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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응용과학
김순강 객원기자
2018-11-06

과학기술 윤리 문제, 최적 해법은? 전문가의 '적극적 윤리의식'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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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학자 유발 하라리는 최근의 신간 ‘21세기를 위한 21가지 제언’에서 신기술이 초래할 위험과 위협을 조명했다. 그는 특히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알고리즘과 생명공학 등 새로운 기술이 사회에 미치게 될 윤리적 문제에 주목했다.

그 대표적 예가 바로 트롤리 딜레마(Trolly dilemma)인데, 자율주행 자동차의 알고리즘 설계 시 윤리적 기준을 어떻게 정해야 하느냐 하는 것이다.

즉 직진을 하게 되면 10명의 무단 횡단자를 치게 되고, 급하게 우회전을 하면 인도의 보행자 1명만 치게 되는 경우, 어떤 선택을 하도록 설계하는 것이 윤리적인지를 판단하기 어렵다.

지난 5일 '4차 산업혁명시대, 신기술과 과학기술 윤리'를 주제로 포럼이 열렸다.
지난 5일 '4차 산업혁명시대, 신기술과 과학기술 윤리'를 주제로 포럼이 열렸다. ⓒ 김순강 / ScienceTimes

4차 산업혁명시대, 과학기술 윤리는?

이처럼 문명사 대전환기인 4차 산업혁명시대에 맞춰 과학기술 윤리 문제가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이에 최근 바른 윤리의식을 갖춘 과학기술자를 길러내기 위한 전문가 윤리 교육모델을 논의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지난 5일 과총과 한국인터넷윤리학회는 ‘4차 산업혁명시대, 신기술과 과학기술 윤리’를 주제로 포럼을 열었다.

이날 권헌영 한국인터넷윤리학회 회장은 기술 기반 혁신이 가져오는 윤리적 문제를 언급했다.

그는 “대량 생산과 대량 소비, 초연결성, 신속성, 유동성, 무경계성, 대체성 등으로 특징지을 수 있는 4차 산업혁명시대에 위험과 마주하면 윤리적 문제를 도출하기 쉽다. 그러한 그것이 혁신, 편의성과 만나게 된다면 윤리적 문제를 도출하긴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권 회장은 음성인식 인공지능 비서를 예로 들었다.

음성인식 인공지능 비서에게 급한 목소리와 급박한 감정변화를 인식하도록 알고리즘을 설계한다면, 소리를 질러 일의 진척을 빠르게 할 수 있다는 편의성이 생긴다. 하지만 목숨을 살려달라는 작은 소리와 사소한 일을 해달라는 큰 소리 중 인공지능이 어떤 것을 선택할 것인지 그 잣대를 정하기 쉽지 않아질 것이다.

권헌영 회장이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전문가 윤리'를 주제로 발제했다.
권헌영 회장이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전문가 윤리'를 주제로 발제했다. ⓒ 김순강 / ScienceTimes

권 회장은 “때문에 신기술이 가져올 윤리적 난제를 해결하기 위해 과학기술자의 적극적인 윤리의식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를 위해서 “새로운 기술로 인한 윤리적 문제를 논하고, 공통의 윤리 준칙을 설정할 수 있도록 이해관계자들의 공론의 장도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권 회장은 아울러 “스스로 책임질 수 없는 일을 하는 것이 곧 윤리적 결핍이다. 기술 중심 시대의 전문가들은 신기술 기반 환경에 따른 최선, 최고의 전문지식을 갖춰야 한다. 이를 바탕으로 구체적 지침과 직업윤리를 마련해야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래사회가 요구하는 전문가의 윤리요소는?

심우민 경인교육대학교 교수는 아키텍처 규제론에 주목했다.

그는 “아키텍처란 인간의 의도에 의해 설계되고 구축된 구조다. 하지만 단순히 인간적 의지의 투영 대상으로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그 자체가 행위의 영역적 한계를 설정함으로써 인간의 행위를 규제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설명했다. 아키텍처 규제론의 의미에서 보자면, 결국 기술 구성과 운영 방향을 어떻게 설정할지의 문제가 윤리적 쟁점이 될 수 있단 것이다.

심 교수는 “신기술의 급속한 확산은 과거 기술 발전 상황보다 더욱 현격한 위험을 산출해 낼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기술 발전을 의도적으로 늦추거나 역행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 때문에 기술분야 전문가에 대한 사회적 의존도가 높아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따라서 심 교수는 미래사회가 요구하는 전문가가 가져야 할 윤리 요소로 ‘시민사회 비전문가와 소통할 수 있는 언어적, 감성적 역량’을 제안했다.

그는 “과학기술 전문가도 시민사회 구성원의 일원으로서, 자신들의 비판적 사고력과 역량을 사회 혁신의 맥락 속에 투영해 낼 수 있는 시민으로서의 새로운 자질을 획득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패널토론을 통해 과학기술 윤리 문제에 대한 해법을 논의했다. ⓒ김순강 /  ScienceTimes
패널토론을 통해 과학기술 윤리 문제에 대한 해법을 논의했다. ⓒ김순강 / ScienceTimes

이밖에도 이날 패널토론에서는 신기술의 연구와 활용을 둘러싼 윤리문제의 해법을 모색하기 위한 다양한 논의가 이뤄졌다.

고진 한국모바일산업연합회 회장은 “지난 주 중국의 4차 산업혁명 현장을 다녀왔는데, 그들은 이미 엄청난 CCTV 데이터와 생체 데이터를 수집해서 기술개발에 사용하고 있었다”며 “AI나 BT, 자율주행차 등 과학기술의 윤리문제를 국내에서만 다뤄서는 소용이 없다. 글로벌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김순강 객원기자
pureriver@hanmail.net
저작권자 2018-11-06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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