는 암세포 또는 정상 세포 중의 어떤 것과 접촉하는지에 따라 수치가 달라진다. 그 이유는 암세포의 과다 활성화가 더 높은 음전하를 발생시켜 더 많은 양성자를 배출하게끔 유도하기 때문이다.
연구진은 그래핀 위에 배양된 인간의 뇌 세포를 위치시킨 후 정상 세포와 암 세포를 비교했다. 즉, 그래핀과 연결되는 세포 샘플을 조사해 암세포가 존재하는지 확인한 것. 이 기술은 마우스를 대상으로 하는 실험 중에 있으며, 임상 연구를 통과할 경우 암을 조기에 진단하는 데 적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래핀을 활용해 원자력을 더 깨끗하고 저렴하게 사용할 수 있는 방법도 개발됐다. 영국 맨체스터대학 연구진은 그래핀을 기반으로 제작한 막을 이용해 기존보다 효율적으로 중수를 생산할 수 있다는 내용의 논문을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지에 게재했다.
산화중수소라고도 불리는 중수는 중성자를 흡수하므로 원자로의 감속재나 냉각재로 사용된다. 즉, 중수는 원자로의 핵심 요소 중 하나인데, 그래핀을 이용해 중수를 생산할 경우 연간 100만톤의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소요되는 에너지도 1/100로 감소시킬 수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맨체스터대학 연구진은 그래핀이 효과적으로 수소 동위원소를 걸러낼 수 있음을 발견하고, 프로토타입의 그래핀 막을 개발했다. 그래핀의 독특한 물적 특성은 아원자 입자를 효과적으로 분리할 수 있어 중수 생산 공정을 더욱 효율적으로 할 수 있게 됐다고 연구진은 주장했다.
생산 비용 저감으로 실용화 기술 개발 경쟁
그래핀으로 초소형의 스피커를 제작할 수 있는 길도 열렸다. 영국 엑서터대학 연구진이 그래핀을 사용해 복잡하고 제어 가능한 음성 신호를 생성할 수 있는 획기적인 방법을 개발한 것. 이 기술을 이용할 경우 손톱만한 칩 속에 스피커와 증폭기, 그래픽 이퀄라이저를 결합할 수 있다.
기존의 스피커는 움직이는 코일이나 멤브레인을 사용해 공기를 앞뒤로 밀면서 기계적인 진동으로 소리를 생성한다. 하지만 새로 개발한 기술은 움직이는 부분이 전혀 없다. 원자적으로 매우 얇은 그래핀 층을 교류 전류에 의해 급격히 가열하고 냉각시키는데, 이 같은 열 변화가 공기를 팽창하고 수축시켜서 음파를 생성하기 때문이다.
열을 소리로 변화시키는 방법은 기존에도 있었다. 하지만 맨체스터대학 연구진은 간단한 프로세스를 이용해 음성 주파수를 믹싱하고 증폭, 균등화시킬 수 있다는 것을 최초로 증명했다. 이 모든 것은 밀리미터 크기의 장치에서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꿈의 소재인 그래핀이 전 세계 오디오 및 통신 산업에 새로운 혁신을 불러올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한편, 그래핀은 몇 년 전만 해도 1마이크로미터 크기의 조각 1개가 1000달러 이상으로, 지구상에서 가장 비싼 재료였다. 그처럼 높은 생산 비용은 그래핀을 상용화하는 데 큰 걸림돌이 되었다. 하지만 이제 그 가격이 1그램당 10센트 정도로 떨어졌다.
이에 따라 앞으로 그래핀을 실용화하는 기술 개발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그래핀은 잠재적으로 물 필터 및 정화, 재생 가능한 에너지, 센서, 개인용 헬스케어, 의약 등의 분야에서 응용 가능성이 크다. 또한 배터리 성능을 향상시키고 보다 저렴한 태양광 패널을 만드는 데도 사용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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