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규모 목조건물 탄생했다

공학적 목재인 구조용 집성재 사용이 핵심

지난달 29일 경기도 수원에서는 한 국립연구기관의 연구동 준공식으로 떠들썩했다. 산림청 산하기관인 국립산림과학원의 산림유전자원부 연구동이 준공식을 가진 것.

준공식 자체는 다른 연구기관들의 연구동 준공식과 비교할 때 별다른 차이가 없었지만, 이번 준공식에 세간의 이목이 집중된 이유는 바로 연구동 건물이 목재(木材)로 지어진 국내 최대 규모의 목조 다층 건물이었기 때문이다.

지상 4층 규모의 건물 전체를 목조로 완공한 것은 산림과학원 연구동이 처음이다

지상 4층 규모의 건물 전체를 목조로 완공한 것은 산림과학원 연구동이 처음이다 ⓒ 산림과학원

그동안 높이가 낮은 주택이나 건물의 일부를 목재로 짓는 경우는 많았지만, 지상 4층 규모의 건물 전체를 목조로 완공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는 것이 산림과학원측의 설명이다.

공학적 목재인 구조용 집성재

목재를 건축 재료로 사용하는 가장 큰 이유는 친환경적이라는 점 때문이다. 목조 건물은 장기적으로 탄소를 저장할 수 있어서, 기후온난화에 대응할 수 있는 대표적 친환경 건축물이 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친환경 건축가로 유명한 캐나다의 마이클 그린(Michael Green)은 “나무는 1㎥당 이산화탄소 1톤을 저장한다”라고 설명하며 “콘크리트로 20층 건물을 지으면 1200톤의 이산화탄소가 배출되는 반면에, 나무로 같은 높이의 건물을 지으면 이산화탄소 3100톤을 흡수할 수 있는데, 이는 연간 자동차 900대를 도로에서 없애는 것과 같은 효과를 낸다”고 주장한 바 있다.

하지만 아무리 친환경적인 재료라 하더라도 안전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없다. 일반적으로 나무는 콘크리트보다 강도가 많이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런 나무로 과연 다층 건물을 지어도 괜찮은 것일까?

이에 대해 국립산림과학원의 관계자는 “목조 건물이라고 해서 일반 목재를 쓰는 것이 아니라 단단하게 압축한 구조용 집성재를 사용 한다”라고 설명하면서 “이들 집성재는 강도가 높으면서도 진동 흡수 능력이 뛰어난 만큼, 지진과 같은 재난에는 오히려 콘크리트보다 잘 견딜 수 있다”라고 밝혔다.

집성재란 원목을 켜서 만든 판자를 여러 장 겹쳐서 접착시킨 일종의 블록재를 말하는 것으로서, 흔히 볼 수 있는 합판도 집성재의 일종이라 할 수 있다. 이런 집성재들 중에서도 건물의 골격이 될 수 있는 구조용 집성재는 목재 본연의 특성을 유지하면서도 강도를 높인 ‘공학적 목재’로 분류되고 있다.

공학적 목재는 목재자원을 절감하면서도 강도가 높고 기능성을 부여하기 쉽기 때문에 전통적인 한옥건축뿐만 아니라, 고층 빌딩이나 체육관과 같은 커다란 규모의 건축물에도 적용할 수 있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구조용 집성재를 이용한 목구조 공사 시공 장면

구조용 집성재를 이용한 목구조 공사 시공 장면 ⓒ 산림과학원

이번에 준공된 산림과학원 연구동의 기둥과 보에도 역시 이 같은 구조용 집성재가 사용되었기 때문에 안전성과 관련해서는 더 할 나위 없이 튼튼하다는 것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목조건축 활성화에 기여하는 급속 원목건조 기술

구조용 집성재 개발과 함께 목재가 다층 건물의 재료로 사용될 수 있도록 하는 데에는 ‘급속 원목건조 기술’도 한 몫을 하고 있다.

건축 재료로서의 목재가 가진 단점 중 하나는 쉽게 갈라지고 종종 썩는 현상이 발생한다는 점이다. 이들 문제는 모두 건조과정과 관련이 있는데, 건조를 잘 해야 목재는 갈라지지 않고, 썩지도 않게 된다.

따라서 전통적으로 내려오는 장기간 건조 방법을 사용해야 하지만, 이 방법은 너무 오래 걸린다는 단점을 가지고 있다. 웬만한 크기의 목재 하나를 건조하는데도 거의 5년 정도가 소요되기 때문이다.

급속 원목건조 기술은 이 같은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개발됐다. 20~30cm의 두터운 목재라도 7일 정도면 충분히 건조시킬 수 있다는 것이 산림과학원측의 설명이다.

이 기술의 개발을 주도한 국립산림과학원 재료공학과의 박문재 과장은 “급속 원목건조 기술의 핵심 원리는 고온·저습 처리”라고 밝히며 “기둥이나 대들보로 사용되는 두터운 목재를 120도 이상에서 고온·저습 처리하면, 목재 속에 있던 수분이 끓어 수증기로 바뀌면서 신속하게 빠져나오게 된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목재를 바람이 잘 부는 그늘에 두고 수년 동안 말려야 했던 작업에 비하면 엄청나게 빠른 속도인 만큼, 급속 원목건조 기술은 목조건축 활성화에 상당한 기여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음은 산림과학원 연구동 준공과 관련하여 실무를 담당했던 이상준 연구사와의 일문일답이다.

– 목재의 강도가 콘크리트 보다 낮아서 이를 건물의 구조재료로 사용하기에는 안전성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닌지?

강도가 낮다는 것은 오해다. 여기서 강도는 압축이나 인장, 그리고 비강도 등을 고루 반영해야 하는데 인장 같은 경우는 목재가 콘크리트보다 높다. 물론 목재가 취약한 성질도 분명있는데, 그런 점을 지원하기 위해 콘크리트나 철골 등으로 보완하는 것이다.

– 원목이 아니라 접착제를 통해 붙이는 구조용 집성재가 오히려 약할 것 같은데?

그 점도 오해다. 구조용 집성재는 강도 등급에 의하여 선정된 판재를 평행하게 적층 접착하여 특정 응력에 견딜 수 있도록 생산된 특수 목재들이다. 특히 강도 등급에 맞게 제조되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원목으로는 그런 등급 조절이 어렵다. 한 마디로 말해 구조용 집성재는 목조 건축에 특화된 재료라 할 수 있다.

–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간략하게 밝혀 달라.

이번 연구동 준공은 다층 목조건축 활성화를 위한 첫 성공 사례다. 이를 토대로 오는 2018년까지 5층 목조빌딩, 그리고 2022년까지 10층 규모의 목조아파트 건설을 목표로 지속적인 R&D를 추진하겠다.

(5256)

뉴스레터 구독신청
태그(Tag)

전체 댓글 (0)

과학백과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