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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현교 객원기자
2004-08-22

과학기술선진국 독일의 원동력은 방송인 이 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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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탤런트, CEO, 대기업 고문 등 다양한 분야에서 왕성한 활동하고 펼치는 방송인 이 참(50)씨는 몇 주전 청와대에서 열린 과학기술중심사회 토론회에 참석해 독일 과학기술 발전 사례 등에 대해 소개했다.

지난 1978년 독일에서 건너와 지금까지 26년간 우리 나라에서 살아 온 그는 이제 우리 나라에 대해 모르는 게 없을 정도로 소위 ‘한국 전문가’가 됐다. 본 지는 이 씨를 만나 독일의 과학기술 발전의 원동력 등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편집자주>


벤츠, 아우디, 포르쉐, BMW, 보쉬, 지멘스…. 이름만 들어도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가진 기업으로 손꼽히는 독일 기업들이다. 독일은 하루 아침에 이런 세계 최고의 기술 기업들을 갖게 된 건 아니다. 방송인 이 참 씨는 독일이 이런 기술 기업을 보유하게 된 이유에 대해 독일 특유의 과학기술인 자격증 제도와 과학기술인 우대 풍토를 꼽는다.


독일 과학기술 노하우 500년간 이어져

우선 과학기술인 자격증 제도에 대해 이 씨는 독일이 중세시대 즉 지금부터 500여년 전부터 독특한 과학기술인 양성제도를 체계화 시켰다고 소개했다. “독일 학생이 기술인이 되려면 중3을 졸업한 뒤 기술 기업에서 3년간 훈련을 받아야 합니다. 이 때에는 1주일에 하루는 이론수업 나머지 4일은 마이스터(또는 장인)로부터 실습훈련을 받습니다.”

이처럼 3년간 훈련을 받고 시험에 통과하면 ‘게셀레(Geselle)’ 즉 공인기술자 자격을 받게 된다고 한다. 그러나 기술인이 되려면 여기서 끝나는 게 아니다. 전문기술인이 되려면 2년이상 직장에서 기술을 연마하다가 다시 2년 과정의 ‘마이스터’과정에 들어가야 한다고 한다. 이 씨는 마이스터 과정을 통해 자신의 최종 기술작품을 인정받으면 비로서 마이스터 칭호가 정부로부터 내려진다고 했다.

이에 따라 자동차엔진 분야부터 목가공 분야, 전자, 전기 등 기술을 요하는 모든 분야마다 마이스터가 배출되는 셈이다. 그런데 “마이스터는 직장에서 일하면서 게셀레 훈련생을 가르치는 임무를 부여 받는데 기술력이 뛰어난 마이스터에게 학생들이 많이 몰린다”고 이 씨는 말했다. 결국 게셀레에서 마이스터된 기술자는 다시 게셀레 후보생들을 지도하는 과정이 반복되면서 무려 500년간 장인의 기술노하우가 축적된 것이다.

이 씨는 “이렇게 길게 기술이 이어지다 보니 각 분야별 노하우는 상상을 뛰어넘는다”면서 “일례로 자동차 엔진분야 마이스터는 자동차 엔진오일만 손끝에 묻히면 자동차 어느 부분이 얼마나 안 좋은 지 알 수 있다”고 덧붙였다.


교과서 기술보다 장인 손 기술 더 인정

특히 독일인들은 과학기술에서 이론과 실제가 다르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교과서에 나온 과학기술보다 마이스터 손끝에서 묻어나는 기술을 훨씬 더 쳐주고 인정한다고 한다.


이런 교과서 기술보다 현장형 기술을 바탕으로 오늘날 독일의 기술기업이 성장했다는 게 이 씨의 설명이다.

그는 “자기 기술력을 주변 누구에게 알려주면 내 가치가 떨어진다는 생각하는 풍토에서는 결코 기술 노하우가 축적되기는 어렵다”면서 “우리 나라도 기술 노하우 축적을 위해 일종의 마이스터처럼 자기 기술을 남에게 가르치면서도 기술력을 인정 받을 수 있는 제도를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독일의 과학기술자 우대풍토에 대해서 그는 “마이스터가 더 많은 게셀레 후보생을 보유할수록 그만큼 존경을 받게 되고 그가 속한 기업도 물질적 인센티브, 직위 등 품위에 맞는 대우를 해준다”고 소개했다.

또한 “기술자가 마이스터가 되면 그 사람의 이미지와 품위가 올라가고 국민은 그를 인정하기 때문에 마이스터가 코에 기름을 묻혀 가며 평생 공장 기계를 만져도 결코 품위 걱정을 할 필요가 없다”고 덧붙였다.


그에 반해 한국 중소기업을 가보면 50대 이상을 찾아보기 어렵다는 그는 “한국에서는 기술자보다 소위 책상에서 도장 찍는 직종이 훨씬 선호되어, 기술자들도 자기 직종에 오래 남으려고 하지 않는다”면서 “이런 분위기가 사라질 때 비로서 과학기술자 우대풍토가 조성된 사회”라고 주장했다.


어릴 때부터 소질 키워주는 교육시스템 필요

한편 한국이 세계 최고의 과학기술자를 배출하기 위해서는 한국 교육제도부터 바꿔야 한다고 지적한 그는 현재의 ‘수능으로 명문대 가기’ 교육에서 빨리 벗어나야 한고 했다. 이럴 경우 국내에서는 최고가 될 지 몰라도 세계 경쟁에서는 뒤쳐질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즉 학생이 어릴 때부터 과학이든 문학이든 체육이든 한 분야에 소질이나 특기가 있으면 그것을 학교와 가정이 나서서 밀어줘야 한다고 했다. 그래야 각 분야의 세계 최고가 나와 이들이 한국을 먹여 살릴 인재가 된다고 했다. 따라서 현재의 수능 시스템으로 자기 계발을 억제한 채 골고루 모든 과목을 섭렵해야 하므로 자기 관심분야를 접을 수 밖에 없다고 했다.

그는 “세계 최고의 과학자들을 보면 어릴 때부터 관심분야에 빠져들었고, 주변에서 이를 지원했다는 점을 중시해야 한다”면서 우리나라 교육 정책의 개혁을 촉구했다.

미국 프로여성 골프계(LGPG)에서 한국 여성들이 활약하고 있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밝힌 그는 “그녀들 대부분이 어릴 때부터 골프에 대한 소질이 발견돼 부모들이 이를 밀어줬던 게 오늘날의 현실을 만들어냈다”고 했다. 또 “이 같은 활약은 한국인들의 잠재력이 무궁무진해서 어떤 분야이든지 어릴 때 특기나 소질을 발굴해서 키워나간다면 얼마든지 세계적인 인물을 키워낼 수 있다는 점을 반증하는 사례”라면서 과학기술자도 이 같은 방법으로 양성하면 국가가 의도하는 인력 확보가 가능할 것이라 했다.

서현교 객원기자
저작권자 2004-08-22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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