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오징어의 ‘전 주기적(whole life cycle)’ 양식기술이 국내 최초로 개발되어 수산업계의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전 주기적 양식’이란 1세대와 2세대의 생애 전체를 사람이 인공적으로 관리하는 양식기술을 말한다. 자연산 어미로부터 알을 받아 수정·부화한 1세대를 어미로 기른 다음, 다시 이 어미에서 알을 받아 부화하는 2세대의 전 과정을 인위적으로 관리하는 기술이라 할 수 있다.
해양수산부와 국립수산과학원은 인공적으로 부화시킨 갑오징어를 어미로 성장시킨 다음, 여기서 다시 알을 받아 부화시키는 '전 주기적 양식기술'을 국내에서 처음으로 개발하는데 성공했다고 최근 밝혔다.
풍부한 영양성분으로 원기 회복에 도움
갑오징어는 석회 성분의 단단한 껍질을 가지고 있는 오징어다. 쫄깃한 식감과 함께 단백질 등 풍부한 영양소를 함유하고 있어서 바다의 종합영양제로도 불린다. 특히 간 해독 능력을 높이는데 탁월한 효과를 갖고 있고, 우리 몸의 노화를 막아주는 안티에이징 성분도 풍부하게 함유하고 있다.
예전보다 빨리 찾아온 무더위로 피곤이 쌓이고 입맛도 떨어지기 쉬운 요즘이다. 이럴 때는 비타민과 타우린까지 듬뿍 함유되어 있는 갑오징어가 원기 회복에 그만이다.
현재는 주로 남해안이나 서해안에서 잡히지만, 예전에는 동해안이 주요 어장이었다. 이렇게 어장이 바뀐 이유는 지구온난화로 인한 연안환경 변화와 대량 남획으로 인해 갑오징어 어획량이 대폭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갑오징어 어획량과 관련하여 해양수산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1983년 5만 9487톤에서 2017년에는 4870톤으로 급속히 감소된 것으로 나타났다. 불과 30여 년 사이에 90% 이상 감소한 것이다.
문제는 이 같은 현상이 비단 우리나라 연안에서만 벌어지고 있는 있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전 세계에서 공통적으로 오징어 자원이 감소하면서, 갑오징어 같은 경우 1kg당 1만 원을 호가하고 있다.
이런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등장한 것이 바로 갑오징어 양식이다. 자연산 갑오징어로부터 채취한 알을 실험실에서 인공적으로 부화시켜 성체로 키운 뒤, 이를 반복하는 과정을 거쳐 개체 수를 늘림으로써 가격을 안정화시키는 것이다.
이를 위해 국립수산과학원이 지난해 주력한 개발 업무는 1세대 갑오징어의 양식기술이다. 특히 어린 갑오징어의 생존 여부를 결정하는 초기 먹이 규명에 주력했는데, 이는 인공양식의 가장 큰 난제였다.
이전까지만 해도 어린 갑오징어의 먹이는 정확히 밝혀진 것이 없었다. 따라서 다양한 먹이를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 10㎜ 이상 크기의 아르테미아(Artemia)를 공급했을 때 어린 갑오징어의 성장률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아르테미아는 동물성 플랑크톤의 하나다.
이에 대해 국립수산과학원의 관계자는 “부화 직후 크기가 약 10mm에 불과했던 어린 갑오징어는 아르테미아를 먹이로 섭취한 이후 약 15mm 내외 크기로 성장하면서 양식용 종자로 사용하기에 안정적인 단계에 접어들었다”라고 밝혔다.
2세대 양식기술 개발로 전 주기적 양식 시스템 완성
지난 해가 1세대 갑오징어 양식의 가능성을 확인한 기간이었다면, 올해는 어린 갑오징어를 어미로 성장시키고 여기서 다시 알을 얻는 2세대 양식기술을 개발하는 것이 국립수산과학원의 목표였다.
이를 위해 국립수산과학원 연구진은 지난해 말부터 어미 갑오징어를 집중 관리했다. 그 결과, 올 초부터 산란과 부화를 시작하면서 국내 최초로 갑오징어의 전 주기적 양식기술을 개발하는 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 주목할 점은 같은 기간 동안 자연에서 성장하는 갑오징어보다 생육 성장이 빠르기 때문에 경제성이 더 뛰어나다는 점이다.
다음은 이번 연구개발의 실무를 담당한 국립수산과학원 동해수산연구소 양식산업과의 유해균 연구사와 나눈 일문일답이다.
- 이번 연구결과의 성과와 의미에 대해 간략히 설명해 달라
갑오징어류는 그동안 양식이 어려운 어종으로 여겨져 왔었다. 특히 개체 수가 전 세계적으로 급감하고 있는 상황에서 인공양식은 반드시 성공해야만 하는 프로젝트였다. 특히 인공양식의 걸림돌이었던 여러 난제들을 해결했다는 점에서 갑오징어의 양식은 앞으로 유망한 분야라 확신한다.
- 민간 양식장이 유일하게 지난해 갑오징어 양식을 추진하여 소량 출하하였으나, 경제성은 확보하지 못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국립수산과학원의 양식기술이 접목된다면 경제성 향상이 이루어질 것으로 보는지 궁금하다
그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갑오징어 양식 경험을 갖고 있는 민간 양식장에 과학원에서 키운 어린 갑오징어를 제공하고 초기먹이를 비롯한 사육 관리 방법 등의 기술을 이전하면 갑오징어 양식의 경제성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이번 기술이전을 통해 발생되는 문제점들을 파악하고 해결방안을 모색하여 양식기술을 정립하고 나면 본격적으로 어업인들에게 양식기술을 보급할 계획이다.
- 김준래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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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작권자 2019-06-10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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