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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응용과학
김준래 객원기자
2019-06-25

국내 원전 해체 산업 육성 속도내나? 비즈니스 세미나 개최…독일 원전 해체 기술 공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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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의 중심 국가인 독일에서는 현재 재생에너지 중심의 ‘에너지 전환(Energy Transition)’ 정책이 본격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러시아의 체르노빌 원전 사고와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발생하면서 원자력 발전에 대한 반대 여론이 커졌기 때문이다.

실제로 2000년 대 초반까지 독일 원자력 발전의 핵심 역할을 해왔던 발전소 2곳이 2015년과 2017년에 잇달아 가동을 중단하면서, 현재 독일에는 총 7개의 원전만이 가동 중에 있다. 그나마 나머지 원전들도 오는 2022년까지 완전히 폐쇄될 예정이다.

이처럼 하나둘씩 원전이 폐쇄되면서 독일에서는 원자력 발전과 관련된 기술이 사라지고 있지만, 반대로 원전을 안전하게 해체하는 기술은 전 세계에서 가장 앞서 있다는 평가를 받으며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원전해체와 관련하여 세계 최고의 기술을 보유한 독일의 현 상황을 공유할 수 있는 행사가 개최되었다 ⓒ 김준래/ScienceTimes
원전 해체와 관련하여 세계 최고의 기술을 보유한 독일의 현 상황을 공유할 수 있는 행사가 개최되었다 ⓒ 김준래/ScienceTimes

국내 현실도 독일과 별반 다르지 않다. 현 정부가 탈원전을 에너지 정책의 핵심 기조로 삼고 있는 만큼, 원전 해체 기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것.

이 같은 상황에서 지난 24일 노보텔 앰배서더 호텔에서는 독일의 원전 해체 기술을 공유하는 자리가 마련돼 주목을 끌었다.

한국원자력산업회의와 한·독상공회의소가 공동으로 주최한 ‘한·독 원전 해체 비즈니스 세미나’는 원전 해체 기술을 보유한 독일 기업들의 경험과 기술을 공유하여 국내 원전 해체 산업의 활성화에 기여하자는 취지로 마련되었다.

고리 1호기 해체를 시장 참여 기회로 활용

‘한국의 원전 해체 정책 및 계획’을 주제로 발표한 주성직 한국수력원자력(KHNP) 해체사업팀 본부장은 지난 4월 관계부처 합동으로 공개한 ‘원전 해체 산업 육성 전략’의 주요 내용을 서두에 꺼냈다.

주 본부장은 “2020년대 중후반에 설계수명이 만료되는 원전이 전 세계적으로 확대될 것”이라고 예측하며 “고리 1호기 해체를 기술역량 축적 및 산업 생태계 창출의 기회로 삼아 글로벌 시장 진출을 도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재 추산되고 있는 원전 해체 시장의 글로벌 규모는 약 550조 원 수준이다. 이중 국내 해체 시장은 22조 5000억 원으로서, 2030년 이전까지 원전 12기가 수명이 끝나기 때문에 관련 시장이 커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원전해체 단계별 주요 업무 및 필요기술 ⓒ 한국수력원지력
원전해체 단계별 주요 업무 및 필요기술 ⓒ 한국수력원지력

미래 시장의 규모는 상당히 크지만, 아직 원전 해체 시장이 본격화되지 않았다. 따라서 국내·외 해체시장의 확대에 대비하여 생태계 창출 및 산업 역량 확충이 필요하다는 것이 담당 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의 입장이다.

이에 따라 산업통상자원부는 △초기 시장 창출 및 인프라 구축 △원전 해체 전문 강소기업 육성 △단계적 글로벌 시장 진출 지원 △제도 기반 구축 등 4대 중점 전략을 통해 원전 해체 산업을 육성한다고 밝힌 바 있다.

주 본부장은 “국내 첫 상업용 원전 해체 대상은 고리 1호기”라고 소개하며 “오는 2022년부터 해체 절차를 시작하여 2025년 12월까지 사용후핵연료를 반출하고, 이어서 2031년 1월까지 부지 복원에 들어가 2032년 12월 해체를 끝으로 종료하는 것이 현재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GNS는 사용후핵연료 처리 기술을 가진 기업

원전 해체 관련 기업들이 소개된 2부 세션에서는 안전한 방사성 폐기물 처리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GNS(Gesellschaft für Nuklear Service)사의 발표가 돋보였다.

발표자로 나선 유르겐 스크립펙(Jürgen Skrzyppek) 부사장은 “고리원전의 폐로와 사용후핵연료의 이송, 그리고 저장용기의 설계 및 제작과 같은 분야에서 우리가 보유한 경험과 노하우를 한국 측 파트너와 공유하고 싶다”라고 밝혔다.

지난 1974년 설립된 GNS사는 원자력발전 후 잔류 물질과 방사성 폐기물 등을 안전하게 처리할 수 있는 기술을 보유한 세계 몇 안 되는 기업 중 하나다. 원자력 분야의 서비스 사업 경력만 40년에 달하는 이 회사는 저준위와 중준위, 그리고 고준위 등 다양한 형태의 연료 및 폐기물 처분을 위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방사성폐기물은 방사능의 세기에 따라 고준위 및 중준위와 저준위 방사성폐기물로 구분한다. 일반적으로 열 발생과 방사능 농도에 따라 구분하는데, 열 발생률이 2kW/㎥ 이상이고 반감기가 20년 이상인 폐기물을 고준위 방사성폐기물로 분류한다.

GNS는 방사성 폐기물을 안전하게 처리할 수 있는 기술을 보유한 세계적 기업이다 ⓒ GNS
GNS는 방사성 폐기물을 안전하게 처리할 수 있는 기술을 보유한 세계적 기업이다 ⓒ GNS

준위별 방사성폐기물의 처리 외에도 GNS사는 사용후핵연료의 운반용기(CASTOR)를 설계하고 제작하며 공급까지 하고 있다. 또한 고준위폐기물의 운반과 저장용기 설계, 그리고 제작 및 운반 등을 책임지고 있다.

유르겐 부사장은 “최근까지 독일 정부의 위임을 받아 중간저장시설의 운영 업무까지 수행한 경험을 갖고 있다”라고 언급하며 “독일 원전 해체 사업의 컨소시엄 리더로서 원전 해체의 준비와 설계, 주요 기기 등의 처분을 수행하고 있으며,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국제적인 원전 해체 컨설팅도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GNS사는 독일은 물론 유럽과 미국 등지에서 1800개 이상의 사용후핵연료 운반 및 저장용기를 공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현재 독일의 18곳 현장에서 건식저장소의 설계와 건설을 담당하고 있고, 유럽 원전의 저장시설의 건설에도 참여하고 있는 중이다.

발표를 마무리하며 유르겐 부사장은 “GNS를 포함한 독일의 기술은 폐로 및 사용후핵연료 같은 원전 폐기물처리 분야에서 독보적 존재”라고 자평하며 “경제적이고 안전하며, 검증된 실적을 바탕으로 용접이 필요 없고 부식 문제가 완벽히 해결된 용기 기술을 포함하여 운반과 저장 부분에 있어서도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있다”라고 말했다.

김준래 객원기자
stimes@naver.com
저작권자 2019-06-25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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