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인

과학기술정책 읽어주는 남자들

[인터뷰] KAIST '과정남' 박대인, 정한별

‘과학기술정책 읽어주는 남자들’은 카이스트의 과학기술정책과정(STP: Science and Technology Policy)에 재학중인 박대인, 정한별 두 대학원생이 지난 2014년 4월 시작한 팟캐스트의 제목이다.

아직 팟캐스트라는 매체와 과학기술정책이라는 분야 모두 다소 생소하게 느껴진다. 하지만 시작한 지 2년도 채 되지 않은 이들의 팟캐스트 구독자는 놀랍게도 600명이 훌쩍 넘는다. ‘과정남’의 두 주인공을 실제로 만나봤다.

'과학기술정책 읽어주는 남자들' 팟캐스트 로고

‘과학기술정책 읽어주는 남자들’ 팟캐스트 로고 ⓒ 박대인, 정한별 제공

어쩌다가 ‘과정남’이 되셨나요?

박대인(이하 박): 학부 마지막 학기에 우연히 과학기술정책과정에서 개별연구를 하게 됐는데 재미있었다. 사실 예전에국제기구에서 일하는 데 관심이 있었다. 지금 아프리카에 가있지 않더라도, 여기에서 공부하면서 지엽적으로 의미 있고 좋은 일을 할 수 있는 게 많은 것 같더라.

정한별(이하 정): 관심 분야가 교육현장에서 쓰이는 과학 기술이다. 관심 분야가 교육쪽이기도 하지만, 꼭 교육과 관련 짓지 않더라도 과학기술정책이란 것이 원체 독립적인 개념이 아니다. 바라보는 관점을 약간만 달리하면 어디서든 과학기술정책의 요소를 발견할 수 있다. 정책은 과학, 기술과 함께 어디에나 산재해있다.

흔히 ‘과학기술’ 또는 ‘공학’이라고 말하면 새로운 것을 개발하고 만들어내는 것을 생각할 것이다. 정책은 그보다 기술의 ‘적용’, 기술에의 ‘적응과정’이라고 볼 수 있다. 사회 시스템 안에서 과학과 공학이 어떤 자리를 차지하고 사회가 돌아가는 데 어떤 역할을 하는지에 대한 큰 그림을 보는 것이 바로 정책에 대한 공부라고 생각한다.

대학원생인 두 분은 학업과 각자의 연구를 하기에도 꽤 바쁠 것 같습니다. 그 와중에도 시간을 쪼개 팟캐스트 ‘과정남’을 제작하고 계신 만큼, ‘과정남’을 통해 곡 전하고 싶은 메시지나 목표가 있으실 것 같은데요.

박: 사실 ‘과정남’을 시작할 때 대단한 목적이나 계획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 방송에서 얘기했지만, 밥 먹다가 우연히 나온 얘기였다.

그래도 준비는 체계적으로 철저하게 한다. 미리 컨텐츠에 대해 회의도 하고, 인터뷰를 하는 경우에는 사전 인터뷰도 진행하고, 분량 조절을 위해 실제 녹음 때는 대본을 만들기도 한다.

정: 각자의 일정이 있기 때문에 서로 조정을 해서 비정기적이지만 체계적으로 준비를 하고 있다. “빡센” 취미활동을 하는 셈이다.

‘과정남’은 우리의 의견을 피력하겠다는 의도를 가진 방송이 아니다. “읽는다”는 의미를 넓게 사용해서 정책과 관련된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또 다른, 정책에 관련된 수많은 사람들에게 들려주는 방송이다. 물론 중요한 이슈가 있으면 뉴스브리핑을 하기도 하지만, 이런 식으로 정책을 읽어주는 일은 ‘과정남’이 하는 일 중 하나일 뿐이다. 이야기를 듣는 사람들 속에는 우리 자신도 포함되어있다. 즉, ‘다 같이 한 번 들어보자’는 취지의 방송이다.

박: 기존의 과학 매체 대부분은 지식으로서의 과학을 전하는 데 치우쳐있다. 교양으로써 과학 지식을 이해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지식이 생산되기까지 국가는 어떤 지원을 어떻게 하고 있나, 실제 현장에서 연구를 수행하는 사람들은 어떤 삶을 살고 있나를 들어보는 것도 중요하다. 특히 정책을 만드는 데 있어서는 꼭 필요로 하는 곳에 꼭 필요한 만큼의 지원을 적절한 형태로 주기 위한 정보로써, 결과가 아니라 과학이 “만들어지는 현실”에 대해 아는 게 더 중요할 것이다.

정: 결과나 답을 얻는 것은 한참 뒤에 올 단계다. 일단 이야기를 할 수 있는 판을 벌려보자는 것이다. 답을 얻으려면 좋은 질문이 있어야 하는데, 우리 방송이 좋은 질문이 나올 수 있는 원료가 되었으면 한다. 좋은 질문이 나오면 좋은 연구가 진행될 것이고, 그러면 좋은 대답도 얻게 되지 않을까.

‘과학기술정책 읽어주는 남자들’의 정한별(왼쪽), 박대인(오른쪽) ⓒ 박솔 / ScienceTimes

‘과정남’의 2016년 목표가 있다면?

정: 지금까지 거의 60회가 넘게 방송을 하면서 과학기술정책이라고 하면 생각할 수 있는 큰 카테고리들은 한 번씩 다 다뤘다. 그 동안의 방송이 이미 존재하는 담론, 자료들에 대한 기록이라면 이제부터는 우리 스스로 새로운 자료를 ‘생성’해보고 싶다. 존재하지 않는 데이터들을 만들어내는 것 말이다. 일종의 ‘아카이빙’이라고 할 수도 있겠다.

또, 지금까지 방송에서 다뤘던 자료가 한글 데이터가 없고 원문을 이용한 경우가 많은데, 이런 자료들을 한글화하고 기존에 있던 자료들과 병합해 참고문헌목록도 만들고 싶다.

박: 인터넷에서 인기를 끌었던 ‘수저게임’처럼 정책게임을 해보는 것도 재밌겠다는 얘기도 했다.

정: 정책은 실제 적용되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일이 반영되는 것이 중요하다. 관련된 사람들 사이의 관계에 따라 정책이 다르게 발생하는 과정을 보면 재밌을 것이다.

박:  현실적인, 20~30대의 목소리가 되고 싶다. 또, 이공계 여성을 비롯해서 잘 안 들리는 목소리도 많이 들려주고 싶다. 다양한 사람들의 목소리를 들려주려고 애쓴다고 했지만, 여전히 우리 방송을 들으며 어렵다거나 자기들끼리 아는 얘기를 한다고 느끼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사실 우리의 출신 때문에 한계가 있기도 하다. 이런 것들을 넘어서 만나보지 못했던 다양한 사람들을 더 많이 만나보고 싶다.

팟캐스트 ‘과학기술정첵 읽어주는 남자들’은 매 주 한 편씩 업데이트되며 팟빵, 아이튠즈를 통해 청취할 수 있다. 또 과정남 페이스북 페이지(www.facebook.com/STPreaders)를 운영하고 있으며, 슬로우뉴스(slownews.kr/author/naivestp)에도 글을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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